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KT에서 중대재해가 잇달아 발생했다. 4월 2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서 KT전남유선운용센터 직원이 시설 점검 작업을 하던 중, 통신주(전봇대)가 부러지면서 추락해 사망했다.

그 전날 충남 홍성에서는 지하 맨홀 작업 후 지상으로 올라오던 CM(케이블 매니저)팀 직원이 자동차에 치여 중상을 입었다. 이틀 사이에 중대재해가 2건이나 발생한 것이다.

이 사고들은 KT가 안전 투자를 소홀히 한 결과다. 전남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노후 통신주에 대한 점검과 대책이 잘 이뤄졌다면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전에도 통신주가 부러지거나 쓰러져 중대재해가 발생한 일이 여러 차례 있었다. KT는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노후 통신주에 대한 점검과 보강·교체 작업을 즉각 실시해야 한다.

한편, 통신주 작업을 할 때 버킷 차량(높은 곳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작업대가 설치된 차량)을 이용하라는 안전 지침은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현장에 버킷 차량이 충분히 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또한 KT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직원의 안전을 후순위로 미룬 결과다.

충남 홍성에서 발생한 사고는 비용 절감으로 인한 인력 부족이 원인이었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맨홀 작업 시 차량 진입을 막는 등 위험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인원이 없었다. 작업에 투입된 인원이 2명이라서 한 명이 맨홀에서 일하는 동안 다른 한 명은 건물 안에서 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칙대로라면 해당 작업에는 3인 이상이 배치돼야 했다.

게다가 당시 현장에 투입된 직원들은 2018년 아현 화재 전까지 개통·수리 업무를 하다가 이후 CM 업무로 전환된 노동자들이었다. 이처럼 전환배치된 직원은 숙련자와 함께 작업해야 한다. 그러나 이 원칙도 인력 부족을 이유로 무시됐다.

사고 발생 후 KT민주동지회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시급하게 필요한 3가지 대책을 KT에 요구했다.

첫째, 전국 노후 통신주에 대한 전수 안전 점검과 보강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둘째, 통신주 관련 작업을 진행할 때는 반드시 버킷 차량을 이용해야 하며, 이를 위해 버킷 차량을 대대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셋째, 위험 작업 시 반드시 안전 요원이 배정돼야 하며, 이를 위해 현장에 충분한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

이번 사고들은 KT가 민영화 이후 수익성만 좇으며 통신 안정성과 안전을 위한 투자는 외면해 온 결과다.

그 근본 배경에는 이윤 추구를 위해 안전을 도외시하는 자본주의 체제가 있다. 2018년 아현 화재로 인한 통신대란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 줬다.

민영화 이후 외주화와 간접고용이 확대돼, KT 정규직 직원뿐 아니라 KT계열사의 간접고용 통신 노동자들 또한 수시로 벌어지는 안전사고에 희생됐다. 특히 인터넷 개통·수리를 담당하는 계열사 ‘KT서비스’(남부, 북부)의 경우 최근 2년간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가 5명에 이른다. 민영화에 맞선 투쟁이 필요한 이유다.

KT 노동자들은 안전을 위한 즉각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동시에 민영화의 폐해를 극복하고 통신 공공성을 확대하는 투쟁도 함께 벌여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