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측이 울산 5공장 조합원 140명을 대량 징계하려 한다. 주말 특근에서 일을 일찍 마친 노동자들이 ‘조기 퇴근’했다는 이유다. 이들 중 징계 시도에 항의한 1명은 이미 해고를 당했고, 또 다른 1명은 정직 1개월을 당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사측과 언론들은 “품질 관리 강화를 위한 현장 분위기 쇄신”을 위해 징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에 문제가 된 일요일 특근에서는 보통 평일 근무에서 발생한 불량 문제를 수정하거나 평일에 미처 못한 일을 마저 한다. 그래서 일이 일찍 끝나는 경우가 잦아 노동자들이 일찍 퇴근하곤 했다고 한다. 

사측이 갑자기 이를 문제삼는 진정한 이유는 노동자들을 더 옥죄고 사측의 현장 통제력을 높이고 생산성 압박을 키우려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19로 경제가 나빠졌고, 현대차도 올해 상반기 수출이 지난해에 비해 30.8퍼센트가 줄었다. 그래서 현대차 사측은 품질 향상을 명분 삼아 노동자들을 더욱 더 쥐어짜 줄어든 이윤을 만회하려고 한다.

이처럼 사측이 노동자들을 단속하려고 해고와 대량징계까지 꺼내 들었는데도,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이하 현대차 노조) 집행부는 비판 한 마디 안 하고 있다. 경제 위기 속의 현장 통제 강화라는 진정한 맥락을 보지 않고, 단지 정해진 퇴근 시간을 어겼으니 어쩔 수 없다는 식인 듯하다.

그러나 노조의 이런 침묵은 사측의 기만 살리고 현장 조합원들을 위축시켜서 계속될 사측의 공격에 맞선 투쟁을 어렵게 만든다.

노사 공동 선언

오히려 노조 집행부는 사측의 품질 향상 압력에 협력하고 있다. 6월 24일 사측과 함께 “품질 향상 코로나19 위기 극복 노사 공동 선언”을 발표하며 “품질 향상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런 협력 선언은 많은 노동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회사는 열악한 근무조건 개선에는 소홀하면서 왜 품질이 나쁘다고 노동자를 탓하냐?”, “노사 선언을 빌미로 노동자 감시하고 불량이라도 나오면 우리를 징계하고 노동강도도 높이려 할 수 있다.”

2월 25일 코로나19 대응 관련 긴급 노사 특별대책협의회 ⓒ출처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노조 집행부는 품질 향상 협력을 선언하면서 그날부터 7월 21일까지 울산 변속기공장 일부와 출고센터·배송센터에서 특별연장근로를 하기로도 합의했다. 일부 차종의 수요가 늘자 노동시간을 주당 8~10시간씩 늘린 것이다.

현대차 노동자들은 그간 오랜 투쟁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했다. 그런데 이렇게 ‘특별한 경우’라거나 ‘일부분에 한해서’라면서 사측이 야금야금 노동시간을 연장하도록 허용하면, 앞으로 사측은 수요에 따라 노동시간을 고무줄처럼 늘리려고 할 것이다. 실제로 사측은 다른 공장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음을 밝혔다.

노조 지도부의 노사 협조주의는 노동자들의 조건과 현장 통제력을 지키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해롭다. 현대차 노조의 전투적 활동가들이 집행부의 노사 협조주의를 비판하면서 기층에서 투쟁을 설득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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