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금지령이 떨어진 인도 벵갈루루의 거리 ⓒ출처 Nicolas Mirguet(플리커)

인도: 수많은 사람이 기아 위험에 내몰리다

10억 명 이상에게 외출·이동 금지령을 내린 인도 정부의 시도가 며칠도 안 돼 파탄나고 있다.

3월 22일 인도의 강성 우파 총리 나렌드라 모디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21일간 전국에 외출·이동 금지령을 내렸다. 모디는 인도인들이 “전방의 장병들을 본받아” 어려운 시기에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3월 28일쯤에는 인도 주요 도시들에서 노동자 수십만 명이 격리 기간에 굶주릴 것을 걱정해 도시를 떠나 시골로 귀향하려 나섰다.

도시를 탈출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일용직 노동자들이다. 경제가 멈췄지만 복지가 거의 또는 전혀 제공되지 않자, 많은 사람이 고향집으로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버스터미널은 [귀향하려는] 수많은 사람들로 넘쳐났지만 운행되는 버스가 없었다. 사람들은 거리가 수백 킬로미터는 족히 되는데도 고향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인도 동부 비하르주(州)에서 델리로 이주해 삼륜차 운전을 하는 람 니바스 야다브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집주인은 매월 초 꼬박꼬박 월세를 받아 갑니다. 월세를 안 내면 단박에 나를 쫓아낼 겁니다.

“저는 하루에 450~500루피[한화로 약 7300~8000원]를 버는데, 지금은 외출·이동 제한령 때문에 한 푼도 못 벌어요. 사나흘 후에는 먹을 것이 다 떨어질 겁니다.”

혼란상에 화들짝 놀란 정부는 대도시의 각급 학교를 수용 시설로 전용하고 식량과 생필품 배급소를 차리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런 수용 시설들에 최대 6명이 지낼 수 있는 작은 방들이 있다고 자랑스럽게 발표했는데, 물리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안중에 없는 듯하다.

대규모 재해 구호 기금 계획도 세웠지만, 이 기금은 잇따른 우파·중도파 정부들 아래에서 고갈됐다. 그래서 현재 위기에서 사람들에게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할 방도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모디가 주정부들에게 물리력을 사용해 사람들의 이동을 막으라고 주문하는 이유다. 중무장한 군대가 도시를 벗어나는 주요 도로들을 차단해 긴장이 더한층 고조되고 있다.

올해 2월 지방선거 당시 모디의 인도국민당(BJP)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인도 중부의 마디아프라데시 주에서는 여성 경찰관 한 명이 도시를 탈출하는 노동자를 공격해 [대중의] 분노에 불을 댕겼다. 이 경찰관은 노동자를 바닥에 쓰러뜨리고 올라타서는 그의 이마에 “저는 봉쇄령을 어겼습니다. 저를 멀리하세요”라고 적었다.

인도 남동부 안드라프라데시 주에서는 현재 노동자 수천 명이 검문소에 발이 묶여, 향신료 작물을 수확하러 가려던 귀향길이 막혔다. 이들은 황량한 도시를 뒤로 한 채 식량도 물도 없이 방치돼 있다. 고향에서는 가족들이 이들의 귀향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3월 31일 현재 인도는 전염 수준이 비교적 낮은데, 확진자가 1000명 이하고 사망자는 25명이다. 몇몇 의료 전문가들은 인도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 나라 전체가 위험해질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정치인들과 국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것을 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코로나바이러스 이상으로 굶주림도 두려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헝가리: 극우 정부가 독재를 선포하다

3월 30일, 헝가리의 극우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빌미로 사실상 독재를 선포했다.

극우 빅토르 오르반이 이끄는 동맹당 정부의 행정명령 통치[박정희 정권의 긴급조치와 비슷하게 정부 명령만으로 통치할 수 있는 권한]를 의회가 승인했다.

이는 앞으로 정부가 의회를 거치지 않고 제멋대로 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모든 보궐선거와 국민투표가 유예됐다.

