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영양교사들이 올해 3월부터 도입 예정인 신규 나이스급식 시스템(급식을 짜고, 식재료를 구입하도록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도입에 항의하고 있다.

교육부는 신규 시스템이 “식재료 및 요리 식단 관리를 체계화”하고 전국의 급식 정보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어 “업무의 편의성 증대”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신규 시스템의 오류가 심각해 영양 교사들과 영양사들은 장시간 행정업무에 시달릴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잘못된 급식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학교 급식 요리에 사용되는 재료에는 모두 숫자 코드값이 매겨져 있고, 재료에 해당하는 영양량, 알레르기 등의 정보가 부여돼 있다. 식단 계획은 식단별 필요 재료에 해당하는 코드값을 조합해서 구성된다. 그러므로 재료에 해당하는 코드와, 재료에 따른 영양량이나 알레르기 등의 정보가 정확해야 한다. 신 시스템은 바로 이 코드를 새로운 체계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전교조 영양교육특별위원회

신규 시스템은 이 코드가 부정확하고 기존 시스템 코드와 호환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시금치’ 코드를 입력했는데 ‘루꼴라’ 재료가 나오거나 영양량 등이 잘못되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일일이 잘못된 재료 정보들을 바로잡아야 한다.

오류를 잡아내려면 수십 일을 꼬박 매달려야 할 판이다. 급식이 1년 주기로 돌기 때문에 오류는 적어도 1년 이상 발생할 것이다. 영양교사들은 “핸드폰 기계 변경을 해도 전화번호를 다 옮겨 주는 세상에서 모든 작업을 수기로 하라는 것이냐”며 교육부에 분통을 터트렸다.

또한 영양교사들과 영양사들은 학교 근무 기간 동안 기존 시스템으로 나름의 요리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신규 시스템은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기존 시스템이 제공하던 공통메뉴가 제공되지 않는 것도 큰 문제다. 영양교사와 영양사들은 저마다 급식 시스템상에 1000여 종류의 요리 레시피 카드를 가지고 있는데, 식단을 짜는 것을 돕도록 700여 종류의 기본적 국, 반찬 카드가 별도로 제공됐었다. 신 시스템은 이것이 제공되지 않는다. 영양교사들은 신 시스템을 “백지 프로그램”이라고 비판하며 “신규 교사가 배치된 학교에서는 대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도 지적한다.

신규 시스템이 학생들에게 더 좋은 것도 아니다. 특히 중요한 문제는 식품 알레르기 정보다. 신규 시스템은 알레르기 정보가 부정확하고 알레르기가 없는 요리도 알레르기 위험이 있다고 잘못 표시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그래서 영양교사들과 영양사들은 신규 프로그램에 알레르기 정보를 일일이 확인하고 수정해야 할 상황이다. 자동으로 쉽게 확인 가능했던 일을 비효율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전교조 영양특위 교사에 따르면, 학생이 800명 정도인 학교에서 보통 50명 이상이 식품 알레르기가 있다고 한다. 영양 교사들은 “알레르기 아이들이 급식을 먹지 말고 도시락을 싸 오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영양교사들과 영양사들은 2013년 우유가 포함된 카레를 먹고 사망한 알레르기 학생의 사례를 떠올리며 불안해 하기도 한다.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교육부의 안일한 태도에 영양교사들과 영양사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 황당한 것은 이처럼 문제투성이인 신 시스템을 2022년까지만 사용하고, 이후에는 4세대 나이스로 다시 시스템이 교체된다. 게다가 영양교사들은 식단을 짜는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므로 “학생들의 건강은 물론, 위생, 안전 등에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항의

영양교사들은 현재 상황에 매우 분개한다. “영양교사들은 10년 넘게 쌓아 놓은 재산을 송두리째 도둑 맞은 심정”이다. 그리고 “제일 중요해서 기초가 되는 데이터 베이스, 식품 코드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신규 나이스를 도입한 거면 그것이 정말 정확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항의하고 있다. 정당한 비판이다.

영양교사들의 항의에 대한 교육부 대응은 더 분통 터진다. 당초 교육부는 2019년 2월, 2019년 6월 적용을 목표로 신 시스템을 개편하려 했으나 항의에 부딪히자 2020년 3월로 시기를 늦추고 문제 개선을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고, 신규 시스템 도입만 다시 강행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 각각 5500여 명의 영양교사와 4500여 명의 영양사가 있다. (현재 학교에서는 영양교사와 영양사가 동일한 급식 업무를 담당한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19일, 3846명의 서명지를 교육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교육부는 서명 제출 다음 날 구 시스템 사용을 막아 버렸다. 정당한 항의를 무시해 버린 것이다!

영양교사들은 신 시스템 사용을 미루고 있다. 지난해 12월 13일에는 전교조 영양특위가 개최한 집회에 100여 명의 영양 교사가 모여 “내년 3월 급식 마비를 막으려면 당장 기존 급식시스템을 열어야 한다”고 항의했다. 이후 1인 시위를 계속 진행 중이다.

정부는 문제투성이 신규 나이스 급식 시스템 도입을 중단해야 한다.

ⓒ전교조 영양교육특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