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사측이 1월 10일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노동자들이 임금 동결(실질임금 삭감)을 고집하는 사측에 맞서 파업을 지속하자 파업 무력화용 무기를 꺼내 든 것이다.

노조는 직장폐쇄가 시작된 당일 서울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사측을 규탄했다. 노동자 수백 명은 사측의 악랄한 공격에 분노를 터뜨렸다. 노조는 파업과 집회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직장폐쇄는 대표적인 노동 악법의 하나로, 사용자들이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무력화 하기 위해 사용해 왔다. 사용자가 파업 노동자들의 작업장 출입을 막아 방해 없이 안정적으로 공장을 가동하려는 것이다.

르노삼성 사측은 직장폐쇄로 파업 노동자들을 공장 밖으로 밀어내고 대체인력과 파업 불참자들을 모아 1개 교대조를 편성하려 한다. 그렇게 해서 주간 동안에는 공장을 돌리려는 것이다.

“직장폐쇄 분쇄하자” 1월 10일 서울 강남 본사 앞에서 르노삼성자동차노조의 상경집회가 열렸다 ⓒ이미진

사측이 이와 같이 강경한 대응에 나선 것은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이 상당한 효과를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조는 지난해 연말부터 파업을 이어 왔다. 12월 20일부터 31일까지는 전면 파업을 했다. 당시 사측은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불참자들을 불러모아 주간(교대)조 라인을 가동했지만, 생산량은 평소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는 노조가 자동차 생산 라인의 특성을 활용해 순환 파업을 했다. 자동차 컨베이어 생산에서는 한 공정이라도 작업이 중단되면 생산 전체에 차질을 줄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주야간 교대조 모두에서 기습적으로 순환 파업을 벌이자, 공장 가동률이 10퍼센트 대로 떨어졌다.

르노삼성 사측은 최소한의 인력으로 공장을 돌려 왔다. 자동차를 조립하는 생산 라인이 하나뿐이고, 그곳에서 6~7종류의 차량을 모두 생산한다. 노동자들은 화장실도 못 가고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려 왔는데, 역설적이게도 그 때문에 노동자들이 파업하면 미치는 파장 효과가 그만큼 더 크다.

연말연시에 르노삼성이 빠르게 생산량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었던 점도 주요했다. 최근 르노삼성이 만드는 QM6가 한국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차량 중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판매량이 늘고 있고, 2월 말부터 출시되는 신차 XM3 생산도 시작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사측에게 상당한 고심거리였을 것이다.

기층 대의원·활동가들의 제안으로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파업 참가 호소 활동을 벌이고 그것이 점점 확대되는 등 사기를 높인 것도 사측은 신경이 쓰였을 것이다. 최근에도 노동자들은 기습 파업이 시작되면 “라인 투어” 행진을 하며 파업에 함께하자고 호소했다.

바로 이런 점들 때문에 애가 탄 사측은 빠르게 파업 효과를 무력화하고 생산을 재개하려고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사측은 야비하게도 노조가 서울 상경 투쟁을 계획한 그날 공장이 비어 있는 틈을 타 직장폐쇄를 시작했다. 

르노삼성 사측은 지난해 상반기 파업 때도 직장폐쇄를 단행해 파업을 공격한 바 있다.(지난해 직장폐쇄 당시 〈노동자 연대〉가 냈던 관련 기사 : ‘르노삼성 직장폐쇄 ― 공장 점거로 맞서야 한다’) 그러므로 이번에도 공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예상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동안 많은 노동자들의 경험을 보면, 이럴 때 사측과 노동자 중 누가 공장을 장악해 주도권을 쥐느냐가 핵심적으로 중요하다. 노동자들이 일단 공장 밖으로 밀려나면 사측이 대체인력을 대거 투입해서라도 라인을 돌려 파업 효과를 무력화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직장폐쇄 공격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파업 노동자들의 공장 출입이 차단되기 전에 공장 점거파업을 하고 연대를 건설하는 것이다. 직장폐쇄가 공고되면 최대한 빨리 노동자들이 일하던 자리에서 연좌를 시작해 생산 시설을 장악해야 사측에게 주도권을 내 주지 않고 생산 타격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이번 파업에서 르노삼성 노동자들은 상당한 투쟁 잠재력을 드러냈다. 그 잠재력을 유지·확대할 수 있는 효과적인 투쟁 전술 등에 관해 르노삼성 활동가들이 곰곰이 생각해 볼 만한 점이 있을 것이다. 이는 앞으로 투쟁을 지속해 나가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