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총선 바로 다음 날 추가경정예산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추경안은 소득하위 70퍼센트 이하 가구를 지원하는 긴급재난지원금 7조 6000억 원을 증액하면서, 그 재원 조달 방법 중 하나로 공무원 채용 연기(2999억 원), 연가보상비 전액 삭감(3953억 원)을 포함시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 공직사회 공무원이 충분히 이해와 양해를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논의도 없이 임금을 빼앗아 가면서 이해와 양해를 바라다니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정부가 기업 지원 예산은 160조 원이나 신속하게 편성하면서, 그것의 20분의 1도 안 되는 서민층 지원 예산은 돈이 없다며 하위직 공무원들의 임금을 깎아 만들려 하는 것이다. 공무원 노동자들과 다른 노동자·서민을 이간질하면서 알아서 고통분담 하라는 식이다.

공무원 인력 충원

지난 석 달 동안 의료와 방역 등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 대민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 노동자들은 업무 가중에 시달리며 심각한 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려 왔다.

지역 보건소 공무원들은 주말에도 매일 방역 작업에 나서고 빗발치는 문의 전화에 응대하느라 쉴 틈도 없는 지경이다. 월 초과근무가 무려 200시간 넘는 경우도 많은데, 초과근무수당의 한도 때문에 수당도 제대로 못 받으면서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다. 이처럼 휴가는커녕 휴일도 쉬지 못할 지경인데, 휴가를 못 쓴 것에 대한 보상 수당을 삭감하겠다는 것은 과로로 몰아넣고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열불날 일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이제 예외적·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감염병 확산 사태는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벌어질 공산이 크므로 정부는 감염병 대응 예산을 늘리고 상시 인력을 대폭 충원해야 한다. 공무원들과 의료인들의 헌신을 쥐어짜면서 당장의 위기만 모면하려고 할 때가 아닌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 채용 연기로 인하여 지출하지 않은 인건비도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인력 충원에 써야 한다. 

문재인은 공공병원(병상)을 늘리겠다고 공약했지만 임기 3년이 지나도록 단 하나의 공공병원도 세워지지 않았다. 의료 인력 충원도 말뿐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는 충분한 병원(병상)과 의료·방역 인력,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을 너무도 분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그래야 평범한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사회의 우선순위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공무원 임금 동결, 연가보상비 삭감, 연금 개악 등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길 궁리만 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정부의 부당한 정책에 맞서 저항해야 한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 4월 16일 공동으로 임금 삭감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더해 일선 공무원들의 노동조건 향상, 인력 대폭 충원도 요구해야 한다. 이는 공무원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수많은 보통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신규 채용 예산 관련 사실관계를 좀더 정확하게 서술하는 것으로 수정했다.(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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