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미국 현지 시각) 미국 국방부가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전체의 임금을 한국 정부가 지급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무급휴직 상태이던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4000명도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미국 국방부는 이 결정으로 “한국이 주한미군 내 전체 한국인 노동자에게 2020년 말까지 2억 달러[약 2430억 원] 이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한국인 노동자들은 늦어도 6월 중순까지는 일터로 복귀하라”고 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한국 정부에 방위비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다 협상이 지연되자 지난 4월 주한미군 근무 한국인 노동자 4000명에게 강제 무급휴직을 통보했다. 노동자들을 볼모로 삼아 방위비를 대폭 인상하라고 한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목적에서다. 

생계 위기에 봉착한 노동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4·15 총선이 다가오자, 문재인 정부는 방위비분담금 협상과 별개로 한국 정부가 한국인 노동자 임금을 우선 지급하는 방안을 미국 측에 제안했었다. 당시 트럼프 정부는 이 제안을 무시했다. 그러다 이번에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지난 몇 달 동안, 트럼프 정부는 한국더러 안보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하라고 강하게 요구해 왔다. 자신들의 필요와 이익에 따라 한반도에 군대를 주둔시켜 놓고는 뻔뻔하게도 한국더러 돈을 많이 안 낸다고 불평해 왔던 것이다. 그리고 요구를 관철시키려고 애먼 노동자들의 생계까지 끊어 버리자 많은 한국인이 분노했다.

미국이 협상의 지렛대로 삼았던 조처는 거둬들였지만, 협상의 요구 자체를 거둬들인 것은 아니다. 트럼프 정부는 여전히 방위비분담금을 인상하라고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6월 2일 발표문에서도 방위비분담금의 “공평한 분담”을 강조했다. 

이번 결정으로 강제 무급휴직 중인 노동자들이 업무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월급이 끊겨 생계가 막막했을 많은 노동자들은 이 소식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다. ‘전국주한미군 한국인노동조합’은 이번 조처를 환영하면서도, “두 번 다시 이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방위비분담금 협상 타결 협상 때 근로자 무급휴직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주한미군 근무 한국인 노동자들은 한미 간 협상 때마다 생계가 위협받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 정부에게 직접고용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이 방안은 계속 외면해 왔다. 

한국 정부가 주한미군 근무 한국인 노동자 다수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직접고용 방안은 합리적이다. 한미 간의 이번 합의는 이 점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것이다. 정부는 한국인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