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경기도가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상당수 이주민을 배제한 것에 대해 국가인권위가 개선을 권고했다. “주민으로 등록되어 있는 외국인주민을 달리 대우하고 있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며 “재난긴급지원금 정책에서 외국인주민이 배제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개선”하라는 것이다.” 

지난 4월 2일 이주·난민 단체들은 서울시와 경기도의 이주민 차별·배제 정책을 비판하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또한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기자회견, 서울시청과 경기도청 앞 릴레이 1인 시위를 하는 등 꾸준히 이 문제에 항의해 왔다. 

서울시는 이주민 중 한국 국적자와 혼인 관계에 있거나 한국 국적인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경우, 그리고 난민인정자에 한해서만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경기도는 처음에 모든 외국인을 제외했다가 항의가 거세지자 지급 대상에 결혼이민자와 영주권자를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주노동자, 미등록자, 동포, 난민 등은 여전히 배제돼 있다.

인권위 심의 과정에서 서울시와 경기도는 상당수 이주민을 배제한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신속한 지원을 위해 주민등록 시스템을 이용하려다 보니 주민등록이 돼 있지 않은 이주민을 제외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기도 안산시가 등록 외국인과 동포까지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사례를 보면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 단지 신속성이 문제라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지금이라도 지급하면 될 것이다.

둘째 이유는 재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주민들도 직·간접세를 내고 노동을 통해 경제에 기여하고 있으므로 재난지원금을 지급받아야 마땅하다. 인권위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코로나19 대응 조치를 준수하고 있음에도, 지방자치단체의 재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지원 대책에서 외국인주민을 달리 대우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인권위 심의 과정에서 “[이주민의] 소득조사가 불투명하여 내국인과의 역차별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중위소득 100퍼센트 이하 가구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는데 보편 지급이 아닌 선별지원 방식 자체가 억울한 탈락자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정부의 인종차별적 정책 때문에 이주민들은 내국인보다 경제적으로 열악한 처지에 있다. ‘2018 이주노동자의 노동조건과 주거환경 실태조사’(이주와 인권연구소)에 따르면 이주노동자는 주당 평균 54.4시간 일하고 월평균 200만 원밖에 받지 못했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친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무급휴직을 강요 받거나 해고되는 이주노동자도 늘고 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5퍼센트대 수준이다. 

한편 인권위는 “주민으로 등록돼 있는 외국인주민”만을 대상으로 권고를 내렸다. 그러나 미등록 이주민들의 압도 다수는 더욱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이다. 이들에게도 마땅히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  

인권위 권고를 통해 이주민을 배제한 재난지원금 정책의 부당함이 다시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와 지자체들은 이제라도 모든 이주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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