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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보 인종차별 반대운동가들이 말한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저항에서 혁명으로!

다음은 6월 7일(한국 시각)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이 개최한 온라인 토론회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저항에서 혁명으로”를 녹취·번역한 것이다.
토론에 참가한 마이클 브라운은 미국 연대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캘리포니아 롱비치 지부 공동 창립자이다. 영국의 혁명적 사회주의자 유리 프라사드와 인종차별 반대 활동가 나디아 이브라힘, 1998년 4월 영국 경찰에 살해당한 흑인 청년 크리스토퍼 앨더의 유가족 재닛 엘더가 함께 토론했고, 《인종차별에 맞선 투쟁과 마르크스주의》 편집자 브라이언 리처드슨이 토론회의 의장을 맡았다.
녹취를 해주신 이은혜 씨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
── 
번역자가 누락한 내용을 다시 포함시켜 7월 11일에 토론회 전문을 게재했다.
미국의 거대한 항쟁이 체제에 맞선 저항을 고무하고 있다. 5월 29일 오하이오주 시위 ⓒ출처 Paul Becker(플리커)

브라이언 리처드슨: 조지 플로이드 사망 규탄 운동은 1968년 소요 이래로 가장 큰 운동인가요? 플로이드의 죽음이 지금 시점에서 이토록 거대한 불길을 일으킨 이유는 무엇일까요?

마이클 브라운

마이클 브라운: 감사합니다. 먼저 제 생각을 말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연단을 내 주신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에도 감사드립니다. 이 자리를 기회로 삼아 국제 상황에 관해 토론하고, 그런 상황들이 어떻게 겹치는지 얘기해 보고, 한 곳의 투쟁이 바다 건너 다른 곳의 투쟁과 공유하는 유사성에 관해 함께 토론해 봤으면 합니다.

첫째 질문에 먼저 답하겠습니다. 제가 아는 한 이번 항쟁은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이래, 여러 도시에서 한꺼번에 벌어진 것들 중에 참가자 규모 면에서 가장 큰 반란 내지 항쟁 또는 폭동 — 뭐라 부르건 간에 — 입니다. 제가 알기로 1968년 소요 때는 100여 개 도시가 불길에 휩싸였고 전국적으로 주도면밀한 진압 작전이 벌어지고 나서야 소요가 사그라들었습니다. 1992년에는 여기 로스앤젤레스와 캘리포니아주(州) 곳곳이 불길에 휩싸였고 다른 주들에서도 소요가 벌어졌죠. 그러나 지금처럼 널리 퍼지지는 못했습니다.

플로이드의 죽음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크게 분노하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섬뜩한 살해 방식도 한 요인입니다. 경찰은 마치 보아뱀이 쥐를 칭칭 감아 질식시키는 것처럼 플로이드를 살해했습니다. 이런 비유를 들기는 싫지만 미국 경찰이 흑인들에게 포식 동물처럼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보면 이런 비유가 떠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점도 한 요인이었을 것입니다.

또, 현 상황은 여태껏 벌어져 온 일의 연장으로 총체적으로 봐야 합니다.

항쟁은 몇 년 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일어난 항의 운동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당시에도 흑인 청년들은 거리에서 국가 기구와 맞서 싸우는 저항을 이끌었습니다.

당시 많은 청년들에게는 다른 선택이 없었습니다. 선거 정치가 신뢰를 크게 잃자 많은 청년들은 그 다음 또는 최선의 선택으로서 거리로 나와 체계적인 인종차별적 경찰 폭력에 직접 맞서려 했습니다.

또, 노동계급 백인·라틴계·아시아계 청년들처럼 여러 인종이 흑인 청년들과 함께 시위에 참가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더 큰 맥락을 봐야 합니다. 그 맥락이란 현재 미국에서 실업자가 4000만 명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인 와중에 수천만 명이 건강보험도 없이 살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배경입니다.[미국은 기본적으로 건강 보험이 고용 여부와 연동돼 있다 — 역자]

올해 대선에서 미국인들에게 제시된 선택지도 봅시다. 미국인들은 네오파시스트와 닮은 도널드 트럼프와 신자유주의자 조 바이든 중 한 명을 골라야 하는 처지입니다. 바이든은 경찰 테러 문제에 대한 해법이랍시고 경찰들이 다리만 쏘게 하자고 제안했죠. 선택지가 이러하니 자기 지역구 의원에게 탄원서를 보내거나 투표일을 기다리는 것이 그다지 매력 있는 방안은 아닙니다. 그래서 항쟁이 이토록 널리 퍼진 것 같습니다.

또, 2014년의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은 미국의 이데올로기 지형을 바꿨습니다. 오랫동안 ‘법질서 확립’이나 경찰에 대한 이데올로기가 미국인들을 단단히 옥죄고 있었지만, 이제는 상당 부분 깨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온 것 같습니다.

ⓒ그래픽 나유정

브라이언 리처드슨:트럼프를 언급하셨는데요, 트럼프는 정말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자입니다. 그래서 그에 관해 질문을 던져 보겠습니다. 처음에 트럼프는 백악관 지하 벙커로 피신해 안전을 확보했죠. 미국 군 통수권자의 대응은 아니나 다를까 트위터에 격앙된 글을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글이 어찌나 천박하고 모욕적이었는지 오죽했으면 트위터 측이 자체 기준을 어겼다고 그 글을 삭제할 정도였죠. 그 글에서 트럼프는 “약탈이 시작되면 발포가 시작된다”고 트위터에 썼습니다. 그 후 트럼프가 주지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장악하지 않으면 등신처럼 보일 것’이라고 을러댄 것이 언론에 유출됐죠. 6월 1일 기자회견에서는 1807년에 제정된 폭동진압법을 들먹이며 거리에 연방군을 투입하겠다고 했습니다.

트럼프는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성경을 들고 백악관 앞마당을 가로질러 교회로 걸어 가면서 자신은 ‘법질서를 수호하는 대통령’이라고 떠들어 댔습니다.

