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 프랑스 노동자들이 대규모 파업과 행진을 벌여 신자유주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에 맞선 저항을 이어갔다.

당면한 초점은 마크롱의 연금 개악이다. 개악의 핵심 내용은 더 오래 일하고, 연금은 더 적게 받아가라는 것이다.

전국 180만 명이 행진하다 12월 17일 파리에서 벌어진 연금 개악 반대 시위 ⓒ출처 Photothèque Rouge /JMB

프랑스 노동총동맹(CGT)은 전국에서 180만 명이 [12월 17일 집중 행동에 맞춰] 행진했다고 밝혔다. 12월 5일 집중 행동 때보다 30만 명이나 더 많았다. 파리에서 35만 명이, 마르세유에서 20만 명이, 툴루즈에서 12만 명이, 보르도에서 7만 명이 집회에 나왔다.

전투적인 [철도] 현장 조합원들이 커다란 대열을 이뤄 파리 시위를 이끌었다. 차량기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역무원들, 파리교통공단(RATP) 산하 라니·빠삐용 수 부아·플랑드르·플레옐·벨리아르 대중교통지부 노동자들이 이 대열에서 행진했다.

이들은 “협상 반대”라고 적힌 배너를 들고 행진했다. 이는 철도노조 지도부가 12월 18일(현지 시각)로 예정된 교섭 자리에서 정부와 배신적 합의를 하지 말라는 지시다.

이 대열을 따라 전투적 교사들의 모임들, 집배 노동자들, 소방관들, 학생들이 행진했다. 서로 다른 노동조합에 소속된 노동자들이 함께 행진했고, 파업 투쟁에 동참한 비조합원들도 이 대열에서 함께 행진했다. 

이들은 공식적인 노동조합 대열보다 선두에서 행진했다.

계속되는 파업

12월 5일부터 계속 파업 중인 노동자들도 있다.

철도 기관사 3분의 2 이상이 12월 5일부터 약 2주간 파업해 열차 [운행] 취소가 속출했다.

파업이 지속되면서 파리 대중 교통 운행이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프랑스 정유공장 여덟 곳 중 일곱 곳에서 파업이 벌어져, 유류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 일부 지역에선 환경미화원들이 연금뿐 아니라 임금·노동조건 개선도 요구하며 파업하고 있다.

12월 16일 화물 운송 노동자들도 파업에 돌입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주요 도로에서 천천히 운행하는 “달팽이 작전”을 펼쳤다.

이 때문에 파리와 인근 지역 도로 약 700킬로미터에서 교통 체증이 있었다.

교사 약 3분의 1과 일부 보건 노동자들도 여전히 파업을 유지하고 있다.

파리의 교사 마리는 이렇게 말했다. “파업을 이어가기 힘겨워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노동자들이 우리와 함께 싸우고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됐습니다.”

중등학교 수백 곳에서 학생들이 학교를 봉쇄했다. 경찰들이 학생들을 거듭 공격했다. “경찰이 선생님이냐”라는 구호가 인기를 끌었다.

12월 16일 “미스터 연금”으로 불린 연금개편추진위원장 장 폴 델르부아가 사퇴했다. 파업 노동자들의 사기가 올랐다. 델르부아는 연금 개악안을 기획한 정부 관료로, [자신이 겸직하는 여러 민간 직책들을 신고하지 않은 사실이 폭로되면서] 소득 미신고 혐의로 쫓겨났다.

그가 [신고하지 않은] 소득 중에는 민간 연금업자들이 회원으로 있는 프랑스보험협회(FFA)에서 받은 것도 있었다. 이 모든 일은 좌파들에게 재앙이었던 2017년 대선을 치른 지 불과 2년 반 만에 벌어졌다.

인기가 아주 높았던 좌파 후보 장뤽 멜랑숑은 1차 투표에서 20퍼센트 미만을 득표했다. 사회민주주의 정당인 사회당 후보는 6퍼센트를 득표해 5위를 했다.

결선 투표는 신자유주의자 마크롱과 파시스트 마린 르펜의 대결이었다. 그로부터 1년 6개월 뒤에 노란 조끼 운동이 전국을 휩쓸었고, 이제 대중 파업과 시위가 마크롱을 끝장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주류 정치인들은 파업 참가자들에게 “크리스마스 휴전”에 합의하라고 종용하고 있다. 파업을 지지한다고 거짓말을 하는 파시스트 마린 르펜도 같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많은 파업 노동자들은 노조 지도부에게 무기한 총파업 지침을 내리라고, 무의미한 대정부 협상에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12월 17일 파리에서 피켓라인[대체인력 투입 저지] 행동에 참가했던 철도 기관사 베르나르는 이렇게 말했다. “대화는 필요 없다. 연금 개악 철회하고, 마크롱은 퇴진하라. 이게 우리가 원하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분열을 거부하다 

몇몇 지역에서는 파업 참가자들이 총회를 열어 민주적으로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혁명적 좌파 단체] ‘레볼뤼씨옹 페르마낭뜨[연속 혁명]’ 웹사이트는 파리 북역에서 열린 총회를 이렇게 보도했다. “서로 다른 노조에 소속돼 있는 파업 철도 노동자 150명과 4개의 노조 깃발 앞에서 모든 발언자는 일체의 분열 책동을 거부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모두 똑같은 구호를 외쳤다. ‘협상 반대, 파업 연장!’ 이는 거의 만장일치로 표결됐다.”

투르시(市)에서 교사 200명이 총회를 열고 “파업 연장을 환영하고, 다른 단체들도 파업 투쟁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며, 노란 조끼 운동과 함께 시위를 벌이자”는 데 표결했다.

서로 다른 부문 노동자들을 조율하는 기구가 존재하는 곳도 있다.

12월 12일 노조 간 조율 기구와 지역 노동자 총회의 호소에 따라 르아브르시(市)의 항구와 대규모 공단이 완전히 봉쇄됐다.

파업 중인 항만 노동자들, 파업을 지지하는 사람들, 노란 조끼 운동 시위대, 교사, 학생 등 약 6000명이 항구와 공단 진입로 8곳을 봉쇄했다.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하는 최대 항구를 봉쇄하기 위해 2500명이 넘는 항만 노동자들이 모인 것이다.

부자들에게서 전력을 빼앗다

파업 중인 보르도 지역 프랑스 전력공사(EDF) 노동자들이 발전소를 점거했다.

노동자들은 기업주들이 사용하는 전력을 노려 단전시키고, 그 전기를 평범한 사람들이 값싸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돌렸다.

노동자들은 보르도의 일부 공공 시설과 대규모 상업지구의 전력 공급을 차단했다.

이들은 이케아, 식료품 유통센터 리들, 프랑스에서 가장 큰 전자상거래 웹사이트인 씨디스카운트의 물류센터, 버스터미널 등으로 가는 전력을 차단했다.

반면 8만 명을 오프 피크 요금제[전력 수요가 낮은 시간대에 물리는 저가 요금제]로 돌렸다. 사람들의 전기세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전력공사 노동자이자 노동총동맹(CGT) 조합원인 바스티앙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가장 부유한 사람들의 전력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려줬습니다.”

베지에에서는 파업 중인 송전망 운영 회사 에네디스 노동자들이 전력망 이용자 모두를 오프 피크 요금제로 전환시켰다.

지난주 페르피냥에서는 파업 노동자들이 지방자치단체 관공서 건물, 은행, 청과물 시장의 전력 공급을 중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