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생활 방역’으로 전환한다고 합니다. 초중고등학교 개학 방침도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고강도 거리두기’를 종료했다고 말하는데요. 한국은 원래 저강도 거리두기만 해 왔어요. 미국이나 유럽 나라들처럼 외출과 이동을 제한하는 조처까지는 취하지 않았죠. 교회 등 밀집 시설과 학교는 닫았지만요. 따라서 이 정도 거리두기조차 하지 않겠다는 데에는 정부 내부에서도 논란이 많을 정도예요.
질병관리본부의 생활 방역 지침 1~2번이 ‘아프면 출근하지 마라’, ‘직장에서도 2미터 간격을 유지하라’예요. 둘 다 사실상 지키기 어렵다는 걸 질병관리본부도 알아요.
대형교회 같은 곳은 지키는 게 가능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소규모 교회 등에서는 지키지 못할 겁니다. 정부 자신이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을 어기는 조처를 취한 셈이죠. 상당히 위험하다고 봐요.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이미진
여전히 감염 고리가 밝혀지지 않는 확진자들이 소수지만 계속 생기고 있고요. 외국에서 돌아온 사람들을 제외한 국내 감염 확진자가 0명이 된 지 2~3일 됐는데요. 한 사람이 감염돼서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키기까지 약 5일 정도 걸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31번 확진자가 사실은 4~5차 감염자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어떤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도 발견되지 않은 채 20일 넘게 일상적으로 지내며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수백 명이 확진돼 가동을 멈춘 미국 핵항공모함 같은 경우를 보면 무증상 감염자가 80퍼센트나 돼요. 지금 확진자가 0명이라고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죠.
물론, 한국 내 지역감염이 정말로 사라졌다고 가정하면, 다른 나라들의 입출국 봉쇄가 안 풀리고 있으니 외부 유입도 없어서 현 상태가 6~7월까지는 유지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싱가포르 같은 사례를 보면 개학 이후에 유치원과 외국인학교, 이주노동자 기숙사에서 감염이 재확산했습니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정부의 거리두기 종료와 개학은 모험적 조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자칫 잘못하면 오늘(5월 3일)은 정치가 방역을 망친 날로 기록될 수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초중고등학교 개학을 하려면 학교 시설과 인력에 커다란 변화가 필요합니다. 고학년 학생들의 경우에도 간격을 충분히 유지하려면 교실 내 학생 수를 크게 줄여야 할 거예요. 학급 당 학생 수를 줄이려면 교사도 늘려야 하죠.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이 거리두기를 유지하게 하려면 추가 인력이 더 필요할 겁니다. 
보건 교사도 더 많이 필요합니다. 손 씻는 곳도 더 많이 늘어나야 할 거고요. 그런데 정부 발표에는 이런 조처는 담겨 있지 않습니다. 전교조 등 노동조합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지금 공공의료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으면 재확산 때 한국은 가장 취약한 나라가 될 수 있다 3월 6일 서울대병원 ⓒ이미진

기획재정부가 거리두기 종료를 앞두고 4월 29일 “코로나19 대응 및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10대 산업분야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원격의료가 눈에 띕니다. 

그야말로 ‘재난 자본주의’의 전형이라고 봅니다. 재난 자본주의라는 말은 나오미 클라인이 《쇼크 독트린》에서 쓴 표현인데요. 사회적 위기나 재난이 도래했을 때 자본가들이 이전에 추진하려 했던 신자유주의 정책을 대안인 것처럼 내세워 추진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번 정부 발표를 보면 확실히 그런 의도가 엿보입니다. 심지어 정부 내에서도 ‘이건 좀 너무한 것 아니냐’ 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어요.
