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는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 유럽학 교수이자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의 중앙위원장이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은 생물학적 위기이자 경제 위기이자 정치 위기이다.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확산을 저지하려는 노력이 대규모 경제 붕괴를 낳았다. 3월 초부터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실업수당 신청이 3000만 건에 달했다. 이는 세계 정치 질서를 더한층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이는 세계적 위기 상황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다. 1873~1896년 최초의 대공황은 서로 경쟁하는 제국주의의 발전에 박차를 가했고, 이들의 경쟁은 제1차세계대전을 촉발했다. 1929~1939년 두 번째 대공황은 열강 간 경제적 경쟁을 격화시켜 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할 조건을 조성했다.

돌이켜 보면 2007~2008년 금융 공황은 명백히 산업 자본주의의 세 번째 대공황기를 열었다. 2007~2009년 세계 금융 공황을 예측한 몇 안 되는 경제학자 중 한 명인 누리엘 루비니는 2020년대가 “더 큰 대공황”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루비니는 이런 흐름을 낳은 열 가지 요인을 꼽는데 그중 하나가 “미·중 간 지리전략적 대립”이다. 아니나 다를까 현재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중국의 “끔찍한 실수”를 지탄하며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중국 우한시의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트럼프가 직접 발탁한 미국 국가정보국 국장 직무대행 리처드 그렌펠의 말과 상충하는 주장이다. 그렌펠은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공적으로, 또는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과학계의 광범한 중론에 정보기관들도 의견을 같이한다.” 그래도 트럼프와 미국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는 줄곧 “우한 바이러스”를 운운한다. 마치 그런 바이러스들이 국적이 찍힌 여권이라도 들고 다닌다는 듯이 말이다.

트럼프 정부의 중국 때리기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중국에 돌리고 있다

영국의 보수당 우파도 트럼프와 폼페이오에 호응한다. 보수 일간지 〈텔레그래프〉 칼럼니스트이자 마거릿 대처에게 인정받은 마거릿 대처 전기 작가인 찰스 무어는 이렇게 비난을 퍼부었다. “정부 통제 체제, 과학과 학문에 대한 통제 체제의 비밀주의와 기만이 역사상 가장 급작스럽고 파급력이 큰 보건 위기를 낳았다.”

만회

트럼프의 행태는 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다. [코로나19 위기 이전에] 트럼프는 치솟는 주식 시장과 낮은 실업률에 기대 11월 대선에서 재당선하려 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전례 없이 급속하고 심각한 경제 붕괴에 직면했다. 트럼프는 인종차별과 중국 때리기 수위를 높여서 지지를 만회하려 한다. 미국 민주당 예비경선의 유감스러운 선두주자 조 바이든도 트럼프를 따라 중국 때리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이런 당리당략보다 훨씬 심각하다.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트럼프의 정책은 중국에서 시작되는 공급 사슬을 이용하는 미국 대기업들에게 인기가 없었다. 그러나 중국 산업의 기술 수준을 향상하려는 시진핑 정부의 노력을 저지한다는 트럼프의 목표는 훨씬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이런 지지는 미국 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 소심한 유럽연합이 이제는 몇몇 분야에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지칭한다.

게다가 중국도 똑같은 다중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수상쩍은 공식 통계를 보더라도 2020년 1사분기에 중국 경제는 자그마치 6.8퍼센트나 수축했다.

시진핑 정부는 감염병 대유행 초기 대응을 그르쳐 통치 정당성을 크게 의심받았다. 그 후 시진핑 정부는 엄청나게 권위주의적인 방식으로 상황을 통제했고 이는 효과를 낸 듯하다. 시진핑이 트럼프의 공격을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 리 없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이전의 “정상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상투어는 경제적으로 분명 맞는 말이다. 기업들은 적시생산과 중국 중심의 공급 사슬에 의존했다가 자신들이 얼마나 위태로워졌는지 깨닫고 있다. 이미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부터 트럼프 정부는 공급 사슬을 국내로 되돌리라고 미국 기업들한테 촉구하고 있었다.

현재 위기는 이런 경향을 더한층 강화할 것이다. 일본 총리 아베 신조는 일본 기업들, 특히 고부가가치 제조업 기업들한테 중국 현지 의존도를 낮추라고 촉구하고 있으며, 이를 돕는 데에 2400억 엔[약 2조 7446억 원]을 배정했다.

“탈세계화” 관련 논의가 널리 퍼져 있지만 다국적 생산 네트워크는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계속 살아남을 것이다. 이미 트럼프의 무역전쟁 때문에 기업들은 생산 라인을 중국에서, 노동력이 더 저렴한 베트남으로 옮기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제조업 생산 능력은 제쳐 버리기에는 이미 너무 발달해 있다. 그러나 세계경제는 파편화되고 있고, 이는 경쟁하는 제국주의 열강 사이에서 더 많은 갈등을 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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