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읽기 전에 “총선 앞두고: 우파의 반사이익은 누구 탓인가”를 읽으시오.

정치적 위기감을 느낀 전통적 범민주 반우파 진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위성 비례정당을 만들자는 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함세웅 신부, 문성근 배우 등 이명박 정부 시절에 민주당과 진보진영의 ‘빅텐트 정당론’을 외쳤던 인사들이 임시 비례 전용 빅텐트 정당을 제안했다. 여기에 녹색당 하승수 공동대표가 참여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3월 1일 (가칭)정치개혁연합 창당준비위원회 발기인대회 ⓒ출처 (가칭)정치개혁연합

이들의 주장은 단순하다. 민주당, 정의당, 녹색당 등이 비례 후보를 임시 빅텐트 연합당으로 몰아서 미래통합당이 비례 위성 정당으로 득을 보는 걸 막아 보자는 것이다. 이 당의 임시적 성격은 당선 후 의원들을 각 당으로 돌려보내 주겠다는 발상에서도 확인된다.

빅텐트 방안이 너무 민주당 중심적이라는 비판 때문에 이른바 백낙청 안, 최재성 안도 거론된다. 백낙청 교수는 민주당이 비례 후보를 내지 말고,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진보정당‘들’ 식으로 투표하는 운동을 벌이자는 것이다. 최재성 안은 민주당이 비례 후보를 아예 내지 말자는 것이다. 비례 투표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표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에 진보정당들이 솔깃할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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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연동형 비례제에 어떤 약점이 있든지 이번 총선이 민주당에게 불리하게 진행되는 것은 제도 탓이 아니다. 미래통합당의 위성 정당이 높은 지지율을 얻는다면 그것은 문재인 정부의 개혁 배신과 실정 때문에 정권 심판론이 부상했기 때문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진보 염원에 부응하겠다고 약속해 놓고는 거의 하나같이 배신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위해 정치 안정을 바라며 민주당을 마지못해 지지했던 일부 우파나 중도계도 더는 현 여권 지지에 머물 필요가 없다.

민주당과 문재인은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진보 염원에 진지하게 부응해 위기를 해소할 생각이 전혀 없다. 그 지도자들을 자신들에게 묶어둘 생각은 있지만 말이다. 문재인 정부는 자본가 계급 기반에 충실하려 하고, 그 관점에서 평가될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 주려고 한다.

따라서 지금 민주당과의 연합론은 어떤 단기적 실리가 있어도 노동운동에 장기적으로 해롭다. 노동자들의 염원이 선거에서 제대로 표현되지도 못할 뿐 아니라, 그것이 노동자들의 정치의식을 후퇴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진보 염원에서 멀어져서 인기가 떨어진 민주당을 변호하려면 진보정당은 무엇을 포기해야 할까?

민주당이 비례에 후보를 안 내는 백낙청, 최재성 안조차도 지역구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계 진보정당들이 자기 지지층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할 수 없다. 현행법상 비례 의원은 독자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제약도 생각해 봐야 한다.

따라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민주당과의 연합(그 방식을 열어둔)을 긍정한 것은 실용주의적 발상에 따른 단견이다. 노동계급의 이익을 독자적으로 대변할 정치적 구조가 잠식되면, 진보 세력 모두에게 좋은 일이 아니다.

노동자연대가 노동계 진보정당들끼리의 선거연합을 제안했을 때(2016.04.13. 제20대 총선)는 시큰둥했던 진보계 지도자들이 민주당과의 연합 문제로 의견이 갈라지는 것도 썩 보기 좋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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