홍남기 부총리가 문제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총리는 대통령이 얼마든지 해임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게다가 이번 총선에서 180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기재부 총리만 탓하고 있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실제로는 문재인 정부가 홍남기를 내세워 한국 자본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고 보는 게 객관적일 겁니다. 그런데 그게 너무 노골적이니까 정부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올 뿐이죠. 재난지원금 논란만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홍남기가 반대한다며 시간을 끌었는데 그게 불가피한 일이었을까요? 정부 자신이 망설였다고 봐야겠죠.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조처는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건데요.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원격의료는 박근혜 정부도 메르스 사태 이후 추진하려 한 바 있습니다. 감염병 상황에서 불가피한 측면도 있고 그 실현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 같기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당시 삼성병원은 메르스 대응을 망친 당사자였어요. 삼성이 추진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는 원격의료를 밀어붙이기는 어려웠죠. 그걸 지금 문재인 정부가 계승하고 있는 겁니다.
물론 박근혜 때보다 그 대상이 줄기는 했어요. 박근혜 정부는 600만 명을 대상으로 원격의료를 시행하려 했는데요. 이번에 발표한 대상은 산간·도서 벽지, 원양어선, 독거노인 등 100만 명가량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원양어선은 지금도 이미 원격의료를 하고 있어요. 세종시에서 의사 4명이 의사를 태울 수 없는 소형 원양어선에 대한 원격의료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 한 분께 들어 보니 지금 문제는 그런 선박들에 대한 규제가 너무 엉성해서 약품도 제대로 챙겨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전화로 뭘 지시해도 물리적으로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거예요. 이런 규제부터 제대로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산간, 도서 벽지의 경우를 보죠. 백령도에는 공중보건의 외과 의사가 한 명 파견 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 분이 일이 생겨 육지에 나가면 백령도에는 맹장염(충수염)도 수술할 의사가 없습니다. 이런 곳에 원격의료로 뭘 해 줄 수 있을까요? 원격로봇수술을 할 수 있나요? 정말로 필요한 건 병원을 짓고 필수 인력을 배치하는 겁니다. 도서 지역에는 가까운 공공병원과 헬기의 대폭 확충이 필요한 거죠. 
외과적 골든타임이라고 하는 30분 내에 병원에 도착할 수 없는 지역이 전국에 40곳이 넘어요. 이런 지역에 사는 사람들만 위험한 게 아닙니다. 강원도와 경북 지역들이 여기 포함되는데 이런 곳에서 교통사고나 추락 사고가 나면 대책이 없다는 얘기니까요. 
서귀포에는 분만실이 없죠. 분만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1000건당 1건 비율로 사망자가 생기는 게 분만입니다. 이런 나라에서 무슨 원격의료를 대책이라고 내놓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분만 시설이 아예 없는 기초지방자치단체도 2019년 기준으로 40곳입니다. 이곳에 사는 임산부들은 아예 임신 7개월 때부터는 대도시 부근으로 나와서 사는 분도 있다더군요. 
군부대[에 원격의료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합니다. 그런데 군대에서 환자가 생기면 병원에 보내야죠. 위급한 상황이라면 총기 사고 같은 걸 생각할 수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원격의료로 뭘 해 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의사가 배치돼야 하죠. 영동 지역에 있는 군부대의 경우 제일 가까운 외상센터가 영서, 즉 태백산맥 너머에 있어요. 그런데 이 산을 넘으려면 성능이 좋은 헬기가 필요합니다. 그걸 사 달라는 요청이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아직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컨대 산간, 도서 벽지, 군부대 등에 필요한 건 원격의료가 아니라 공공병원과 인력, 헬기 등입니다.
교도소와 독거노인도 대상으로 언급됐는데요. 먼저 교도소에서는 아픈 환자들이 밖에 나가서 진료받을 수 있습니다. 유명한 재벌, 정치인들 다 그렇게 하잖아요. 또 왜 교도소에는 공중보건의를 배치하는 걸까요? 공중보건의는 의사가 부족한 농어촌 지역에 최소한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제도인데요. 정부가 돈을 들여 교도소에 인력을 배치해야 합니다. 