트럼프가 이렇게 대응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트럼프의 이런 대응이 운동에 미치는 효과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마이클 브라운: 트럼프의 대응이 내지 못한 효과 하나는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상황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시위는 더 커졌습니다. 백악관 앞 시위도 커졌죠. 트럼프가 호전적으로 발언하면 시위도 더 격화하는 듯합니다. 워싱턴 DC뿐 아니라 이곳 로스앤젤레스나 뉴욕 같은 대도시 한복판, 심지어 작은 동네에서도 그랬습니다. 여태껏 있는 줄도 몰랐던 곳에서 시위가 벌어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곳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조그만 마을에서 30~40명이 나와서 행진했다는 보도가 있죠.

아무도 트럼프의 말에 겁먹지 않습니다. 트럼프의 말은 상황을 전혀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자기 지지 기반 중에서 매우 폭력적이고 반동적인 부위에 호소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들에게 온갖 신호를 보내고 있는 거죠. 이것이 우리가 직면하게 될 위험일 수도 있습니다.

범죄자 엄단, 법질서 수호, 약탈 시 발포 운운 등은 과연 트럼프다운 대응입니다.

그런데 “약탈이 시작되면 발포가 시작된다”는 구절은 [1960년대] 마이애미에서 인종 분리 정책을 지지했던 자의 말을 인용한 것입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 구절을 소재로 기사를 내기도 했죠. ‘법질서 수호’도 리처드 닉슨과 로널드 레이건의 공화당 정부, 어떤 면에서는 빌 클린턴의 민주당 정부로도 거슬러 올라가는 표현입니다.

트럼프가 ‘안티파’를 테러 단체로 지목하겠다고 한 것은 [1940년대 말] 반공주의적 마녀사냥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수법입니다. 트럼프는 지나간 냉전 시기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죠.

이런 공격은 거리로 나온 많은 청년들에게 공감을 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청년들이 트럼프를 무시하는 것일 테고,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경제 위기와 코로나19 위기를 배경으로, 인종을 불문한 광범한 대중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6월 4일 포틀랜드 시위 ⓒ출처 Matthew Roth(플리커)

브라이언 리처드슨:그럼 이제 유리 프라사드의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유리, 혹시 마이클의 말에 덧붙일 것이 있나요?

유리 프라사드

유리 프라사드: 마이클이 트럼프 하의 상황을 매우 잘 묘사해 주셨습니다. 제가 보기에 정말 흥미로운 것은 사회 상층부에서 큰 분열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전 세계적 현상이지만 미국에서 특히 두드러집니다.

이 분열을 살펴봅시다. 트럼프가 호전적 언사를 하는 데에는 나름의 논리가 있습니다. 트럼프는 경제 상황이 괜찮은 것에 기대어 11월 대선에서 재선하려 했지만 이런 구상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트럼프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에 처참히 실패해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죠. 그래서 트럼프는 리처드 닉슨이 1968년 대선에서 편 전략을 재현하려 합니다. 당시 닉슨은 인종 문제에 매달리면서 이 문제를 법질서 수호와 연결시켰습니다. 트럼프가 도발적 발언과 폭력의 수위를 높이는 데에는 이런 논리가 있는 겁니다. 트럼프에게 이는 주요 지지 기반을 자극할 유일한 방안입니다.

그러나 나머지 지배계급은 여기에 진심으로 우려를 표합니다. 트럼프가 발언 수위를 높일수록 거리의 저항도 더 견고해지고 반격하려는 태세도 더 확고해져서 상황이 더 격화되기 때문입니다.

지난주만 해도 국방장관 마크 에스퍼는 시위·소요를 다스릴 때 “전장을 장악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며칠 후 에스퍼는 군대 투입에 반대했습니다. 폭동진압법을 발동하면 상황이 더한층 격화될 것이고 군대 투입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저항 때문에 사회 상층부에서 온갖 큰 분열이 일어났습니다. 반면 저항은 꽤나 굳건히 유지됐습니다. 지배계급에게 진정 심각한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브라이언 리처드슨:트럼프가 닉슨을 모방한 도박을 벌인다는 지적이 흥미롭습니다. 마이클도 할 말이 있을 것 같은데요. 1807년에 제정된 폭동진압법이 가장 최근에 발동됐던 것은 1992년이었죠. 당시 대통령 조지 부시 1세는 폭동진압법을 발동해 LA 소요를 진압하려 했습니다. 1991년 LA 경찰들이 흑인 로드니 킹을 잔혹하게 구타했고 그 장면이 영상으로 찍혔습니다. 1992년 그 경찰들이 무혐의로 풀려나자 LA 소요가 시작됐죠. 바로 이때 부시가 폭동진압법을 발동했죠. 하지만 부시는 그해 말 대선에서 참패하지 않았습니까?

마이클 브라운: LA 소요에 관해서는 할 말이 있겠네요. 여기 LA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거든요. 소요 당시 연방군이 투입된 모습도 기억합니다. 연방군뿐 아니라 캘리포니아주 주방위군도 거리에 투입됐습니다. 제가 나고 자란 LA 사우스센트럴 지역은 당시 항쟁의 진원지였습니다.

부시 1세가 소요 이후 재선하지 못한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을 것입니다. 부시가 상황을 완전히 오판한 것도 영향을 크게 미쳤습니다. “희망과 변화” 후보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빌 클린턴이 출마한 것도 한 요소였죠.[“희망과 변화”는 오바마의 대선 구호였다 — 역자]

클린턴은 민주당을 활용한다는 전략의 위험성을 다시금 보여 줬습니다. 클린턴은 집권 후 사회안전망을 사실상 분쇄했고, 미국의 사회·경제적 상황을 더한층 악화시키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같은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이 또한 현재의 맥락과 분리할 수 없다고 봅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신자유주의 시대는 사람들을 위한 복지가 아니라 경찰력으로 사람들을 단속하는 것을 더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항하고 행동에 나선 사람들은 언제나 조직된 국가 기구의 철권 탄압에 직면했습니다. 반면 수많은 노동계급 사람들의 삶을 실제로 개선하는 정책은 없었죠.