오르반은 이로써 정부가 바이러스를 막는 데 필요한 힘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대중을 “자극·선동”할 수 있는 “왜곡된 사실”을 전파하면 누구든 최대 5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새 권한은 무기한으로 부여됐다. 권한 포기 (여부와) 시점이 사실상 정부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이는 각국 정부가 권력 강화에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보여 주는 경고다. 아직 영국 보수당은 친구 오르반만큼 나아가지는 않았다.

그러나 보수당의 코로나바이러스특별법에 따르면 경찰이 사람들을 불심검문하고, 괴롭히고, 구금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보안 기관은 사람들의 개인 정보를 더 많이 열람하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조처는 거의 아무런 반대 없이 통과됐다. 노동당은 기껏해야 6개월 후 재검토 조항을 요구했다.

그러나 일단 정부가 새 법안 통과에 성공하면 이를 연장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더 쉬울 것이다.


아프리카 곳곳에서 벌어지는 파업과 탄압

짐바브웨

3월 25일 아프리카 남부 짐바브웨의 간호사·의사들이 개인 보호장비 부족을 규탄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짐바브웨병원의사연합 대변인 타피와 즈바카다는 정부가 의사들에게 환자 치료에 필요한 적절한 보호장비를 제공할 때까지 파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즈바카다는 이렇게 말했다. “영웅적 행위와 자살 행위는 다른 것입니다. 먼저 개인 보호장비를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환자를 돕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겁니다.”

파업에 동참한 공공병원 간호사들은, 보건부 장관이 앞선 개인 보호장비 지급 요청에도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짐바브웨전문간호사노동조합은 성명에서 이렇게 밝혔다. “우리의 우려에 걸맞는 긴급성이 없는 듯하다. 그 때문에 모든 간호사들이 즉각 업무를 중단할 것이다. 이는 고용주들이 실효성 있는 조처를 취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지금의 긴급 상황 때문에 오랫동안 묻혀 있던 쟁점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2019년 8월 파업 당시 전문의들은 짐바브웨 병원에서 “소리 없는 대학살”이 벌어지고 있다고 묘사했다.

이들은 병원에서 반창고, 장갑, 주사기 같은 필수품도 없이 일해야 한다고 했다.

케냐

케냐 정부가 통행금지령을 발효한 첫날인 3월 27일, 케냐 경찰은 페리선을 타고 퇴근하려는 사람들에게 최루탄을 발사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케냐 지부를 비롯한 인권단체 20곳은, 통행금지령 발효를 앞둔 27일 밤 “경찰력의 끔찍한 남용”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희생자·목격자들의 증언과 전국 곳곳에서 대중을 상대로 경찰이 폭력을 자행하는 영상이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케냐 남동부 항구도시 몸바사에서 야간 통행금지를 앞두고 배를 타려던 수백 명은 최루탄 때문에 얼굴을 문지르고 구토하고 침을 뱉고 눈물을 닦았다. 인권단체들은 이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3월 27일 3주간 이동 제한령이 시작된 뒤 남아공 경찰은 요하네스버그의 노숙인들을 단속하며 몇몇 노숙인들을 경찰봉으로 구타했다. 남아공 경찰은 슈퍼마켓 앞에 줄을 서 있는 사람들에게 고무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3월 28일에는 군대가 요하네스버그 인근 알렉산드라 흑인 거주구에 있는 대형 노동자 쉼터를 급습했다. 이동 제한령 위반자가 있다는 혐의가 명분이었다. 남아공 전역에서 최소 55명이 체포됐다.

엄청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이 조처에 대해 정부는 수만 명이 거주하는 무허가 판자촌 29곳의 “주민 수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주거개발부는 주민들을 시설이 더 나은 곳으로 이주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판자촌 주민 운동 단체 ‘아바할리 바세묜돌로’는 잔혹한 강제 퇴거 조처는 주민들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이 시행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보건 위기 기간에 모두들 집 안에 있으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동시에 정부는 빈민들의 집을 파괴하고 있다.

“우리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위기 동안에도 저항 운동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가능한 한 안전한 방법으로 거주민들을 조직할 것이지만, [멈춤 없이] 저항할 것이다. 집이 파괴된 사람들로서는 집이 있던 곳을 다시 점거하고 집을 다시 지을 수밖에 없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6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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