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9일 공무원보수위원회(이하 보수위)는 내년 공무원 임금인상률을 1.3~1.5퍼센트로 결정했다. 정부는 최저임금인상률(1.5퍼센트)에 근거해 공무원 임금을 동결 내지 1.3퍼센트 인상안을 제시했고, 노조 측은 애초 4.4퍼센트 인상안에서 1.5~1.7퍼센트 양보안을 냈다.

공무원노조는 후퇴안을 내놓았음에도 조합원에게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공무원노조는 ‘공무원 평균보수월액 7.5퍼센트 인상’을 요구했다가 별다른 설명 없이 2.8~3.3퍼센트 인상안에 합의한 바 있다.  

결국 올해 보수위는 정부안과 노조안을 절충해 1.3~1.5퍼센트 인상을 결정했다. 공무원 노동자들의 임금이 동결됐던 2010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 인상률이다.

게다가 정부는 지난해 보수위에서 합의한 수당 인상(정액급식비, 직급보조비) 약속조차 이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보수위가 제대로 된 임금 협상 기구인지 되묻고 있다.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쓸모 없는 공무원보수위원회 올해 6월 23일 공무원보수위원회 1차 회의 ⓒ출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양보

공무원노조는 그동안 정부의 일방적 의견이 관철돼 온 ‘공무원보수민관심의위원회’를 해체하고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단체교섭 테이블을 요구해왔다.

문재인 정부는 공무원노조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지난해 노조, 정부, 공익위원 동수로 구성된 ‘공무원보수위원회’를 설치했다. 노·정 동수로 구성된 보수위 설치는 노조의 목소리가 동등하게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 때문에 공무원노조뿐 아니라 공공부문 노동조합 활동가들 사이에 커다란 기대감이 있었다.

보수위에서 결정되는 공무원 임금인상률은 공무원 노동자 110만 명과 공공기관 노동자 41만여 명에게 적용될 뿐 아니라 공공부문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정부·지자체 간의 임금협상에서도 사용된다. 가령, 사용자들은 기본급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공무원 임금인상률을 들이대며 임금 자제를 압박해왔다.  

하지만 지난 2년 간 보수위 경험을 보면, 노동조합이 임금 교섭 권한을 보장받았음에도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오히려 정부는 보수위를 활용해 철밥통 운운하며 고통분담을 강요해왔다.

투쟁이 핵심이다

일각에서는 보수위가 노·정 동수로 구성돼도 정부에 ‘권고’하는 자문기구 수준이니 실질적 교섭기구로 위상을 높이거나 정부 측 교섭위원으로 기획재정부 참가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 2년의 경험은 보수위를 일부 수리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재인 정부는 기업의 이윤을 지켜주기 위해 돈을 쏟아부으며 그 대가는 노동자들이 치르도록 만드는 게 확고한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조는 공공부문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상황과 경제 침체에 따른 위기감이 크기 때문에, 전에 했던 양보마저 도로 뺏으려 한다. 코로나19 방역 대응에 노고가 많다며 공무원 노동자들을 말로는 추켜세웠지만 보상은커녕 임금과 수당을 삭감하려고 한다. 게다가 공무원 해직자 원직복직 약속도 지키지 않고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처분조차 철회하지 않았다.

따라서 임금과 노동조건의 작은 개선조차 투쟁 없이 가능하지 않다. 지난 2년의 보수위 경험은 현장 조합원들의 불만을 조직해 투쟁을 건설하지 않으면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을 쟁취할 수 없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 2년 간 공무원노조 지도부는 조합원들의 불만과 요구를 모아 실질적 투쟁을 소명하지 않은 채, 보수위 협상에 초점을 맞췄고 간부 결의대회 수준의 집회만 했다. 기층 조합원들의 투지를 불러일으키고 투쟁의 근육을 발전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앞으로 경제 위기와 지지율 하락 속에서 문재인 정부는 더욱 노동개악에 박차를 가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맞서 공무원 노동자들의 조건을 지키는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 그런 속에서 ‘철밥통’ 비난 등 각종 이간질과 공격에도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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