선거 구도가 당시와 비슷한지는 모르겠습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은 정말 형편없기 때문입니다. 빌 클린턴은 레이건과 부시 정부 시대를 끝낼 개혁 후보처럼 굴어서 사람들을 현혹할 수 있었죠. 조 바이든이 그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당시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유사성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유리 프라사드: 1992년 LA 소요가 끝난 주에 나온 한 주간지 헤드라인이 기억납니다. “처참하게 파괴된 제2 도시를 탈환한 초강대국 미국”. 군대를 투입해 미국이 제2 도시를 탈환해야 했다는 사실은 나머지 세계의 지배계급 관점에서도 아주 섬뜩한 징후였습니다.

오늘날에도 세계의 지배계급은 커다란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연방군은 주방위군보다 미국 사회를 더 고스란히 반영합니다. 그래서 연방군 투입은 흑인과 갈색 인종 병사들을 보내 흑인과 갈색 인종 시위대를 진압하는 꼴이 됩니다. 어떤 시점이 되면 병사들이 명령에 따르지 않게 될 위험이 훨씬 큽니다. 연방군을 투입하려는 트럼프에 반대한 국방부 인사들은 아마 그런 위험성을 매우 실감했을 듯합니다.

브라이언 리처드슨:다시 마이클에게 질문하겠습니다. 아까 ‘안티파’에 관해 말씀하셨는데요. 6월 1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안티파’를 콕 집어 지목했고, “폭동”이니 직업적 아나키스트니 약탈꾼이 어쩌니 하는 말도 쏟아냈습니다. 이런 비난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마이클 브라운: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몇 년 전에도 버클리·시애틀·포틀랜드 등지에서 ‘안티파’와 ‘대안 우파’의 거리 전투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비슷한 비난이 있었습니다.

트럼프 취임을 전후해 그런 비난은 극에 달했습니다. 양측의 폭력 충돌은 보통 거리에서 벌어졌고 대학가에서도 자주 벌어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같은 자들이나 여러 반동적 우파 인사들은 ‘안티파’의 이런 특징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안티파’는 단체도 아닌데 말입니다. 혹시 잘 모르는 분이 계실까 봐 말씀드리지만 ‘안티파’는 그냥 ‘안티(反)파시스트’를 줄인 말입니다.

물론 그런 비난으로 극우파는 안티파를 거리로 뛰쳐나와 물건을 부수고 공연히 불을 지르는 만화 속 등장인물처럼 묘사하고, 이들이 [유대계이자 국제적 금융 투기꾼인] 조지 소로스에게 조종당한다는 식의 정신 나간 음모론을 폅니다.

그래서 트럼프의 비난은 그리 놀랍지 않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안티파’를 테러 단체로 지목하면서 어떤 종류든 진보적 사상을 조금이라도 받아들이는 노동계급 전체를 공격합니다. 노동조합 활동가들, 유약한 자유주의적 평화주의자들을 포함한 모두에게 그런 이미지를 덧씌우고 공격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런 비난에 맞서 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파시즘에 반대하는 만큼 그것에 당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브라이언 리처드슨:이번에는 나디아에게 질문하겠습니다. 마이클이나 유리가 한 발언에 덧붙일 말이 있나요?

나디아 이브라힘

나디아 이브라힘: 트럼프의 대응과 현재 상황에 관해 말하고 싶습니다.

어찌 감히 트럼프와 그의 측근, 지지자들이 폭력 문제에서 도덕적 우위를 주장한단 말입니까? 정의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온 청년들과 시위 참가자들에게 더 무지막지한 폭력을 휘두르고 그에 몰두하는 것은 오히려 트럼프인데 말입니다.

트럼프는 주방위군과 경찰을 투입했습니다. 경찰은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스톰 트루퍼처럼 보호복을 입고 고무탄과 목재 탄환으로 중무장한 채 거리에서 비무장 시위대를 공격합니다. 섬광탄을 던지고 화학 약품을 뿌립니다. 역겹기 짝이 없습니다. 미국 전역에서 기자들이 시위를 취재하려다 총에 맞고 공격당해 병원에 실려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이 ‘법 집행’의 이름으로 저질러지고 있습니다. 대체 그 ‘법 집행’이란 무엇입니까? 갓난 아이의 얼굴에 고무탄을 쏘는 것입니까?

저들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며 시위하고 투쟁하는 사람들의 ‘폭력’을 들먹입니다. 정말로 폭력적인 것은 정작 자신들인데 말이죠.

제가 보기에 폭력 문제는 지금 당장의 상황보다 훨씬 근본적인 문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저는 인종차별과 자본주의의 일상적 폭력에 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컨대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이 경험하는 폭력을 봅시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싱글맘은 자기 아들이 슈퍼마켓에 가거나 조깅을 하러 나가면 그가 집에 몸성히 돌아올지를 걱정해야 합니다. 가난과 열악한 환경은 온갖 스트레스와 정신적·육체적 건강 문제를 낳지만 그에 반해 의료 서비스를 누리거나 그런 문제에 대처하기는 훨씬 어렵습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의 처지는 어떠한가요? 미국의 흑인 남성 청소년은 백인 동급생들보다 감옥에 갈 확률이 네다섯 배 높습니다.

폭력은 미국을 휩쓴 지금의 항쟁에서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자본주의 체제에 토대를 둔 인종차별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지금 경찰의 무장력으로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폭동금지법을 발동해 전투 부대를 거리에 투입하려 했습니다. 한편, 미국은 지난 20년 동안 똑같은 무기와 차량을 동원하고 막대한 자원을 들여서 중동에 개입했습니다. 정말이지 역겨운 일입니다.

지금 일어나는 일은 미국 제국주의의 강제력과 인종차별, 즉 세계 자본주의 최강국의 가장 추악하고 파괴적인 부속물들이 결합된 결과입니다.

그러니 폭력에 관해 말할 때는 폭력을 영속화하는 체제에 관해서도 말해야 합니다.

