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는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 유럽학 교수이자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의 중앙위원장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최근 발표한 통화정책보고서는 ‘나쁜 소식과 좋은 소식이 있어요’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나쁜 소식은 올해 영국 경제가 14퍼센트 수축할 전망이라는 것이다.

분명 이번 경기후퇴는 영란은행의 발표대로 300년 이래 최악의 경기후퇴다. 그러나 이런 비교는 무의미한데, 당시 영국은 농업이 지배적인 나라였지 지금처럼 경제적으로 금융과 산업에 의존하는 나라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좋은 소식은 2021년에 경기가 빠르게 회복돼서 불황이 V자 형태를 취할 전망이라는 것이다. 즉 경기가 급격히 하락했다가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경제에 남을 상흔은 대단찮을 것”이라고 한다.

이런 예측의 근거는 런던 금융가와 많은 관련이 있다. 영국은 최대 국제 금융 중심지의 근거지이다. 영란은행과 재무부는 금융시장에 돈을 쏟아붓는 긴급 조치를 취해서 금융시장을 구제하려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제한 조치 하에서의 지역별 경제 활동 수준을 조사한 런던대학교(UCL)의 한 연구는 “특히 금융업 종사자들이 원격으로 근무하기에 좋은 조건에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가 오랜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한다 해도 런던 금융가는 상대적으로 손쉽게 반등할 것이고, 그러면서 런던 금융가에 의존하는 다른 부문들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영란은행의 예측은 주류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광범한 회의를 자아냈다. 〈파이낸셜 타임스〉 기사 제목처럼 “경제학자들은 V자 회복이라는 영란은행의 장밋빛 전망에 의문을 품는다.”

1930년대 대공황만큼이나 심각한 경제 불황 봉쇄로 인해 한산한 런던 시내의 거리 ⓒ출처 <소셜리스트 워커>

회의감이 만연한 한 가지 이유는 이 팬데믹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에 관해 모르는 것이 아주 많다는 데에 있다.

제한 조치를 완화하려는 세계 각국의 시도가 2차 유행을 초래해 제한 조치를 복원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코로나19 감염 이후에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지속적인 면역력이 형성될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코로나19 백신 생산이 얼마나 오래 걸릴지, 백신 개발이 과연 가능한 일이긴 한지 우리는 모른다.

불확실성

이런 모든 불확실성은 우리가 당분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영란은행은 9월 말부터 국내외에서 봉쇄조치가 “점진적으로 풀릴 것”이라 전망한다. 그러면서 이 “예측”은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련 정책을 2주 연장한다고 발표하면, 그 분기의 경제활동이 연간 GDP의 1.25퍼센트만큼 감소한다”고 전제한다.

게다가 더 기본적인 경제적 의문들도 있다. 세계경제는 팬데믹 이전에도 이미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세계경제는 대체로 중앙은행의 값싼 신용으로 부풀린 금융 시장에 의해 굴러가고 있었다.

지난주 독일 헌법재판소가 유럽중앙은행[의 양적 완화 정책]에 제동을 걸게 하는 데에 성공한 우파 경제학자들은 적어도 한 가지 점에서는 옳았다. 팬데믹에 대응해 시장에 더 많은 돈을 푸는 것은 장기적 해법일 수 없다.

여기서 바로 “상흔”의 문제가 제기된다. 자유시장주의자들은 불황기가 “창조적 파괴”의 시기이며 이 기간 동안 수익성 낮은 기업들이 새롭고 혁신적인 “파괴자”들에게 밀려난다고 본다. 그러나 얼마 전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마이클 로버츠는 불황이 영구적인 손실을 남길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 감소에 따른 생산 능력 감소, 오랜 실업에 고통받는 숙련 노동자들의 의욕 상실, 대체 불가능한 기업들의 파산.

영국 경제는 실제로 이런 류의 타격을 입고 있다.

보리스 존슨 정부가 보건 노동자들과 보육 노동자들에게 지급할 개인 보호 장구들을 확보하는 일을 그토록 엉망진창으로 그르친 이유 하나는 1980년대에 제조업 생산 능력이 영국에서 대거 사라진 데에 있다. 영국은 판매자가 유리한 시장에서 보호 장구를 수입하기 위해 전전긍긍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제조업 기반이 축소된 영국은 금융가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처지가 됐다.

지금 상황을 역사적으로 적절히 비교하려면 300년 전이 아니라 1930년대 대공황과 비교해야 마땅하다.

미국의 마르크스주의자 더그 헨우드가 미국을 두고 트위터에 쓴 말은 영국에 대해서도 옳다. “1929년 주식 시장 폭락으로 실업률이 15퍼센트가 되는 데에는 2년이 걸렸다. 지금 우리는 이를 2주 만에 해냈다.”

달리 말해 우리는 1930년대 대공황만큼이나 심각한 경제 붕괴를 훨씬 빠른 속도로 맞이하고 있다. 곳곳에 상흔이 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