독거노인은 당연히 방문 진료가 필요한 분들입니다. 컴퓨터만 달랑 쥐어 줘서 될 일이 아니에요. 돈이 있으면 차라리 방세를 내 주는 게 더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정부가 언급한 해외 사례들은 대부분 의료인 사이의 협력 체계이거나 극단적인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예요. 이런 건 당연히 필요하고 한국에서도 이미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처럼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제한적으로 경증 환자들에게 전화로 처방을 해 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인구의 다수를 대상으로 원격의료를 하는 곳은 없어요.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번에 대학병원에 다니는 고혈압·당뇨 환자 중 20~30퍼센트가 전화로 처방을 받았다는데요. 이 분들은 오히려 평소에 동네 병원에 다니도록 하는 게 맞습니다. 물론 동네 병원 진료가 만족스러워지도록 해야겠죠. 그래야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학병원이 평소에 이런 경증 환자들까지 보도록 내버려 두고, 그러니까 원격의료가 필요하다고 하는 건 문제를 이중으로 꼬이게 만드는 일입니다.
제가 보기에 원격의료는 의료서비스에 자본 투자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의료와 교육은 노동의 세세한 과정을 통제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표준화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죠.
예전에는 사무직 노동에도 그런 측면이 있었는데 컴퓨터의 도입으로 어느 정도 표준화가 가능해졌다고 해요. 원격의료는 이처럼 노동과정을 표준화하는 것을 도와 통제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의료 ‘산업’에 자본 투자를 유도하는 것도 좀 더 쉽겠죠. 
이 원격의료가 왜 의료 민영화인가를 묻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첫째, 아직 그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우 많은 사람에게 도입하려는 것 자체가 삼성이나 SK, LG 등 의료기기, 정보통신 재벌들에 대한 특혜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현재로서는 매우 비싼 의료장비를 도입해야 하므로 대형병원 중심으로 진행될 텐데 이는 대형 재벌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로는 개인의료정보를 온라인으로 소통해야 해서 개인의료정보가 정보통신업체 등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의료정보의 상업화 문제 때문입니다.

원격의료를 위해 개인정보 규제도 완화하겠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도 이번에 원격의료를 좀 더 광범하게 적용하는 과정에서 ‘건강보험 정보의 이전 및 그 책임에 관한 법률(HIPPA)’을 일시적으로 적용 예외로 풀었다고 합니다. 온라인으로 진료하려면 정보가 서버를 거쳐야 하는데 그러면 사실상 개인의료정보가 공개되는 것이라 이런 조처가 불가피했다는 거죠. 영상통화뿐 아니라 진료 정보를 주고받으면 사실상 상당히 많은 정보가 서버를 거쳐야 하거든요. 국내 재벌들이 오래전부터 원하던 정보죠.
사실 이번에 비대면 서비스를 강조하기는 했는데 구체적 방침을 내놓지는 않았어요. 아마도 의사협회 등 의사들의 반대를 신경 쓰는 것 같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미 강원도에서 원격의료를 하겠다며 의료기관들에 신청을 받았는데요. 의사들의 반대로 사실상 네 군데 모두 취소된 바 있습니다. 
이번에 당선한 더불어시민당 비례후보 1번이 전 의사협회 대변인인데요. 이 점도 정부가 의사협회의 눈치를 상당히 본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개인정보 규제 완화 조치는 상당히 구체적인 것 같던데요.

개인정보 규제 완화 조처는 상당히 실질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가명정보 사용 범위를 확대하고 공적 데이터를 의료정보 기업에 제공하겠다고 합니다. 가명정보는 개인정보에서 이름 등 개인 식별 정보만 지운 것을 뜻하는데요. 실제로는 데이터에 담겨 있는 정보가 많아지면 개인을 식별하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정부가 풀겠다는 공적 데이터는 건강보험공단 등에 축적된 정보로 1977년 이래 하나도 삭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집, 자동차, 소득 수준 등이 모두 담겨 있죠. 누가 어디서 살았는지 누구와 함께 살았는지 하는 세대 정보와 결혼이나 이혼에 관한 정보도 있고 개인에 대한 모든 질병 이력은 물론 신상 정보도 거의 다 들어 있죠.