진정한 폭력은 시위대에서 오는 게 아니다. 5월 29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 ⓒ출처 Tony Webster(플리커)

브라이언 리처드슨:나디아의 말을 들으니 미국의 급진적 흑인 여성 투사 안젤라 데이비스가 떠오릅니다. 데이비스도 인터뷰에서 (1960년대 후반으로 기억하는데요) 정확히 같은 질문, 다시 말해 억압받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폭력에 관한 질문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데이비스도 정확히 이렇게 대답했죠. “어떻게 그런 질문을 하시나요? 억압당하는 자들의 폭력이 아니라 억압하는 자들의 폭력을 봐야죠.” 발언 감사 드립니다.

이제 트럼프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관해서도 다뤘으면 합니다. 몇몇 경찰들은 플로이드를 살해한 경찰 데릭 쇼빈과 공범들의 행동을 비난했고, [흑인 차별 반대를 상징하는] ‘무릎 꿇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몇몇 대기업들도 플로이드 살해를 규탄합니다. 예컨대 나이키는 [인종차별] “하지 마라”(나이키의 선전 문구 ‘Just Do It’을 뒤집은 것이죠), ‘미국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척 굴지 마세요’ 라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경쟁사 아디다스가 그 영상을 공유했죠.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도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는 2017년 초 퇴임 후 발언을 자제해 왔지만, 이번에는 ‘2020년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정상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 ‘온 국민이 단결해 편견에 맞서 싸우자’고 촉구했습니다.

마이클 씨는 이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마이클 브라운: 좋은 질문입니다. 특정 기업이나 인물·단체가 갑자기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것에 의아해 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일들이 운동의 이데올로기적 승리를 보여 준다고 생각합니다. 거리의 투쟁이 이데올로기적 공간을 열어젖혔기 때문에 그런 곳들이 인종차별 반대 입장을 내기가 실제로 편리해진 거죠. 그런 곳들은 보통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며 이런 쟁점은 건드리지도 않잖아요.

흥미롭게도 미국프로풋볼리그(NFL)는 갑자기 콜린 캐퍼닉*이 받은 처우가 부당했다고 시인하고 미식축구 선수들의 ‘무릎 꿇기’를 허용했습니다. 뭐, 좋습니다. 그러나 NFL은 한 선수의 경력을 끝장냈죠. 수많은 사람들이 캐퍼닉을 지지하고, 캐퍼닉을 왜 비난하고 악마화하냐고 NFL를 다그쳤지만 말입니다.

경찰관들이 ‘무릎 꿇기’를 하고 시위대와 함께 행진하는 것에 관해 말씀드리자면, 이런 현상은 경찰 당국이 패닉 상태임을 보여 주는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미국에서는 ‘법질서’ 기풍이 매우 강력했었고,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이를 불가침 영역으로 취급했습니다. 아무도 경찰을 문제 삼지 않습니다. 특히, 미국의 모든 대도시에서 거칠게 날뛰는 경찰 조합에게는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죠.

그런데 지금 경찰의 정당성이 크게 훼손됐습니다. 경찰 신화라는 갑옷에 금이 간 것입니다.

그들은 드라마 속에 나오는 것과 같은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우리가 어린 시절 매체를 통해 접한, ‘곤경에 빠진 사람을 구해 주는 좋은 사람들’이 결코 아닙니다. 1992년 [LA 소요의 계기가 됐던] 로드니 킹 구타 영상을 시작으로 꾸준히 경찰 폭력 현장을 담은 영상들이 널리 퍼진 것도, 한때 난공불락으로 보였던 경찰 신화에 균열을 내는 데에 도움이 됐습니다. 그래서 경찰은 패닉에 빠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경찰들이 ‘무릎 꿇기’를 하는 것이죠.

그러나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무릎 꿇기’를 하고 시위대와 같이 행진하는 많은 경찰들이 같은 시위에서 섬광탄을 쏘고 시위대를 위협합니다. 경찰의 ‘무릎 꿇기’는 쇼인 것입니다.

앞으로는 특히 민주당 인사들이 워싱턴 DC 등지에서 쇼를 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될 것 같습니다.

6월 5일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워싱턴 DC 지부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라는 글귀를 커다랗게 도로에 쓰라고 지시한 워싱턴 DC 시장을 비판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그는 민주당 소속의 흑인 정치인으로 보여주기식 제스처에는 능하지만 정책 면에서는 실속이 없는 자입니다.

앞으로는 그런 일을 많이 보게 될 테지만 많은 사람들이 속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속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러면서 값비싼 교훈을 얻게 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그런 쇼는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시대는 이제 지난 것 같습니다.

연대 시위는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6월 7일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열린 연대 시위 ⓒ출처 sebastien.nagy

브라이언 리처드슨:유리, 마이클의 말에 덧붙일 것이 있나요? 저는 예컨대 버락 오바마가 며칠 전에 사태에 개입한 것이 흥미롭던데요. 어떻게 생각합니까?

유리 프라사드: 미국 민주당은 현재 심각한 위기에 빠진 것 같습니다. 1950~1960년대 흑인 평등권 운동 이래 민주당은 체제에 대한 불만이 커질 때 그 압력을 완화하는 주요 밸브 구실을 해 왔습니다. 1960년대 이래로 민주당은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를 선거 정치로 돌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흑인 지식인 코넬 웨스트가 5월 30일 CNN 인터뷰에서 집약적으로 표현했듯이 “흑인들을 높은 자리에 앉히는” 전략은 실패했습니다. 웨스트는 “혁명적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죠. 다들 아시겠지만 CNN은 미국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방송사입니다. 그리고 CNN은 웨스트에게 10분 동안 이와 관련해 설명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이는 미국에 거대한 정치적 공백이 존재함을 보여 주는 것 같습니다. 몇몇 기업이 인종차별 반대 입장을 내 그 공백을 메우려 하고 있지만, 민주당의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쪽 공격진의 공백이 얼마나 심각해졌는지를 보여 줍니다.

이는 우리가 “흑인들을 고위직에 앉혀” 봤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앞서 언급된 2014년 퍼거슨 사례를 떠올려 봅시다.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경찰에게 살해당했을 때 대통령이 누구였죠? 버락 오바마였습니다. 법무장관도 흑인이었고, 미국 곳곳에 흑인 경찰청장이 수두룩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인종차별적 광란을 전혀 막을 수 없었죠.

