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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파일 공대위의 투쟁을 지지하라

8월 17일 ‘삼성 불법뇌물 공여사건 등 정·경·언 유착 의혹 및 불법도청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X파일공대위)가 발족했다. X파일공대위는 참여연대, 민언련, 녹색연합과 민주노총, 한국노총, 전국민중연대 등 110개 단체로 구성돼 있다.

X파일공대위는 8월 30일 명동에서 범국민서명운동 발대식을 시작으로 전국적 캠페인에 돌입하고 전국 주요 도시에 지역 조직을 건설해 운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X파일공대위 결성은 시간을 질질 끌다 어물쩍 위기를 모면하려는 부패한 지배자들에 맞서 진보진영이 단결된 대응을 할 수 있는 기회이다.

그런데 일부 좌파는 공대위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X파일 논란을 “부패한 구세력과 (부르주아) 개혁세력 간의 대결”(《사회화와 노동》)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X파일의 핵심은 보수파와 개혁파의 권력 투쟁이 아니라 삼성을 중심으로 한 정계·재계·언론·검찰의 더러운 유착과 비리이다. 누구보다 바로 노무현이 X파일에 담긴 범죄의 공범이며 가장 충실한 ‘삼성 장학생’이다.

그래서 노무현은 “97년 대선 자금 수사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건희·이회창·김대중 살리기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이 운동이 강력하고 거대하게 벌어진다면 보수파뿐 아니라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노무현에게 직격탄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좌파들은 X파일 공대위와 이 운동에 적극 개입해 운동이 더욱 성장하도록 힘써야 한다.

X파일공대위가 민주노동당 참여를 배제한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참여연대와 여성단체연합 등은 ‘객관성, 중립성’을 이유로 민주노동당의 참여를 반대했다. 이러한 ‘정당 배제 원칙’은 납득하기 어렵다. 어떤 운동과 단체도 정치적으로 ‘중립’일 수는 없다. 사실, 참여연대와 여성단체연합도 한나라당과 열우당 사이에서 중립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정당들이 운동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떡값 검사’들을 폭로했다. 또, 민주노동당은 삼성 본관 앞에서 촛불 집회를 열고 서울 시내 곳곳에서 X파일 특보를 나눠주는 등 가장 선두에 서서 운동을 건설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의회 연단과 면책특권 등을 이용해 저들의 비리를 폭로하고 운동을 확대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아래 관련 기사 참조).

오히려 지금 문제는 일부 시민단체들이 X파일공대위가 노무현 정부를 분명한 투쟁의 표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흐리는 데 있다.

X파일 몸통인 이건희는 지배계급의 핵심 인물이기에 어지간한 대중 투쟁이 있지 않고서는 구속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X파일공대위는 일부 정부인사에 기대지 말고 대중 행동 건설에 매진해야 한다. 노회찬 의원은 “95년 전두환, 노태우 구속 투쟁에 버금가는 대중적인 투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 번 맞는 말이다.

1995년 가을에 전국의 수많은 대학에서 전두환·노태우 구속을 위한 동맹 휴업이 성사됐다. 연일 1만여 명이 종로 거리에 뛰쳐나와 시위를 벌였다.

이건희 구속·처벌을 위해서는 그 때보다 더 강력한 대중 투쟁이 필요하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은 그 투쟁의 중심에 서야 한다.

9월 둘째 주 삼성 본관 앞에서 X파일공대위가 주최하는 ‘진실규명을 위한 범국민 촛불문화제’는 이 운동의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집회가 대규모로 성사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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