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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루렌도 가족 법정 투쟁 최종 승리!
난민 배척적 정부 행정에 경종을 울리다

앙골라 난민 루렌도 가족이 법정 투쟁에서 최종 승리했다.

12월 28일 대법원은 루렌도 가족이 제기한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 취소 소송에서 피고인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로써 루렌도 가족은 한국 땅에 발 딛은 지 꼬박 1년 만에 난민 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 루렌도·바체테 부부의 자녀들은 조만간 초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말 인천공항에 도착한 루렌도 가족은 법무부 산하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이하 출입국)의 입국 불허로 무려 9개월여 동안 공항에 억류돼 노숙 생황을 해야만 했다. 루렌도 가족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루렌도 가족은 이 조처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 재판부(인천지방법원 제1행정부, 정성완 부장판사)는 루렌도 가족이 ‘난민이 아니’라고 주장한 출입국 측의 손을 들어 줬다. 그러나 2심 재판부(서울고등법원 1-1행정부, 고의영 부장판사)는 1심 판결을 뒤집어 출입국 측의 판단이 근거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이에 따라 루렌도 가족은 288일 만에 겨우 공항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후안무치하게도 출입국 측은 2심 결과에 불복해 상고를 했다. 이 때문에 루렌도 가족은 공항을 벗어나고서도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최종적으로 대법원은 출입국 측의 상고를 기각하며 루렌도 가족의 난민 신청 기회를 빼앗고 공항에 억류한 출입국 측의 처사가 부당하다고 본 2심 재판부의 판결이 올바랐음을 확인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직후 루렌도 가족은 어느 때보다 밝은 모습이었다. 29일에 열린 한 난민 송년회에서 루렌도 씨는 자신들을 도와 준 많은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표했다.

이번 판결은 난민을 ‘포용’하기는커녕 배척해 온 정부 행정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다. 그간 얼마나 많은 난민들이 국경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구금되고 추방당했던가.

루렌도 가족이 당한 이런 가혹한 일이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된다.

10월 11일 공항 노숙을 끝내고 입국장을 나온 루렌도 가족이 환영객들에게 손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조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