군사화한 경찰에 대한 대중적인 우려가 2014년에 처음 제기됐고, 오바마가 이런 경찰을 제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사회 상층부 사람의 인종이 무엇이냐가 중요치 않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우리가 대적해야 할 대상은 인종차별적 체제인 것이죠. 이 체제는 뼛속까지 인종차별적이서 사회 상층부 사람들의 피부색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이 체제를 바꿀 수 없습니다. 최근 몇 주 새 많은 사람들이 중요한 교훈을 얻었을 것입니다.

브라이언 리처드슨:흥미롭게도 미국 경찰서장들은 거의 모두 흑인이고 미니애폴리스 경찰서장도 흑인입니다. 지방검사·주지사 상당수도 흑인이고, 상·하원 의원 중에도 흑인이 있습니다. 충분치는 않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고위직에 흑인이 상당히 많다는 것은 분명하죠.

유리 프라사드: 더 올라갈 데도 없죠. 흑인이 대통령까지 했으니 최정상까지 올라간 것이잖아요. 고위직에 흑인을 앉힌다는 전략은 본질적으로 완수됐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임기 8년 동안 흑인과 백인 사이의 빈부 격차뿐 아니라 흑인 간 소득 격차도 커졌습니다. 즉, 흑인 대통령 정권 하에서 부유한 흑인들은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흑인들은 더 가난해졌던 겁니다. 제가 보기에 오바마가 2008년에 약속한 “희망”과 “변화”를 배반한 것입니다.

마틴 루서 킹과 맬컴 엑스가 1960년대에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맬컴 엑스는 암살당하기 전해인 1964년에 “인종차별 없는 자본주의는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마틴 루서 킹은 “군사주의, 인종차별, 빈곤은 서로 분리할 수 없는 문제이며 모두 같은 체제의 일부”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중대한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런 문제는 체제를 개혁해서 해결할 수 없으며 우리는 훨씬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투쟁해야 합니다.

브라이언 리처드슨:화제를 조금 돌려서 영국에서 나타난 반응을 살펴봅시다. 흥미롭지 않습니까? 미국에서 항쟁이 벌어진 이후 크고 작은 연대 시위가 영국 전역에서 벌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아마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죠. ‘영국에 사는 우리가 무슨 상관이지? 무장 경관이 거리를 수시로 순찰하는 것도 아닌데?’

그래서 재닛 앨더에게 묻고자 합니다. 참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닛, 당신의 동생 크리스토퍼는 1982년 포클랜드 전쟁 당시 영국군에 복무했었죠?

재닛 앨더:맞아요. 낙하산 연대에서 6년 동안 근무했죠.

브라이언 리처드슨:그러나 고인은 1998년 킹스턴어폰헐 경찰서에서 구류 중에 목숨을 잃지 않았습니까?

재닛 앨더:맞아요. 크리스토퍼는 그날 밤 놀러 나갔을 때만에도 멀쩡하게 살아 있었죠. 친구들과 놀러 나갔는데 폭행을 당해 병원에 실려갔어요. 사건을 조사하러 경찰들이 크리스토퍼를 찾아왔죠. 그중 하나는 크리스토퍼를 아는 동창이기도 했죠. 경찰은 권한을 남용해 병원에서 크리스토퍼를 끌어냈어요. 크리스토퍼를 끌고 가는데 다리가 바닥에 끌렸어요. 병원 직원 모두 ‘바닥에 다리가 질질 끌렸다’고 증언했지만 경찰은 ‘아니다, 크리스토퍼는 경찰들과 걸어서 나갔다’ 고 했죠.

병원 밖에서 크리스토퍼는 경비원에게 내일 보자고 말했어요. 같은 업계 사람이었거든요. 크리스토퍼는 제대 후에 경비원 일을 했어요.

경찰은 뒤로 수갑을 채운 채 크리스토퍼를 호송차에 태웠어요. [부상이 심한 몸으로 수갑을 찬 크리스토퍼를 뒷칸에 싣고] 호송차는 병원에서 경찰서까지 5분만에 소위 “무사히” 질주했죠. 크리스토퍼는 경찰차에서 내릴 때 완전히 의식이 없었고 바지와 속옷 하의가 무릎까지 내려와 있었어요.

부상이 더 심해졌고, 벨트도 없어졌고, 이빨도 하나 더 빠져 있었어요. 경찰관들이 크리스토퍼를 경찰서 건물 바닥에 내팽개쳐 놓은 모습이 CCTV 영상에 분명히 찍혔어요. 이후 11분 동안 크리스토퍼는 엎드린 채 숨을 헐떡였고 그르렁거리는 소리를 냈어요. 얼핏 봐도 호흡이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그런데도 경찰들은 그저 크리스토퍼를 더 무거운 죄로 기소하자고 떠들고 있었어요. 크리스토퍼가 당한 처우를 정당화할 만한 중죄로 말이죠.

브라이언 리처드슨:그 이후에는 어떤 일이 있었나요? 정의를 위해 어떻게 싸워야 했나요.

재닛 앨더:우선 경찰이 저를 찾아 왔습니다. 밤 11시가 넘은 시간이었어요. 저는 충격에 빠졌고 어리둥절했어요.

경찰은 제 동생이 구류 중에 사망했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 말은 옆에 경찰관이 있는 상황에서 죽었을 수도 있다는 뜻이잖아요. 의문이 들었죠. 갑자기 참담한 기분이 들었어요. 여전히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국가에 대한 믿음이 갑자기 사라졌던 것 같아요.

그 다음에는 경찰서에 계속 전화를 걸었어요. 하지만 통화할 때마다 말이 바뀌었어요. 예컨대 경찰은 크리스토퍼가 경찰서에 도착한 후 의식을 잃었다고 했어요. 그러나 크리스토퍼는 경찰차에서 내릴 때 이미 의식이 없었어요.

