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난 2월 7일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를 만나 감염증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들은 바 있다. 이후 진정 국면에 들어설 줄 알았던 코로나19 감염증이 국내 확진자만 1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사망자도 12명이나 된다. 급속히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2월 26일, 우석균 대표와 다시 전화 인터뷰를 했다. 우석균 대표는 공중보건을 전공한 의사다.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이윤선

지금 집단 감염은 네 곳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요. 신천지와 청도대남병원, 온천교회, 이스라엘 성지순례자들이 그 네 곳인데요. 그중에서 신천지 교회는 규모가 너무 커서 전국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죠.

그런데 가장 충격적인 곳은 청도대남병원이에요. 이런 병원은 ‘입원환자 한 명당 얼마’ 하는 식으로 건강보험 수가를 지급받기 때문에 내부 시설이나 처우가 열악한 경우가 많아요. 돈을 적게 쓸수록 병원이 챙기는 돈이 많아지니까요. 그래서 사실상 수용 시설에 가까운 경우가 많죠. 이번에 보면 [병동] 안에서는 전원 감염됐고 일곱 명이나 죽었는데, 밖에는 확진자가 한 명도 없었잖아요. 평소에 외부와 격리돼 있다는 얘기에요. 외출이나 입퇴원이 극도로 적다는 얘기죠.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환자들이] 지역사회에서 좀 더 여유 있는 환경에서 지낼 수 있어야 하는데, 비용을 최소화하려다 보니 벌어지는 일이죠. 이 나라의 공공의료가 얼마나 부족한지 보여 주는 한 단면이에요. 심지어 이 환자들은 아직도 1인실로 옮기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다른 한편 이 난리에도 삼성병원 같은 민간 대형 병원도 병원 운영 비용의 80퍼센트 이상은 건강보험과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에서 지급돼요. 비급여 진료비는 20퍼센트가 안 돼요. 다른 말로 하면 국가가 병원 운영비를 거의 다 낸다는 건데, 우리나라 민간 종합병원들의 재정은 사실 공적으로 운영되는 것이죠. 왜 이런 민간병원들은 동원하지 않는 거죠? 최고라던 삼성·아산 병원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는 보이지도 않아요. 재정을 조금만 더 투자하면 민간병원들을 국가가 사들이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해요.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의 내부 모습 ⓒ출처 국립의료원

공공병원이 너무 부족하다는 건 이제 누구나 알아요. 그 부족한 공공병원에 지금 엄청난 짐을 지우고 있어요. 국립의료원, 서울의료원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의료원 수십 곳이 지금 코로나19 환자를 받으려고 기존 환자를 내보내고 있어요. 그런데 워낙 공공병원이 적다 보니 다른 병원으로 옮기기 힘든 환자도 많아요. 또 가장 가난한 환자를 대책없이 내쫓는 경우도 많죠. 따라서 이 환자들에 대한 보호조치도 필요해요. 

공공병원을 확충하고 공공의료 인력을 늘리는 등의 투자도 필요한데, 당장은 건강보험에 의존해 운영돼 온 대부분의 사립병원들을 정부가 통제해야 해요. 서울에 민간 대학병원이 얼마나 많은데 왜 그 시설들을 이용하지 않는 걸까요? 우체국이나 농협 등이 정부의 마스크 배급망으로 사용되던데 왜 의료 체제는 재정은 정부가 대면서도 이렇게 하지 않을까요?

저는 지금 이 상황이 자본주의가 얼마나 불평등하고 불합리한지 잘 보여 준다고 생각해요. 사회적 부담은 공공병원에 다 떠넘기고 이익은 민간병원이 챙겨가는,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라는 자본주의 논리가 작동하는 거죠. 청도대남병원처럼 의료 공급이 너무 모자란 경우도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료 체계의 무정부적인 불균형과 이윤 추구 논리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거죠. 의료 체계를 통째로 바꿔야 해요. 근데 지금 문재인 정부는 공공병원이나 공적 통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안 하고 있어요.

공공병원은 폐쇄가 아니라 대폭 늘어야 한다 수익논리로 2013년 폐업된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 ⓒ이미진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가 민간기업인 모더나와 합작으로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어요. 보통 백신 개발에는 1년 반가량 걸리는데, 이번에는 매우 신속하게 만들어내서 1년으로 줄어들 것 같아요. 유전체 분석 기술의 발달 덕분에 엄청나게 신속하게 만들어냈죠. 이제 곧 1차 임상시험을 한다고 해요. 그런데 그동안 그랬듯이 이 백신은 미국 정부가 뒷받침해서 개발해 놓고 민간기업에 그 특허권을 넘겨주게 될 거예요. 그 유명한 ‘바이·돌 법’에 따른 것이죠. 올해 말이나 내년이 돼야 사용 가능할 것 같기는 한데 비싸게 팔 거란 얘기죠.

[코로나19에 대한] 치료제는 사실 아직 잘 모르는 상황이에요. 다른 항바이러스 제제를 써서 효과가 있었다고 하는데 대부분 경험적인 치료에 해당하는 얘기라 정말 효과가 있었는지는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할 거예요. 무엇보다 이 약들은 엄청 비싸요. 타미플루만 해도 특허가 풀렸는데도 여전히 비싸죠. 자본주의가 뭔지 이처럼 잘 보여 주는 사례도 없을 거예요.

그런데 이 와중에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는 의료기기 앱 규제를 완화하고, 유전체 검사 규제를 완화하는 조처를 추진했어요. 공공의료가 절박한 상황에 의료 민영화와 연관된 조처를 밀어붙이고 있는 거죠.

지금 대구 같은 지역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라는 방역 조처가 필요해요. 아마 정부가 ‘봉쇄’라고 말한 게 이런 조처를 말하려고 한 걸 거예요. 쉽게 말하면 사람들이 떨어져 있게 하는 건데요. 이런 조처가 가장 안 되는 곳이 생산 현장과 이동수단(지하철) 등이에요. 

[사회적 거리두기의] 원칙은 사람들이 서로 팔을 벌렸을 때 닿지 않을 만한 거리를 확보하는 것이고, 그 간격이 2미터가량 돼요. 그런데 밀집된 공장이나 콜센터 등을 생각해 보면 어림없는 얘기죠. 따라서 이런 생산 현장은 한동안이라도 휴업이나 재택근무를 해야 해요. 그러면 콩나물 지하철도 어느정도 해결되겠죠. 정말로 효과적으로 하려면 유급휴가를 줘야 하고요. 또한 학교가 이번에 감염병 전문가들이 감기 걸리면 진단서 없이 쉬게 하라고 ‘권고’했는데 회사가 돌아가고 월급도 안 주면 그 권고가 얼마나 효과를 내겠어요. 아이들 학교에 못 가게 했다면 부모들에게는 같은 기간에 유급 돌봄 휴가를 줘야 하고요.

대구 ‘코로나 봉쇄’나 ‘완화’를 고민했다면 2주간 휴무하고 조기 진단, 조기 치료해야 해요. 당연히 정부가 생계비를 지원해야 하고요. 문재인 정부는 지금 기업 눈치 보기 때문에 이를 완전히 실행하지는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서울대병원 응급실 ⓒ조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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