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 합의사항 이행, 노동조건 원상회복 투쟁승리를 위한 현장간부 결의대회 ⓒ출처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서울교통공사가 승무원(기관사·차장) 노동시간을 지난 11월 16일부터 일방적으로 연장해 노동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측은 승무원 운전 시간을 하루 평균 12분 늘린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열차 운행계획(열차 운행 시각과 간격)에 따라 배치되는 승무원들의 근무 특성상, 일부 노동자들은 연속 운전 시간이 30분 이상이 증가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승무 노동자들은 컴컴한 지하터널을 하루 5시간 가까이 다니며,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의 승객을 태우고, 2분 간격으로 역마다 정차를 반복하고, 승·하차 승객들의 안전을 꼼꼼히 살피는 등의 일을 한다. 운전하는 동안 생리현상도 참아야 하고 제때 끼니를 해결할 수도 없다.

안 그래도 열악한 노동조건이 이번 운전 시간 연장 조처로 더욱 악화됐다. 운전 시간 연장 이후 기관사 2명이 공황 장애 진단을 받았다.

또 최근 서울교통공사는 승무원이 부족하다며 2호선 운행 횟수를 줄였다. 이 조처도 승무원들의 운전 시간을 늘리는 효과를 내고 있다. 더 많은 승객이 승·하차를 하게 되면서 정차 시간이 늘어나고, 이는 열차 지연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호선의 경우, 열차의 최종역 도착 시각이 30분 이상 지연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번 노동시간 연장 전에도 서울지하철 승무원들은 극심한 인력 부족 때문에 휴가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휴일 근무를 강요당했다. 서울시최적근무위원회도 통상근무자의 휴일이 연간 115.7일인데 비해 승무원은 96일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장시간 근무, 5~8호선의 1인 승무는 연이은 기관사 자살(9명)의 주요 원인이었다.

승무원들이 열악하고 위험한 조건으로 내몰리면, 서비스의 질이 하락할 뿐 아니라 승객들의 안전에도 커다란 위협이 된다.

 적자 책임 전가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적자 공기업으로서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며 비용 절감을 위한 노동시간 연장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인구 고령화로 무임 승차가 느는 등 공공서비스에서 생긴 적자는 노동자들이 아니라 서울시와 정부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서울시와 사측의 태도를 보면, 지난해 합의한 인력 증원(승무원 209명 충원)을 이행할지도 의심스럽다. 이번 노동시간 연장 조처가 100명가량의 인력 증원 효과가 있다고 하니 말이다.

서울시와 사측이 예정된 인력 증원을 하더라도 노동자들이 노동시간 연장에 반발하는 것은 정당하다. 인원이 충원되더라도 노동조건이 개악되면 노동시간 단축 효과 자체가 매우 줄어들기 때문이다.

승무 노동자들은 20일 넘게 서울시청 앞 노숙 농성을 하며 해결을 요구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은 쌀쌀맞게 외면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사측이 개악을 철회하지 않으면 공사의 부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하는 행동을 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승무본부의 한 간부는 실질적인 지하철 운행 중단 효과를 내는 투쟁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투쟁은 지하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악을 막는 데 꽤 중요한 투쟁이다. 서울교통공사가 기술직종(궤도와 건축)에 야간 노동을 늘리는 근무 형태 개악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인력 충원 없는 4조2교대제 시행으로 노동강도를 높이는 상황이니 말이다.

또, 문재인 정부가 노동자들에게 경제 위기의 책임을 전가하려고 주 52시간 상한제 무력화에 적극 나선 상황에서 이런 공격이 벌어진 만큼, 노동자들이 투쟁을 확대해 간다면 상당히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지하철 역사에서 사측의 긴축 계획의 폐해를 알리는 노동자들 ⓒ출처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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