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2일 현대중공업에서 한 하청 노동자가 15미터 높이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숨진 노동자는 커다란 철골 구조물(트러스)에서 층마다 나무 합판으로 바닥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미처 바닥이 깔려 있지 않은 공간 사이로 순식간에 추락하고 만 것이다.

기본적인 안전 설비만 제대로 갖춰져 있었더라면 구할 수도 있을 목숨이었다. 김종태 현대중공업지부 노동안전실 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사고 현장에는 마땅히 설치돼 있어야 할 안전망이 없었습니다. 노동자들이 붙잡을 안전 난간(펜스)도 없었습니다.”

사고 지점 아래쪽이 뻥 뚫려 있었던 것도 문제였다. 사측이 비용을 아끼려고 층마다 깔아야 하는 합판 바닥을 생략했던 것이다.(아래 사진)

사고 현장 고층 건물 높이인데도 아래가 뻥 뚫려 있고 안전망도 없다 ⓒ현대중공업지부

“[이런 상태의] 트러스는 층마다 바닥이 없고 기둥만 있는 건물과 같습니다. 그러면 [일하는 노동자들이] 강풍에 취약해집니다. 사고 당시에도 풍속이 높았고 돌풍이 잦아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협했습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최근 LNG선박 수주가 늘자 이윤을 더 내기 위해 노동자들을 압박했다.

“이번에 사망한 하청 노동자는 물량팀(단기계약직) 노동자였습니다. 사측은 하청의 재하청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일할 시간은 적게 주면서 빨리 끝내라고 압박했습니다. 현장에는 안전관리자도 없었습니다.” 

정부도 책임 있다

사고 하루 전, 2017년 삼성중공업 산재 사고에 관한 2심 판결이 있었다. 당시 크레인이 넘어진 사고로 하청 노동자 6명이 죽고 25명이 다쳤다.

지난해 법원은 삼성중공업 사측과 사고에 책임 있는 고위 관리자들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무혐의를 선고하고,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일부 위반만 인정해 벌금 300만 원 형을 내렸다. 어처구니 없는 솜방망이 면죄부 판결이었다.

2심 재판부는 고위 관리자들의 업무상과실치사상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삼성중공업 사측에 대해서는 기존 판결을 유지했다. 대형 중대재해에 핵심적인 책임이 있는 사측에게 여전히 면죄부를 준 것이다.

안전한 일터를 만들겠다던 문재인 정부가 개정 산안법을 누더기로 만들고, 온갖 노동개악으로 노동자들을 배신하는 속에서 이런 판결이 버젓이 나올 수 있었다.

따라서 기업이 노동자의 안전을 무시한 채 돈벌이에 몰두할 수 있도록 만든 문재인 정부에게도 이번 사고의 책임이 있다.

지난해 9월 현대중공업대우조선에서 연이어 하청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다. 그런데 불과 반년도 지나지 않아 또 하청 노동자가 사망한 것이다.

반복되는 죽음을 막기 위해 노동자의 생명보다 이윤을 우선하는 사측과 정부에 맞서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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