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8개 상임위장을 싹쓸이 한 이후 3차 추경안 통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재인도 6월 국회에서 3차 추경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3차 추경안 통과를 강조하며 “국민 눈물 외면 말라”며 미래통합당에게 날을 세웠다. 그러나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 김종인은 이미 이번 추경에 “협조”할 의사를 밝혔었다. 그만큼 이번 추경안의 친(親)기업적 색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번 추경안 35조 3000억 원 중 11조 4000억 원은 경기 침체로 부족해질 세입을 보충하는 데 쓰이고, 나머지 23조 9000억 원이 실제 세출에 쓰인다.

그중 절반 이상은 기업 도산을 막기 위한 금융 지원과 경기 활성화를 위한 투자 지원 등에 쓰인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무려 594조 원에 이르는 기업 금융 지원과 경기 부양 대책을 발표했는데, 이번 추경에서 이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려는 것이다.

6월 29일 청와대 앞 공공병원 설립 및 의료인력 확충을 요구하는 간호사들의 일인시위 ⓒ이미진

반면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공공의료 확대에 들이는 예산은 쥐꼬리만 하다. 음압병상은 겨우 120개 늘리려 한다(300억 원). 지역거점병원 공공성 강화에는 불과 12억 원만이 배정됐다.

반면 의료 영리화를 가속화할 원격의료 관련 예산은 이번 추경에도 포함됐다.(디지털 의료 지원 예산 111억 원)

정부는 3차 추경으로 일자리 55만 개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공공데이터 입력 작업 등 비대면·디지털 일자리 10만 개와 하천 쓰레기 줍기, 산불 관리 등 취약계층 공공일자리 30만 개 등을 만들겠다고 했다. 대부분 6개월 이하의 단기 아르바이트들이다.

미래통합당은 이조차 세금 낭비라고 공격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일자리 대책이 현재의 심각한 실업 상황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5월 실업자는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127만 8000명)를 기록했다. 게다가 일시 휴직자가 102만 명, 실업률에 포함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도 55만 5000명에 달한다.

최근 〈한겨레〉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절반가량이 소득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가난할수록 그 비율은 높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나 정의당이 제안한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은 추경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한국판 뉴딜? 

정부는 이번 추경에서 ‘한국판 뉴딜’에 5조 1000억 원을 배정했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찾기가 어렵다. 

한국판 뉴딜의 일부인 ‘디지털 뉴딜’은 빅데이터·5G·인공지능(AI)처럼 이제까지 정부가 ‘혁신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해 오던 사업이 대부분이다. 이런 사업들에서 관련 대기업들이 주로 이득을 얻을 것이다.

‘그린뉴딜’에는 낡은 건물이나 공공시설, 산업단지를 리모델링하고, 재생에너지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그러나 탄소 배출을 줄일 진정한 계획이 없어 ‘그린’이 빠졌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에서 직접 일자리를 만드는 방식보다는 기업 지원을 통해 일자리를 만드는 시장 중심적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경제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런 정책으로 일자리가 충분히 생길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처럼 기업 지원에 치중한 추경 비용을 마련하려고 정부는 공공부문의 지출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진행했다. 10조 원에 달하는 공공부문 재정이 삭감됐다. 복지재정 8000억 원도 줄었고, 공무원 인건비 등도 삭감됐다.

지출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장 많이 삭감된 것은 교육재정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지난해보다 7조 원(11.6퍼센트)이 넘게 줄었다(정의당 정책위원회). 이는 교육청들이 영양·사서·상담 교사의 경력 인정을 줄여 임금을 수백만 원에서 2000만 원 가까이 삭감하는 공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최근 대학 등록금 반환 목소리가 커지자 국회 추경 심사 과정에서 관련 예산 2718억 원이 증액됐는데, 이는 교육재정을 이미 대폭 삭감해 놓고 지원을 찔끔 늘린 것에 불과하다. 

3차 추경을 뜯어 보면 일자리 대책은 턱없이 부족하고, 기업들을 아낌없이 지원하면서 노동자들은 공격하는 것들 투성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이것이 “민생 추경”이라고 말한다. 이런 언사가 기만임은 기업들에게 막대한 지원과 규제 완화를 해 주면서 노동자에게는 성과연봉제, 탄력근로제, 노조법 개악 등 공격을 퍼붓는 데에서도 익히 알 수 있다.

정부의 기만을 폭로하며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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