저는 누구나 그렇듯 국가가 옳은 일을 할 거라고 기대했어요. 경찰이 우리 감정을 들었다 놨다 하며 2년이나 지나고 나서야 실제 사건 영상을 볼 수 있었어요. 온갖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어요.

저는 수도 없이 물었지만 분명한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제가 부딪힌 문제 하나는 크리스토퍼를 부검할 때 법의관도 결국 똑같은 사람들, 경찰과 정부를 위해 일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조지 플로이드 씨가 돌아가셨을 때 그랬던 것처럼 그들은 크리스토퍼의 시신에서 외상을 찾아보고는 결국 부검 결과가 불확실하다고 했습니다.

그때 저는 생각했어요. ‘여태까지 확인해 놓고 왜 모르겠다고 하는 거지? 아니, 투탕카멘이 어떻게 죽었는지도 알아내는 세상인데, 어떤 사람이 구류 중에 죽었는지 아닌지도 모른다고?’ 등등.

조사에 들어가기까지만 2년이 걸렸어요. 유가족에게는 언제나 이런 식이죠. 이건 아주 의도된 행동입니다. 대중이 이 문제를 잊게 하려는 것이기도 하고, 유가족을 지치게 하려는 것이기도 해요. 어쨌든 2년 후 조사에 들어갔는데, 그 전에 사인 조사관은 가족들이 충격을 받더라도 CCTV 영상을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결국 그 영상을 봤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죠.

조지 플로이드가 길에서 무릎에 눌려 있는 모습을 보고 똑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경찰은 얼굴에 아무 감정도 걱정도 없더군요. 살인을 저질러 놓고도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이죠.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다른 경찰들은 왜 플로이드를 살리지 않지?’ 누군가가 위급한 상황이고 그걸 자신이 저지른 일이 아니라면 몸이 저절로 움직여 돕게 될 텐데 말이에요. 그러나 플로이드를 돕는 경찰관은 아무도 없었어요. 얼음장 같은 냉담함뿐이었죠.

검찰이 옳은 일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어요. 뭔가 특별한 양반들이 증거를 조사하기 시작했죠. 그러나 경찰은 이미 크리스토퍼의 옷을 소각하고, 호송차를 세차하고, 경찰관들의 옷을 세탁했습니다.

온갖 증거가 사라졌다는 말을 듣고 겸찰은 크리스토퍼의 죽음이 “적법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러니까 한 사람을 “적법하게” 죽음에 이르게 한 자들에게 책임을 물리지 않겠다는 것이죠.

필요한 의학적 증거를 얻기까지 2년이 걸렸습니다. 그런 증거가 필요했던 이유는 검찰이 거듭 ‘경찰의 위법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크리스토퍼를 탓하고 그의 인격을 모독했기 때문입니다. 크리스토퍼가 ‘마약을 한 것 같다, 이런저런 짓을 한 것 같다’며, 진짜 죄를 지은 사람을 지목하지 않으려고 온갖 핑계를 댔죠. 아주아주 고통스런 과정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크리스토퍼의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마당에 말이죠.

브라이언 리처드슨:시신을 돌려받는 과정에서도 수모를 겪으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의 시신이 아니라 어떤 노인 여성의 시신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재닛 앨더:크리스토퍼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 “적법하지 않았다”는 판결이 나온 후 저는 드디어 크리스토퍼가 군과 가족에게서 얻은 명예를 되찾고 더는 모욕당하지 않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2011년이 돼서야 저희 가족은 저희가 묻은 시신이 77세 여성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크리스토퍼의 시신은 시체 가방 여섯 개로 꽁꽁 싸인 채 11년째 처박혀 있었어요. 경찰은 그런 줄 몰랐다고 둘러댔죠.

그때부터 저는 이 사건을 알리지 못하도록 [국가가] 제게 재갈을 물리려 했다는 모든 증거를 갖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 시신이 크리스토퍼임을 빤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크리스토퍼의 시신을 신입 경찰관 훈련에 이용했고, 어떤 여성의 시신을 저희에게 넘기려고 온갖 수작을 부렸습니다.

크리스토퍼의 시신은 사망 당시 멀쩡했어요. 경찰이 어찌나 막 다뤘던지 다 썩어서 2011년에는 남아난 것이 없었죠.

브라이언 리처드슨: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청중들의 연대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주디 콕스는 이렇게 남겼습니다. “크리스토퍼에게, 경찰의 인종차별에 희생된 모든 사람들에게 정의를 되찾아 주기 위해 쉬지 않고 싸워 놀라운 운동을 건설한 재닛에게 연대를 표합니다.” 정확한 말이네요.

1969년에 [영국 도시] 리즈에서 데이비드 올루왈리가 경찰에 쫓기다 사망한 이래, 국가와 경찰에 의해 죽은 사람은 3000명이 넘습니다. 1985년 브릭스턴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하반신이 마비된 체리 그레이스가 기억납니다. 다행히 그레이스는 목숨을 건졌지만 2011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인 조사관은 ‘하반신 마비가 주된 사망 원인이었다’고 했죠. 1995년 웨인 더글러스도 경찰 손에 죽었습니다. 2005년 스톡웰 경찰청에서는 무고한 브라질 출신 전기공 제앙 샤를리스 지 메네지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2011년에 경찰 손에 죽은 마크 더건도 있습니다. 더건의 죽음이 계기가 돼 그해 영국 곳곳에서 소요가 일어났죠.

나디아에게 묻겠습니다. 지난주 영국에서 벌어진 시위에 관해서인데요.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다고 생각하십니까?

나디아 이브라힘:우선 이번 시위는 제가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시위라는 얘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때까지 제가 참가한 어떤 시위들보다 훨씬 크고, 흑인이 많고, 노동계급이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시위 참가자들의 평균 나이가 19~20세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 사람들, 즉 흑인과 소수인종 청년들이 바로 이 사회에서 가장 외면받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영국 흑인 청년들의 처지는 사회적으로 전혀 조명받지 못했죠. 이 점이 현재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시위는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때문에 벌어졌지만, 단순히 그것을 규탄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많은 시위 참가자, 특히 흑인 청년들은 우리가 사는 이 사회와 씨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끊임없이 ‘형편없는 놈’, ‘저질 음악이나 좋아한다’는 비난을 듣고 외모를 이유로 배척당했습니다. 미디어는 끊임없이 새 세대 흑인들을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존재로 묘사합니다.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도 있습니다. 온갖 논란과 배제, 흑인 학생들이 낙오되는 현실을 떠올려 보세요.

