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과 신자유주의 조처로 대중에게 고통을 전가하고, 여성 차별, 성소수자 혐오로도 악명 높은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 ⓒ출처 Isac Nobrega

브라질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폭증하고 극우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권 내 분열이 심화되면서 정부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5월 22일 이후로 브라질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는 세계 2위가 됐다.

5월 24일 현재 브라질의 확진자 수는 33만 명을 넘었다. 실제로는 그보다 더 많을 것이다. 사망자 수는 2만 1000명을 넘었다. 

브라질의 보건의료 체계는 이미 한계에 이르러 있다. 4월 말에 브라질 북서부 아마조나스주(州) 주도 마나우스 시 당국은 구덩이를 파 시신을 집단으로 매장했다. 브라질 전역에서 중환자실은 수용 한계에 근접했다.

보우소나루가 바이러스 확산을 저지하려는 시도 일체를 한사코 거부한 데에 따른 재앙적 결과다. 이 때문에 정부의 상층부에서 가뜩이나 심화하던 위기가 더 격해질 수 있다.

브라질의 몇몇 지방정부들이 이동 제한령을 내리자, 보우소나루는 체육관과 이발소를 “필수” 업무로 지정하는 등 이동 제한령의 효과를 떨어뜨리려 애썼다. 설상가상으로 보우소나루는 이동 제한령 철폐 시위를 부추기고 직접 시위에 참가하기까지 했다.

보우소나루는 브라질 경제를 평소처럼 운영하는 것이 전염병 대유행 저지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는 자본가들이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권의 목표와 궤를 같이한다.

2018년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보우소나루는 권위주의적 국가 권력을 강화해 가난한 사람들과 활동가들에게 휘둘렀다.

동시에 보우소나루는 여러 민주적 기구를 폐지하려 들었고, 기업들의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를 허용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코로나바이러스 위기가 브라질을 강타하면서 이미 꼬이기 시작했다.

브라질 경제는 기업주들이 바라는 대로 성장하지 않았다. 게다가 4월 말에 보우소나루의 법무장관 세르지우 모루가 사임했다.

모루는 브라질 노동자당 소속 전 대통령 룰라를 감옥에 가둔 우파 성향 판사였다.[관련 기사 본지 181호 ‘브라질 노동자당 소속 대통령의 탄핵: 노동계급의 이익을 못 지켜 우파의 정치 공세도 못 막다’] 모루의 법무장관 임명은 보우소나루가 내세운 “부패 척결” 공약의 일환이었다.

부패

그런데 모루는 사임하면서, 보우소나루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비밀 정보 보고서를 열람하려 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모루는 보우소나루가 자기 가족들을 부패 수사에서 보호하려고 리우데자네이루 경찰청장을 경질하려 했다고도 했다. 유출된 내각 회의 영상을 보면 이 혐의는 사실인 듯하다.

5월 23일에 유출된 해당 영상에서 보우소나루는 이렇게 불평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수사 당국 사람들을 공식적으로 교체하려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여기까지다. 그자들이 내 가족과 친구들을 엿먹이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

“수사 책임자를 교체할 수 없다면 상급자를 갈아치우고, 그게 안 되면 장관을 갈아치우지 뭐.”

설상가상으로, 4월 말에 보우소나루는 보건부 장관을 경질했다. 보우소나루의 코로나19 대응책에 이견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 후임자도 한 달도 안 돼 사임했다.

브라질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규모가 커지면서, 브라질 사회 상층부에서도 보우소나루 퇴진을 바라는 자들이 늘어나는 듯하다.

브라질의 확진자 수가 세계 2위가 된 지 고작 몇 시간 후에 내각 회의 영상이 폭로된 것은 우연이라고 보기 힘들다.

그러나 이들 상층부 인사들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걱정하는 것은 아니다. 전염병이 대유행하면 브라질 경제에 안 좋기 때문에 그러는 것일 뿐이다.

압력을 받은 보우소나루는 주정부의 전염병 확산 저지에 1300억 헤알[한화로 약 28조 8000억 원] 상당의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주정부는 그 대가로 공공부문 임금 삭감, 연금 삭감 등 긴축 조처를 수용해야 한다.

한편 이런 와중에도 저항이 일어날 징후가 보인다. 그런 저항이 벌어지면 보우소나루 정권의 위기가 사회 상층부의 통제를 벗어날 수도 있다.

보건 노동자들이 몇 차례 시위를 벌이고,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돼 있다고 느끼는 빈민들이 파벨라(슬럼)에서 [도심으로] 행진했다는 소식이 있다.

2018년에도 보우소나루 당선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바 있다. 보우소나루는 [임기 동안] 줄곧 저항을 걱정했다.

2020년 3월에 보우소나루는 [브라질에서도] 이동 제한령을 내리면 2019년 칠레처럼 대규모 시위 등 “사회적 혼란”이 촉발돼 “좌파”가 득을 볼 것이라고 을러댔다.

그러나 저항이 분출한다면 이는 이동 제한령 때문이 아니라 보우소나루가 평범한 사람들을 지키기를 거부하고 뒤이어 긴축 조처를 쏟아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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