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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10명 중 3명이 임시직:
문재인 정부 하에서도 이중고 여전한 여성 노동자

18세 미만 자녀를 둔 여성 임금노동자 중 28퍼센트가 임시·일용 일자리에서 일하고, 43.3퍼센트가 200만 원도 못 번다는 것이 지난달 통계청 발표로 드러났다.

전년보다는 약간 나아진 수치이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 일자리가 매우 열악한 것이다.

2017년 한국의 저임금 여성 노동자 비율은 35.3퍼센트로 OECD 1위다. 출산·양육 때문에 여성이 ‘경력단절’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이 핵심 이유로 꼽힌다.

오늘날 여성들은 대개 출산 뒤에도 유급노동을 계속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믿을 만한 양질의 보육시설이 부족하고, 노동조건이 열악해 일을 그만두는 여성이 많다. 아이가 어리거나 많을수록 그런 압력이 커진다.

양육이 개별 가정에 맡겨진 사회 구조 속에서 여성이 아이를 돌보게끔 하는 사회적 압력이 크다. 경제 위기 심화 속에서 문재인 정부는 성평등 운운하면서도 기업 친화적인 노동계급 공격을 펼쳐서 이런 압력을 지속시키고 있다.

정부의 무성한 성평등 언사가 무색한 워킹맘 현실 ⓒ이미진

여성의 고용률은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양육 부담으로 일을 그만두는 여성 노동자가 여전히 많다.

지난해 4월 기준 15~54세 기혼 여성 5명 중 1명이 ‘경력단절’ 상태였고, 주요인은 ‘육아’였다(여기서 육아는 미취학 아동을 돌보는 경우를 뜻한다).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뒀다고 답한 여성은 2016년 대비 8.1퍼센트포인트나 늘어났고 매년 증가 추세다.

해고나 승진 기회 박탈 우려 때문에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대부분이다. 2018년 만 0~8세 자녀를 둔 노동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4.7퍼센트에 그쳤다(여성은 11.9퍼센트, 남성은 1.2퍼센트).

시간제 일자리

지난해 10월 통계청은 비정규직이 86만 7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조사·통계 방식의 변화로 인한 증가분을 제외해도 최소 36만 7000명이나 늘었다. 고령자와 여성 중심으로 시간제 노동자가 크게 증가했다. 2019년 8월 시간제 일자리의 73퍼센트가 여성(231만 명)으로, 전년보다 17.1퍼센트나 증가했다.

시간제 일자리는 임금이 매우 적을 뿐 아니라, 대부분 정규직 전환이나 경력 상승 기회가 가로막혀 있다. 지난해 시간제 여성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시간제에서 전일제로 자유로운 전환이 가능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13.3퍼센트에 그쳤다.(《시간제 일자리 여성에게 선택인가? 강요인가?》, 전국여성노조 주최 토론회 자료집)

일자리가 열악하기에 여성 시간제 노동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1년 10개월에 불과하다.

양육과 병행할 수 있는 일자리가 없어서 또는 일자리가 그것밖에 없어서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시간제 일자리를 ‘선택’하고 있다. 이것은 저임금과 노후 빈곤으로 이어진다.

문재인 정부는 보육, 간병, 요양 등 갈수록 늘어나는 돌봄서비스 수요를 국가가 직접 제공하지 않고 민간 부문에 위탁해 열악한 여성 일자리를 대거 늘리고 있다. 노동계급과 서민을 위한 복지에는 최대한 돈을 쓰지 않고 이윤을 높이는 데만 혈안이 된 것이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의 이런 배신에도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싸우고 노조에 가입하는 노동자들이 늘고 있다. 학교·병원·톨게이트 등지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 지난해 곳곳에서 투쟁을 벌였고, 최근 몇 년 새 남성보다 여성의 노조 가입 증가율이 더 높다.

여성 노동자의 여전한 이중고와 노동조건 악화에 맞서기 위해 여성·남성 노동계급의 단결된 투쟁이 더 성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