이런 데이터들을 은행 등이 보유한 신용 정보와 결합하면 개인을 알아내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신용 정보에는 카드 사용 내역 등도 담겨 있으니 각종 의료 정보뿐 아니라 소비 패턴, 동선 등도 파악하게 되는 겁니다. 설사 개인을 특정하지는 못하더라도 이런 정보를 보험회사 등이 보유하게 될 경우 보험료 산정, 지급, 가입 등에서 기업주들이 압도적 우위에 서게 됩니다. 실제로는 노동자들의 민간 의료 보험료 부담 등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죠. 
정부는 2021년 말까지 민간 기관들이 이런 가명정보를 결합해서 사용·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데, 이는 대단히 친기업적인 정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신 평범한 사람들은 불리한 처지에 놓이고 개인정보 유출 위험도 있죠. 무엇보다 이게 코로나랑 무슨 관계가 있죠?(웃음)
사실 개인정보는 ‘21세기 원유’라고 불릴 정도로 기업들이 침을 흘리는 분야입니다. 기업이 착취하는 대상이 노동자와 자연을 넘어 그 자연의 일부인 인간의 몸까지 확대되는 것이라 볼 수 있을 겁니다. 심지어 이번에 코로나19 감염자의 혈액을 5000달러씩 주고 거래한다는 얘기도 있어요.
이처럼 개인정보를 상품화하면 의사와 환자의 신뢰 관계는 다 깨질 겁니다. 의사가 환자의 정보를 알기 어렵게 되면 사회적 낭비가 발생하고 안전도 위협받습니다. 필요한 정보를 얻는 방법이 검사밖에 없게 되면 그만큼 낭비가 늘어날 거고요. 충분한 정보 없이 처방하거나 처치할 경우 위험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요?
코로나19 사태, 제대로 된 감염병 대응을 위해 공공의료 대폭 확충하라 3월 24일 무상의료운동본부 기자회견 ⓒ출처 보건의료노조

건강관리서비스는 뭔가요?

민간기업들, 예컨대 보험사들이 건강관리서비스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인데요. 사실 비영리기관인 병원이 기본으로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지만 영리기업들이 돈벌이 할 수 있도록 내주는 것이죠.
박근혜 정부 시절에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을 만들려다가 반발에 부딪혀 좌절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어요. 이른바 의료서비스와 비의료서비스를 구분하고 비의료서비스는 기업들이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그런데 비의료서비스의 정의를 보면 ‘이미 정해진 기준과 다를 경우 이를 판정하는 것’이라고 돼 있어요. 이건 ‘진단’의 정의와 같습니다. 또 ‘일반적으로 인정된 질병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 제공’도 비의료서비스에 포함돼요. 운동요법, 식이요법이 그 사례입니다. 그런데 이게 왜 비의료서비스일까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런 비의료서비스 제공업체를 보험회사의 자회사로 둘 수 있도록 했어요. 이번에 발표한 건 이 가이드라인을 법제화하겠다는 겁니다. 박근혜, 이명박 정부보다 더 나아가겠다는 것이죠. 
이런 식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민간보험사가 건강검진 상품을 판매하고요. ‘진단’을 해서 운동요법, 식이요법 등을 처방하거나 병원에 진료를 의뢰하게 될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병원 환자 관리를 보험사가 하게 됩니다. 병원은 보험사에 의존하는 관계가 되고요. 병원 입장에서는 돈 되는 환자 보내 주는 곳이 보험사니까요. 그러면 병원이 스스로 그런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지는 않을지라도 보험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계획에 따라 운영될 위험이 있습니다. 
미국의 사례를 보면 이런 우려가 현실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민간보험사가 건강관리기관(HMO)을 만들어 민간병원을 통제하고 있죠. 미국 병원의 진료비가 말도 안 되게 비싼 이유입니다.

정부의 원격의료 추진 등이 실제 코로나19 대응에는 어떤 효과를 미칠까요?

사회적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이렇게 엉뚱한 곳에 재정을 투자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봅니다.
