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으로 노동자·서민의 생계난이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노동자들의 피해 사례를 제보받아 온 ‘직장갑질119’는 8월 28일 이후 거리두기 수준이 강화되면서 무급휴직·사직 강요(해고) 제보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재확산 흐름을 막기에 역부족인 ‘0.5단계’ 상향 조치였음에도 사용자들은 금세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2차 재난지원금을 하루빨리 지급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이런 요구를 외면하면서 시간을 끌고 있다. 이미 3차 추경에서 가용 재원을 총동원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이자 8월 29일 당 대표로 선출된 이낙연은 선거 기간 동안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선한 후에는 재난지원금 대신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직종별로 지원하는 게 맞다고 했다. 어떻게든 보편 지급을 피하려는 것이다.

또 다른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정부·여당의 선별 지급안을 강하게 비판하며 보편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이 지사는 30만 원 정도는 전 국민에게 100번 지급하는 것도 가능하다고도 말했다.

그러자 경제부총리 홍남기는 “아주 철없는 얘기”라는 미래통합당 의원의 말에 맞장구치며 이 지사를 공개 비판했다가 일부 여당 의원들에게서 문제 제기를 받기도 했다. 여권 내부에서 의견 충돌이 노골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금의 위기 대처 방식에 걸린 이해관계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 준다. 

보험료·대중교통 요금 인상

한편, 8월 27일 정부는 내년 건강보험료 인상률을 2.89퍼센트 높이기로 결정했다. 건강보험 국고 지원은 법정 기준(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퍼센트)보다 한참 모자라게 책정해 놓고 말이다.

8월 27일 건강보험 재정 국가 책임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 ⓒ출처 보건의료노조

문재인 정부 하에서 건강보험료 누적 인상률은 이미 박근혜 정부보다 두 배 이상 높다(박근혜 정부 때 최고 인상률은 1.7퍼센트였다). 경제부총리 홍남기는 고용보험료도 단계적으로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같은 날 정부는 제15차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회의를 열어 노인복지법상 경로우대기준을 현행 65세에서 상향 조정하겠다고도 밝혔다. 1982년 법 개정 이전 기준인 70세로 높아질 거라는 관측이 많다. 이는 지하철 등 공공시설의 운임 할인(무임승차 등) 대상을 대폭 줄이는 동시에, 전반적인 노인 복지를 축소시키고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추는 개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시도 대중교통 승객 감소로 인해 재정 부담이 커졌다며 지하철과 버스 요금 200~300원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정부가 말하는 재정 부담은 대중이 져야 할 책임이 아니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지금까지 600조 원 가까운 금융·재정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국민 전체에 지급된 1차 재난 지원금 재정은 그중 2.5퍼센트에도 못 미친다. 나머지 대부분은 기업주 지원에 쓰였다. 

다시 말해, 정부·여당은 방역 책임(비용)과 기업주에게 퍼주느라 늘어난 재정 부담을 노동자·서민에게 떠넘기려는 것이다.

정말로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무려 301조 원을 투입해 사상 최대 규모의 군비 증강에 나설 계획(“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이다. 9월 1일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21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국방예산은 올해보다 7퍼센트 넘게 증가해 53조 원에 이른다. 1차 재난지원금에 든 돈이 14조여 원이었다는 사실과 비교해 보라.

정부는 내년에 한국판 뉴딜에도 21조 3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인데, 한국판 뉴딜은 그 이름과 달리 친기업적 규제 완화와 저질 일자리 계획이 담긴 신자유주의 정책이다. 이낙연도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혁신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규제를 혁파 또는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업주 지원과 국방비는 늘리면서 재정 적자를 이유로 서민들의 휘어가는 등골을 야금야금 빼먹으려 한다.

경제 위기 시기에 기업주와 정부의 공격에서 노동계급의 삶을 지키려면 더욱 단호하고 강력한 투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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