이런 참담한 현실에 최근 코로나19 전염병 대유행이 더해진 것입니다. 흑인은 코로나19로 사망할 가능성이 백인의 4배입니다.

이런 모든 요인들 때문에 청년들이 분노를 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사회가 흑인의 처지를 개선하기는커녕 거들떠보지도 않는 데에 분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현실이 조금씩 바뀌고 있죠. 이제는 흑인 집단이 겪는 가난과 어려움, 그리고 이것이 낳는 엄청난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을 사람들이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랫동안 심각한 분노를 일으켜 온 이 모든 것들 때문에 청년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조지 플로이드 살해를 계기로 이 모든 분노가 런던 거리에 쏟아져 나온 것이죠.

이 시위에 관해 말씀드릴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 시위와 수요일 시위, 그리고 오늘 시위에도 사우스이스트런던 같은 곳에서 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사우스이스트런던 출신입니다.

그런 만큼 500명쯤 되는 사람들이 간격을 띄우고 [사우스이스트런던의] 루이셤 경찰서 앞에서 무릎을 꿇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시위는 ‘인종차별에 맞서자’(Stand Up to Racism) 지부가 조직한 것이었습니다. 이 시위가 벌어진 이유는 조지 플로이드가 살해당하기 몇 주 전 영국 경찰관 6명이 한 흑인 여성을 바닥에 짓누른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그 여성도 “숨을 못 쉬겠어요”라고 외쳤죠. 경찰은 무장도 안 한 사람을 그렇게 제압하고 있었습니다. 영상을 보면 이 여성은 경찰에 저항도 못하고 정말 숨을 쉬지 못했습니다. 영국 경찰이 미국 경찰보다 낫고, 인종차별도 덜하다는 신화를 완전히 박살낼 일이죠.

이런 경험 때문에 런던 도심에서 열린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에 청년들이 나오는 것입니다. 인종차별적 경찰 폭력 문제는 미국인만 겪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동네에서도 벌어지는 일이죠. 청년들은 이 문제를 끝장내려 하고 있습니다.

브라이언 리처드슨:시위에 참가하면, 더 넓게 보면 이동 제한령 중에 친구들 사이에서 이 문제에 관해 어떤 얘기가 오가는지 듣고 싶네요.

나디아 이브라힘:주로 토론되는 것은 결국 특권에 관한 문제입니다. ‘백인들은 특권을 누리는가?’, ‘백인이 이 운동의 일부인가?’ 같은 물음 말이죠.

백인이 특권을 누린다는 식의 시각은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과 대화를 해 봐도 그렇고 사람들이 집에서 만들어 온 팻말에서도 볼 수 있죠. ‘백인의 침묵은 폭력이다’ 같은 식으로 특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시각은 정말 지배적입니다. 사람들은 인종차별뿐 아니라 불평등과 다른 차별도 그렇게 이해합니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시위는 사람들의 실제 삶을 반영합니다.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시위에 오는데 이런 집단이 흑인뿐이거나 백인뿐인 경우는 드뭅니다. 보통은 인종이 섞여 있죠. 그런 사람들이 한데 모여 함께 행진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시위에서 자기 힘에 대한 강렬한 자각과 강렬한 일체감을 공유합니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사람들은 시위에 참가하는 백인 청년들을 시위의 일부로, 해결책의 일부로 여깁니다. 즉, 시위대의 생각과 무관하게 실제로는 청년들이 흑인 백인 할 것 없이 단결해서 싸우고 있습니다.

브라이언 리처드슨:말씀 감사합니다. 이제 발언하신 모두에게 마지막으로 질문을 하고자 합니다. 이제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요? 먼저 재닛에게 묻겠습니다.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픈 말이 있나요?

재닛 앨더:물론입니다. 우리가 싸우는 이유는 경찰 폭력에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 때문입니다. 크리스토퍼도 그중 하나였고 이런 비극은 결코 드문 일이 아닙니다. 아무도 이들의 죽음에 책임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일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다른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22년 동안 싸울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런 분들 덕에 지금까지 제가 서 있을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단결해야 합니다. 겉으로만 그럴듯한 변화가 아니라 진정한 변화가 올 때까지 단결해야 합니다. 말로만 권리를 읊어주고 사건을 조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체제 전체가 썩었습니다. 해체해야 합니다. 우리는 투쟁해야 합니다.

브라이언 리처드슨:감사합니다. 큰 영감을 줍니다. 힘차고 열정적인 발언 감사합니다.

나디아, 청년들이 세상을 바꾸고 있나요? 요즘 청년들은 얼마나 정치적인가요?

나디아 이브라힘:지금 벌어지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의 폭발성과 힘은 정말이지 찬양해 마땅합니다. 그러나 더 나아가 이 운동이 매우 이데올로기적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조지 플로이드 살해를 계기로 현 체제에 대한 거부와 저항이 터져나왔습니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는 국가 폭력이나 경찰 폭력만 규탄하지 않습니다. 이 운동은 온갖 물음과 쟁점을 자아냈고 청년들은 실로 체제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지금과 같은 현실이 계속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게 됐습니다.

사실, 올해 초 이동 제한령이 떨어지기 전까지 이어진 기후 운동도 그랬습니다. 중고등학생들이 거리에 나와 ‘기후변화가 아니라 체제 변화’를 요구해 기후변화 문제를 주요 의제로 올려놓았죠.