지금 필요한 건 2차 재확산에 대비하는 데 필요한 조처들이에요. 병상을 확보하고 인력을 동원하고 필수 의료자원을 생산하는 것 같은 일들 말이죠.
코로나 환자의 4분의 3은 공공병원에서 치료했어요. 대구에서 이번 코로나19 대처에 동원한 병상을 보면 공공병상이 1100개 정도 됩니다. 대구의료원, 대구보훈병원, 국군대구병원, 산재병원, 경북대병원 등이죠. 그나마 급박한 상황에서 좀 늘어났어요.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영남대병원 등 민간병원에서도 400병상 정도 동원했죠. 이렇게 1500병상으로 6000명가량의 환자를 감당해야 했습니다. 대구에 있는 나머지 병상 3만 개는 코로나19 대응에 활용되지 않았습니다. 
‘빅파이브’라고 불리는 서울의 대형병원 다섯 곳[[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 중에 공공병원인 서울대병원을 제외한 민간 대형병원에서 치료한 코로나 중환자는 아홉 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충남대병원 내과 교수 한 분이 지적을 하셨더라고요. 충남대와 충북대 [국립대]병원만 해도 코로나 환자로 생고생을 하는 데 말입니다. 황당할 정도로 균형이 안 맞는 거예요. 김윤 교수가 민간병원의 문제를 지적한 이유입니다.
근데 이건 근본에서 시장 논리가 낳은 문제예요. 감염병 병동은 평소에는 텅텅 비어 있어야 하는 병동입니다. 그래야 위기 상황에 사용할 수 있죠. 그런데 시장 논리로 운영되는 민간 대형병원이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요.
빅파이브 병원들이 매년 1조 원 이상 돈을 번다고 해서 ‘빅파이브’입니다. 3000병상이라고 생각하면 병상 하나당 1년에 3억 원을 뽑아내는 거예요. 그런데 이걸 비워 둔다고요? 
현대 자본주의는 재고를 줄이려고 적시 생산 방식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병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보면 대형병원 중환자실은 가득 차 있어요. 여유 병상을 거의 두지 않는 체계죠. 그래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으니까요.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공공의료를 가진 나라들로 유명하지만 그동안 시장 논리에 따라 운영돼 왔고 그래서 최소한의 인력과 시설만 유지하다 보니 이번에 의료체계가 붕괴한 겁니다. 
상황을 어느 정도 통제한 것으로 알려진 독일은 그나마 중환자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10만 명당 34개였던 중환자실 수를 50개로 늘려 2차 파고에 대비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현재 독일의 절반도 안 됩니다. 
대구에서 발생한 확진자가 6500명 정도였는데요. 독일 수준으로 터지면 현재 공공병상으로는 어림없고 영국이나 이탈리아 같은 상황이 될 겁니다. 코로나 환자뿐 아니라 다른 중환자들에게도 제대로 된 조처를 할 수 없게 돼요. 살 수도 있는 사람들이 속절없이 죽어 나가는 겁니다. 대구에서 (3월 16일까지) 초기에 사망한 환자 75명 중 15명은 병원 문턱을 넘지도 못하고 죽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사망자가 적었다고 자만할 일이 아닙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민간병원도 90퍼센트 이상 환자가 차 있기 때문에 동원할 병상이 없습니다. 그게 요새 병원 경영의 원칙입니다. 90퍼센트 수준을 유지해라. 재원일수를 줄여라 등.
의료 인력도 지금부터 훈련시켜야 합니다. 서울에서는 의료인 감염이 거의 없었는데요. 대구에서는 꽤 있었어요. 환자는 밀어닥치는데 훈련이 안 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구시는 지난번 메르스 사태 때 환자가 거의 없었는데 그러다 보니 사실상 방심하고 있었던 거죠.
따라서 다가올 재확산에 대비해, 이를 위한 조처들에 재원을 집중 투자해야 합니다. 시간을 벌었으면 그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야죠. 지금 정부는 재원뿐 아니라 시간도 엉뚱한 데 낭비하고 있는 셈입니다. 사실 한국은 2차 재확산 때 가장 취약한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면역력을 획득한 사람이 가장 적은 나라이니까요. 
