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8월 26일부터 수도권 초·중·고등학교의 원격수업을 전면 실시하면서 긴급돌봄을 시행했다. 그러나 긴급돌봄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 그 부담과 책임이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특히 교육부의 긴급돌봄 급식 제공 방침은 문제투성이다. 교육부는 제대로 된 준비와 대책도 없이 급식에 관한 모든 책임을 영양사·영양교사들에게 떠넘겼다. 

학교급식 제공 과정은 단순하지 않다. 급식 노동자들이 마트에서 장봐서 하루 만에 뚝딱 급식을 제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학교급식은 초중등교육법, 학교급식법, 식품위생법 등 여러 법적 근거에 의하여 실시하는 단체급식이다. 즉, 집단으로 실시하는 급식은 대량 구매를 통해 비용을 효율화하는 데 맞춰져 있다. 

그리고 단체급식은 식품위생법 규정에 의해 식중독 예방책으로 마트가 아니라 식재료별 전문업체에서 구매해야 한다. 

위생 방침 역행 

그런데 긴급돌봄 급식 대상자는 소규모이고 인원도 시시각각 변한다. 제한된 예산으로 안전한 친환경 급식 재료를 구하는 게 만만치 않다. 

학교급식 중단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 급식 재료 업체들이 이익이 남지 않는다며 소량의 식재료 배송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이 부랴부랴 배송 압박을 넣어 며칠 분량의 식재료를 확보했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다.

그러자 경기도교육청은 2~4일치의 급식 재료를 한꺼번에 납품 받아 보관하고 있다가 사용할 수 있도록 검수기준을 완화했다. ‘당일 납품 당일 사용’ 원칙을 깬 것이다. 위생 방침을 무시하고, 유통기한을 넘긴 식재료가 돌봄 급식 재료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어처구니없게도 이로 인해 식중독 등 사고라도 발생하면 영양사·영양교사들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교육부는 추가 재정 지원을 하지 않고 기존 급식 예산으로 돌봄 급식 비용을 충당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돌봄 인원이 소수인 걸 고려하면 급식 단가를 맞추는 것이 매우 어렵다. 대량으로 식재료를 구입할 수 없어 1인당 급식 단가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기존 학교 급식 수준으로 제공할 시 1인당 최소 7000~8000원이 소요되지만, 경기도교육청은 4500원 정도에 맞추라고 한다. 

그러면 돌봄 급식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존 급식 예산에서 돌봄 급식 비용을 끌어다 써야 하니 학교 급식의 질도 떨어질 게 불 보듯 뻔하다. 

문재인 정부는 돌봄 급식 지원으로 온갖 생색을 내지만, 정작 아이들의 밥값 지원에는 이토록 인색하다. 기업 살리기에는 수백조 원을 쏟아 부으면서 말이다. 

충분한 예산과 인력 확충

교육부의 무책임한 조처로 영양사·영양교사들은 돌봄 급식 예산과 행정 관리, 식재료 공급·관리, 식중독 책임 부담으로 업무량과 스트레스가 폭증했다. 

이미 코로나 위기 속에서 갑작스러운 등교 금지 반복 때문에 영양사·영양교사들의 고충은 켜켜이 쌓여 왔다. 급식 인원수 변동에 따라 식단과 영양량, 작업량, 식재료별 사용량과 예상 가격 산출량 등을 전부 다시 설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영양사·영양교사들은 노동강도를 증대시키는 돌봄 급식 업무에서 벗어나고자 학교가 아니라 지자체로 돌봄을 이관하는 ‘온종일 돌봄교실 특별법안’을 지지하기도 한다.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과연 돌봄의 지자체 이관으로 급식 업무 경감과 양질의 돌봄이 보장될 수 있을까? 

충분한 재정 지원과 인력 충원이 보장되지 않으면, 지자체가 돌봄을 운영해도 학교 노동자들을 쥐어짜는 것은 계속될 수 있다.(관련 기사는 본지 331호에 실린 ‘민간 위탁 확대할 돌봄교실 지자체 이관에 반대한다’를 보시오.) 

또한 지자체 이관은 돌봄을 민간위탁으로 전환하기 위한 수순이다. 이로 인해 더 열악한 조건의 노동자들이 돌봄 업무를 맡는다면, 기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도 하락시키려 할 것이다. 

따라서 양질의 돌봄과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학교 돌봄전담사들을 전일제화‧정규직화하고, 인원을 대폭 늘려 기존 교사와 영양사·영양교사들의 업무를 경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학교 노동자 모두가 단결해 예산과 인력을 충분히 늘리고, 아이들에게 양질의 돌봄과 급식을 제공하라고 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