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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파업 노동자 인터뷰:
코로나19 대책 요구하는 “투쟁을 결의했습니다”

코로나19 전염 때문에 이탈리아 정부는 각급 학교, 도서관, 박물관, 술집 영업을 전면 중단시켰다. 고급 술집, 레스토랑, 상점의 영업 시간은 오후 6시까지로 제한했다.

생필품과 직결되지 않은 생산 활동 일체가 전면 중단됐으리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 이탈리아 총리 주세페 콘테는 이탈리아판 전경련인 이탈리아공업총연합의 압력에 굴복해, 영업 중단은 상업 분야에만 해당되지 생산 분야는 계속 조업할 것이라고 3월 11일 담화에서 밝혔다.

바로 다음 날인 12일에 공장들이 다시 가동된 직후, 보기 드문 파업 물결이 이탈리아 전역을 강타했다.

영국 반자본주의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가 3월 15일에 이탈리아 상황에 관해 잔니 델 판타를 인터뷰했다. 판타는 이탈리아 사회주의자이자 자동차 부품 기업 GKN의 피렌체 인근 공장(450명 규모)에서 파업 중인 현장 노동조합의 지도적 활동가다.

파업에 나선 GKN 노동자들이 2미터 간격을 유치한 채 피케팅을 하고 있다 ⓒ출처 Potere al Popolo

이탈리아 총리 콘테의 3월 11일 TV 담화 이후 어떤 일이 벌어졌습니까?

며칠에 걸쳐 긴장이 고조됐습니다. 다른 부문은 영업이 서서히 중단됐지만, 공장들은 그런 기색이 전혀 없었고, 공장에서는 아무 일도 없는 양 매사가 돌아갔습니다.

콘테의 담화 때문에 노동자들은 격분했습니다. 노동자들은 정부가 “#집에_계세요”[#stayathome]라는 슬로건은 공식 채택하면서 생산은 멈추지 말라는 데에 어마어마한 모순을 느꼈습니다.

사기업의 이윤을 대중의 안전보다 훨씬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명백했습니다. 노동자들은 생산의 총알받이로 이용됐습니다. 이에 맞서 기층 노동자들이 시위와 파업 등 대규모 저항에 나섰습니다.

노동조합은 기층 조합원들의 뒤를 따라야 했습니다. 저희 GKN에서는 3월 12일에는 1시간, 13일에는 2시간 파업을 벌였습니다.

노동자들의 핵심 요구는 무엇입니까?

첫째 요구는 모든 생산 부문에서 조업을 즉각 중단하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식료품, 약품, 의료장비를 생산하는 공장과 유통하는 상점은 당연히 계속 운영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특히 중요한 또 다른 측면도 있습니다. 바로 자본가들이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 시도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이는 분명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해고가 없어야 하고 국가가 노동자들의 임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합니다.

3월 13일 밤에서 14일 아침 사이에 노사정 협약이 맺어졌습니다. 그 협약의 13가지 조항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협약의 핵심 목표는 상품 생산을 사수하겠다는 겁니다. 이는 노동자의 안전은 이윤보다 뒷전임을 다시금 분명히 한 겁니다.

[협약으로] 새로운 규칙이 만들어진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협약 내용은 매우 포괄적이고 대체로 적용하기 매우 까다롭습니다.

예컨대, 작업장에서 사람 사이에 1미터 간격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모든 노동자에게 매일 마스크 1개 지급 같은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현재 공공 보건 체계에도 타격을 줄 것입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며칠 새 여러 차례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진 바 있습니다.

3월 16일 이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측하기란 매우 까다롭습니다. 이번 협약이 노동자들 처지에서는 양보할 수 없는 최우선 요구인 ‘생산 부문 조업 전면 중단’을 전혀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업 물결이 다시 몰아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저희 현장의 노동자들은 투쟁할 태세가 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