300병상 이상의 감염병 전문병원들을 전국 곳곳에 설립해야 하고요. 어떤 상황에서는 민간 대형병원과 그 소속 인력도 동원할 수 있도록 대비시키고 훈련시켜야 합니다. 당연히 돈이 들죠. 
필수장비 생산 계획도 세워야 합니다. 지금 인공호흡기가 9000개 정도 있다고 하는데요. 턱없이 부족합니다. 가전제품이나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들에 명령해 필수장비를 생산하도록 해야 합니다.
사실 지금도 법적으로는 유사시 정부가 사립병원을 동원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 자신도 의지가 없고 벌칙 조항도 없어 무의미한 상태라 할 수 있죠. 그리고 환자가 가득 차 있는데 환자를 어떻게 쫓아내나요.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코로나 대응에 앞장선 공공병원들에서 적자를 이유로 구조조정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재정적·제도적 뒷받침을 지금 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기재부가 발표한 ‘대책’은 도움이 되기는커녕 대응을 방해하는 효과를 낼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가장 시급한 조처들은 무엇인가요? 정부의 집회금지 조처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집회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공장 등에 취한 조처들만큼 하면 된다고 봅니다. 공장에서 거리두기를 유지할 수 없도록 해 놓고 집회만 하지 말라는 것은 앞뒤가 안 맞죠. 
또, 분당서울대병원 김용빈 교수에 따르면 아직 야외 감염 사례는 없다고 합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감염 확산이 더뎌질 것이라고 얘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더워지면 환기도 자주 하고 실내에 있는 시간이 줄어드니까요. 
정부는 집회 참가자들이 충분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집회 때마다 투입되는 전경들이 적절한 거리두기를 하는지도 봐야겠죠. 정부가 거리두기를 최우선으로 하지 않으면서 거리두기를 이유로 정치적 활동을 방해하는 것은 이중잣대입니다. 
외국의 경우 진단서 없이도 1주일은 유급병가를 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생활 방역’을 유지하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또, 이를 이유로 해고할 수 없도록, 코로나와 경제 위기를 이유로 해고할 수 없도록 정부가 실질적인 조처를 해야 합니다. 건강보험에 상병수당 제도를 도입하고 기업에게 유급병가제도를 강제하도록 법과 제도를 고쳐야 합니다. 건강보험법은 상병수당을 줄 수 있도록 이미 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당장 상병수당은 도입할 수 있습니다. 
거리두기를 감시하고 제대로 안 되면 사업주를 처벌해야 합니다. 하청기업은 원청이 책임지도록 해야 합니다.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해 토건 사업에 예산을 쓰겠다는데 새만금 사업이 필요한 것은 아니죠. 노후한 시설이나 꼭 필요한 시설을 새로 짓겠다면 규제를 강화해서 에너지 효율도 높여야 합니다.
‘뉴 노멀’이라는 표현이 많이 쓰이는데요. 새로운 기준들이 많이 필요할 거라고 봅니다. 대중교통을 대폭 확충하고,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늘려 밀집 거주도 줄여야 합니다. 해야 할 일, 돈이 필요한 곳이 매우 많습니다. 이런 것을 해도 모자랄 판에 원래 추진하던 신자유주의 정책을 밀어붙이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됩니다.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를 도입한다는데 도입할지도 두고 봐야겠지만 정부가 돈 안 들이는 식으로 하면, 즉 노동자들이나 특히 영세 자영업자들이 비용을 대부분 부담하는 식으로 하면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요양원, 요양병원에서 거리두기를 하려면 사회보장을 강화해 소규모로 분산해서 지역사회에 기반한 요양원 형태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지금처럼 민간에 맡겨 놓을 것이 아니라 정부가 직접 만들고 운영해야 하죠. 또한 당장 정부가 돌봄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 일하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 요양원과 요양병원에 있는 노인 40만 명을 몇 번 검사한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할 수 없고 이것이 대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