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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이 중거리 미사일을 한국에 배치한다는 미국

12월 12일 미국이 캘리포니아주에서 지상발사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안 된다며 대북 제재를 가하면서 말이다. 정말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냉전 시절에 미국과 러시아가 맺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탈퇴했다. 지상발사형 중거리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개발·배치를 금지한 조약에서 벗어나, 핵전력을 강화하려는 의도에서다.

그래서 미국의 INF 조약 탈퇴로 미국과 러시아 간 핵군축 조약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월 12일 미국의 새 중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모습 ⓒ출처 반덴버그 공군기지

미국의 새 중거리 미사일 개발은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을 겨냥한 조처다. 중국은 INF 조약의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꾸준히 미사일 전력을 강화했다. 미국은 이 점을 걱정해 왔다. 중국 미사일이 유사시 서태평양에서 미군 항공모함과 군사기지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새 중거리 미사일의 상당수를 중국을 겨냥해 아시아에 배치하고자 한다. 12일 미사일 발사 시험 직후 미국 국방장관 마크 에스퍼는 중거리 미사일이 개발되면 동맹국들과 배치 가능성을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INF 조약이 폐기되면 “전 세계가 핵전쟁을 막는 귀중한 브레이크를 잃는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는 아시아를 미래의 핵무기 전장으로 만들 수도 있는 위험한 조처다.

한국은 괌·일본·호주와 함께 유력한 미사일 배치 지역이다. 중거리 미사일 배치는 한국을 열강의 갈등에 더 깊숙이 휘말리게 할 것이다. 대럴 킴벌 미국 군축협회 사무총장은 미국의 미사일이 배치된 나라는 “러시아·중국·북한의 표적 일람표에 올라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사일 경쟁은 지금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열강이 벌이는 경쟁의 일부다. 이 경쟁이 낳는 불안정이 동북아시아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맥락 속에서 봐야 최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관련한 “중대한 시험”을 거듭한 배경을 알 수 있다.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시도를 반대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이에 협력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