지난해 청년들이 급진화된 방식에 관해서도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꿈이 없다거나 세상사에 관심이 없다는 얘기를 항상 들어 왔지만, 청년들은 인종차별, 전쟁, 기후 재앙을 낳는 체제에 맞선 투쟁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사실 많은 경우 청년들이 노동계급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몇 달 전에는 기후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동맹 휴업에 나선 중고등학생들이 노동운동을 견인하는 데에 성공했죠. 노동자들이 곳곳에서 행동에 나섰습니다. 11월에는 모두가 기후 문제에 관한 행동에 나섰고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그런 동학이 훨씬 더 큰 규모로 작동하고 있죠.

미국의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특히 주목해야 합니다. 여러 운수노조 노동자들이 곳곳에서 이 시위에 연대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이들은 같은 동네 주민으로서 행동에 참가하기도 하고 시위대를 무자비한 국가 폭력에서 보호하려고 했죠.

지금 상황은 청년들이 더 광범한 사회적 반란의 기폭제 구실, 노동계급 전반을 운동에 끌어들이는 등의 구실을 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지금 청년들은 세계를 바꿀 힘을 운동에 불어넣고 있습니다.

브라이언 리처드슨:매우 감사합니다.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펠릭스가 이렇게 남겼습니다. “재닛, 정말 옳습니다. 체제를 바꿔야 합니다.” 너무 많아서 메시지를 다 읽어 드리기 어렵네요.

마이클에게 묻겠습니다. 11월에 미국 대선이 열립니다. 대선에서 바이든을 지지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라도 해법이 된다고 보십니까? 바이든 지지로 트럼프 재선을 저지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사회주의자는 다르게 주장하고 다른 것을 위해 투쟁해야 할까요?

마이클 브라운: 미국의 선거 정치는 2~4년마다 되풀이되는 승자독식 체제입니다.

그리고 차악론 압력은 매우 강한 듯합니다. 많은 사람들과 좌파 상당수도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에 바이든 투표를 호소합니다. 그것이 최선이라면서 말이죠.

저는 사회주의자이고 지난 7~8년 동안 스스로를 혁명가로 여겨 왔지만, 선거로 이 체제를 실질적으로 개혁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믿음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오바마 덕분이었습니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코로나바이러스 위기와 집회·항쟁이 계속되는 와중에 다가오는 선거를 앞두고 흥미로운 논쟁이 있을 것입니다. 귀추를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향후 과제에 관해 말씀드리자면, 이 항쟁을 가장 급진적인 결론으로 이끄는 것이 지금 단계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몇몇 주들, 특히 대도시 지역의 민주당 쪽에서 경찰 예산 삭감, 경찰 감시 기구 설치 등 타협안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중 일부는 50년도 더 된 요구들이죠.

하지만 이제는 실질적 개혁을 요구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체제 전체가 썩었고 결국은 모조리 무너뜨려야 한다는 점을 이해해야겠죠.

사람들이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해야 합니다. 이제 다른 수단은 모두 고갈됐습니다. 진정한 사회적 힘은 거리에 있습니다. 의원들에게 탄원서를 쓰고 청원에 서명하는 데에 있는 게 아닙니다(물론 그런 것들도 투쟁의 일환일 수 있지만 말입니다).

무엇보다 저들은 지금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습니다. 주방위군이 모든 대도시에 투입됐는데도 미국 전역에서 사람들이 약탈과 방화와 저항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거리에서 나타난 전투적이고 진정한 사회적 힘을 모아서 결국은 조직으로 키워내야 합니다.

브라이언 리처드슨:유리에게 묻겠습니다. 혁명에 관해 많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마이클도 스스로를 혁명가라고 말했고요. 앞으로 전망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리 프라사드: 지금은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미국 상황을 봅시다. 약 11만 명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사망했습니다. 흑인은 2000명당 한 명 꼴로 사망했습니다. 나라 전체가 심각한 위기 상황입니다. 대량 실업 문제도 있고 불황이 다가오고 있죠. 기후 변화가 낳을 재앙도 다가올 것입니다.

또다른 전염병 위협도 닥칠 것입니다. 이런 전염병 대유행은 자본주의의 산물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에도 다른 전염병이 대유행할 것입니다.

우리는 실로 위험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위기의 시대이자, 위기의 대처 방안을 두고 지배계급이 심각하게 분열해 있는 시기입니다.

동시에 수많은 노동계급 사람들이 더는 이렇게 못 살겠다고, 이건 사람이 살 환경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근본적 변화를 위한 요구가 그토록 인기를 끄는 것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혁명을 거론하는 것입니다. 물론 사람들이 말하는 혁명은 다소 혼란스럽고 불분명한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 혁명가들의 과제는 “혁명”이나 “혁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더 구체적으로 제기하는 것입니다.

최근에 사람들은 이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에 좀 더 눈뜨게 됐습니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자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는 똑똑한 전문가들이 세상을 운영하고 있다는 생각을 받아들여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또한 사회 하층 사람들은 국가를 운영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그런 일은 전문가들에게 맡겨두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도 우리는 줄곧 들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이야말로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게끔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따금씩 이해합니다. 보건의료를 책임지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식품으로 진열대를 채우고, 재화를 유통시키는 것이 누구입니까? 노동계급입니다.

우리가 혁명을 위해 투쟁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노동계급은 자본주의를 가장 잘 타격할 수 있는 가장 큰 세력입니다. 게다가 노동계급은 지구상의 자원을 민주적이고 공정하고 적절하게 사용하도록 세계를 재편하고, 이를 위해 행동하는 데에서 가장 적합하고 가장 큰 집단입니다. 우리가 주장해야 하는 핵심도 바로 이것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사회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 말입니다.

여기에는 한 가지 단서가 있습니다. 국수주의, 편견, 인종차별 때문에 노동계급이 분열하게 둬서는 안 됩니다. 노동계급은 단결해야만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노동계급은 계급을 분열시키는 것들을 내버려 두고서는 단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차별이 존재하고, 사람들이 자본주의 하에서 받는 고통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지적해야 하고, 그런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합니다.

혁명, 특히 이처럼 분열을 극복하고 아래로부터 일으키는 혁명은 쉽지 않은 과업입니다. 하지만 바로 지금 수많은 우리 계급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바로 그런 대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같은 저항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그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조직돼 있을 때 훨씬 효과적으로 투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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