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5)는 기후변화를 저지하겠다고 떠들어 대는 통치자들이 지구를 지키는 데 무능하다는 것을 보여 줬다.


세계의 정치인들에게 인도주의 위기와 생태적 참사를 막을 의지가 없다는 것이 12월 15일에 끝난 유엔 기후변화회의에서 드러났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2015년 파리 기후 협약에서 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이 기후 재앙을 막기에는 불충분하다고 공식 인정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20년이 넘도록 이 회의는 한번도 효과있는 대안을 내놓은 적 없이 돈만 엄청나게 낭비하고 있다. ⓒ출처 UNclimatechange(플리커)

하지만 더 과감한 계획을 세우지는 못했다.

협상가들은 온실 가스 배출을 대폭 줄일 목표를 설정하려 하기보다는 기술적인 세부사항에 골몰했다.

부유한 국가들은 기후 관련 재앙으로 이미 고통받는 가난한 나라들에 대한 지원을 거부했다.

협상가들은 기온 상승 범위를 2도 이하로 유지하기로 한 파리기후협약을 실행할 방안을 논의했다.

협약 체결 후 5년 남짓 지난 지금, 이 추세대로라면 지구의 기온은 2도보다 훨씬 더 많이 오를 것이다.

그러나 세계의 정치인들은 기후 위기의 대책을 찾기보다는 사기에 가까운 “탄소 배출권” 제도로 지구를 계속 오염할 방법을 논의했다.

옥스팜의 임시 국제 사무총장 쳄바 베라는 말했다. “지금 조처를 취하라고 온 세계가 고함치고 있지만 이번 협상은 귓속말로 답했습니다.”

“가장 가난한 나라들은 생존을 위해 숨가쁘게 달음박질치지만, 많은 나라들은 출발선에서 거의 움직이지도 않았습니다.”

이번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오스트레일리아는 기록적인 산불에 휩싸였고 미국 중서부에는 비정상적으로 강한 폭풍우가 불었다.

기온 상승을 제한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은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배출되는 탄소를 과감하게 줄이는 것이다.

배출

지구의 온도가 1.5도 이상으로 오르지 않게 하려면 탄소 배출을 10년 동안 매년 7.6퍼센트씩[10년 누적량 55퍼센트] 줄여야 한다. 하지만 [2015년에] 파리기후협약이 체결된 이후 배출량은 되레 4퍼센트 늘었다.

오염의 주범인 부유한 국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정한 것보다 높은 감축량을 정하려는 시도를 방해했다.

그레타 툰베리가 이끈 시위대 50만 명이 기후 정의를 요구하면서 마드리드의 거리에서 행진했다.

수많은 활동가가 이번 당사국 총회에 맞춰 열린 “사회적 기후 정상 회의”에 결집해 수백여 워크숍을 진행했다.

멸종반란 활동가들은 유엔 당사국 총회 장소 입구 앞에서 말의 분뇨를 던졌다. 활동가들은 “타이타닉 호에서 갑판 의자 재배치나 논의하는 꼴”이라고 성토했다.

25년간 당사국 총회가 열렸지만 기후 위기는 점차 빨라지고 날마다 심각해지고 있다.

해수면 상승, 이상 기후, 위태로운 식량 생산, 기온 상승의 위협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그러나 기후회의에 참가한 협상가들은 이런 위협을 해결하려 하기는커녕 지구를 계속 오염할 ‘권리’를 고수하려 했다.

거리 시위와 그 이상의 것이 있어야 세계의 지배자들은 실제로 조처를 취할 것이다.

탄소 배출의 값비싼 대가

가장 뜨거운 쟁점 하나는 ‘파리기후협약 6조’로 알려진 ‘탄소 거래제’다.

브라질 정부와 다른 정부들은 이번 회의에서 이 6조에 대한 합의를 막으려 했다.

탄소 거래제는 각국이 온실가스를 감축하거나 숲과 같은 탄소 흡수원을 조성한 대가로 “탄소 신용”[일종의 탄소 배출권]을 인정받는 제도다.

탄소거래제는 부유한 국가가 가난한 국가에서 배출권을 사서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

브라질 정부는 브라질에 거대한 숲이 있다며 탄소 배출권을 요구한다. 하지만 그 숲을 손상하지 않는 대가로도 추가적인 탄소 배출권을 요구한다.

호주 정부는 역사적인 1997년 교토의정서에서 설정한 목표[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를 1990년의 8퍼센트 이내로 제한하는 것]를 초과 달성한 대가로 추가적인 탄소 배출권을 요구했다.

정치인들의 이런 숫자놀음은 기후 재앙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얼마나 얕은지를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