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간 교원노조법 개악안이 5월 20일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여당은 법 개정으로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얘기해 왔지만, 이번에 상정될 교원노조법에도 해직 교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내용은 빠져 있다. “조합원 자격은 노동조합의 규약으로 정하도록 한다”는 조항이 없어 경사노위 공익위원안이나 기존 정부안에서조차 후퇴한 것이다.

전교조는 해고 교원을 조합원으로 인정했다는 이유로 그 법적 지위가 박탈된 상태이고, 5월 20일 법외노조 취소 처분 대법원 공개변론을 앞두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해직 교원의 노조 가입이 빠져 있는 교원노조법을 또다시 국회에서 다룬다는 것은 정부와 여당이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보여 준다. 게다가 이런 시도는 대법원 판결에 나쁜 신호를 주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교원노조법 개악안이 교수노조 합법화를 위한 원포인트 법안이라며 민생법안으로 포장하고 있다. 정작 당사자인 교수노조가 ‘말만 개정이지 사실상 최악의 교원노조법’이라며 법안 폐기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2018년 8월 31일 헌법재판소는 현행 교원노조법이 고등교육법상의 교원에 대한 단결권을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2020년 3월 31일을 시한으로 개정할 것을 명령). 교수노조 합법화의 길이 열린 것이다.

그런데 이번 안은 교원노조법 2조의 ‘교원’ 개념에 교수를 포함시켜 교수노조 설립을 허용하지만, 기존 교원노조법에 있는 ‘교원노조의 정치활동 금지’라는 독소조항을 교수노조에게도 적용한다. 따라서 교수노조도 정치활동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안에는 교섭창구 단일화라는 개악 조항이 포함됐다. 재단이나 학교 당국이 ‘어용노조’를 설립해 사실상 단체교섭을 무력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것이다. 교섭창구 단일화는 그동안 노동운동이 줄기차게 반대해 왔던 조항이다.

정부와 여당은 전교조와 교수노조 등이 요구한 교원의 노동3권이 보장되도록 교원노조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오히려 독소조항을 포함한 개악을 시도하고 있다. 이 개악안은 당장 폐기돼야 마땅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0일 양대 노총과 경영계, 정부가 모두 참여하는 노사정 대화를 시작한다”며 “정부는 모든 경제사회 주체가 지혜를 모아 위기 극복을 위한 합의를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사노위 공익위원 권고안조차 무시한 교원노조법 개악안을 보건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노사정 대화의 실체를 알 수 있다. 경제 위기 시기에 노동자들에게 양보를 압박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전교조 지도부가 위기 극복을 위한 교원단체 공동선언, 교육부와의 간담회 등으로 정부와의 협력을 강조하는 동안, 문재인 정부는 이번 교원노조법 개악처럼 뒤통수칠 준비나 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 해결을 강조해 온 민주노총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사정에 참여”하는 것도 문제다.

현재 전교조와 교수노조는 5월 13일 공동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8일 공동집회를 통해 교원노조법 개악안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19일까지 1박 2일 동안 국회와 민주당사 앞에서 촛불문화제와 철야농성 등 공동투쟁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에 그쳐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으로부터 독립적이고 비판적인 자세로 대중적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