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이라는 제목의 재난 영화를 보는 것 같다” 미국의 어느 기후학자의 말 ⓒ출처 Thomas Hart(플리커)

인도적·생태적 재앙이 미국 서부 전역을 맹렬하게 휩쓸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 와중에 강풍으로 거세진 산불로 가옥 수천 채가 불타고 최소 25명이 사망했다.

미국 전국부처합동소방센터(NIFC)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화재로 총 약 1만 8200 제곱킬로미터[남한 면적의 약 19퍼센트]가 불탔다.

최악의 피해를 입은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 주뿐 아니라 미국의 다른 9개 주로도 화재가 맹렬하게 번지고 있다.

오리건주에 살던 비어트리스는 아이들을 데리고 간신히 산불을 피했다. 자동차 양 옆에서 불길이 타오르는 무시무시한 상황에서 차를 몰아야 했다.

“모든 것이 사라졌어요. 빈손으로 다시 시작해야 하지만, 그래도 목숨은 건졌죠.”

대피

사람들은 대피소 바깥에 캠핑카나 승용차를 대거나 텐트를 치고 지내고 있다. 그러나 불길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서 화마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타오르고 있을 때도 있다.

피난민인 샘은 이렇게 말했다. “다들 텐트를 사려는 통에 텐트 구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샘은 처음에 갔던 대피소가 불길에 휩싸이게 생겨서 더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야 했다.

오리건 북서부의 작은 마을인 디키 프레리에서 탈출한 샤이엔은 이렇게 말했다. “살면서 가장 두려운 순간이에요. 돌아갈 집이 남아 있는지도 알 수 없어요.”

이는 기후 변화가 직접적으로 야기한 재난이다. 가뭄이 길어지고, 날씨가 갈수록 건조하고 뜨거워져서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지 않으면, 여기서 벌어지는 일이 앞으로 미국 전역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섬은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논쟁은 끝났습니다. 이건 정말로 빌어먹을 기후 비상사태입니다. 실제 상황이고 현실입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 시에서는 가장 인구가 많은 곳들로 불길이 번질 위험 때문에 4만 명이 대피했다.

시애틀, 포틀랜드,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의 공기는 재와 연기로 그득하다. 그 도시들은 주황색 스모그로 뒤덮였다.

현재 포틀랜드·시애틀·샌프란시스코의 대기질은 세계에서 가장 나쁘며, 로스앤젤레스는 일곱 번째로 나쁘다.

소방 당국은 화재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고, 서로 다른 불길이 합쳐지자 불길을 따라잡느라 분투하고 있다.

산불 진압의 최전선에 투입된 소방관 중에는 수감자들이 상당수 있는데, 이들은 그 일을 하고도 쥐꼬리만한 보수밖에 받지 못한다.

워싱턴 주지사 제이 인즐리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천재지변이 아닙니다. 우리가 워싱턴주의 기후를 극적으로 변화시킨 탓입니다.”

이 화재는 지난 1월 호주를 불태운 산불처럼 이전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올해 캘리포니아주에서 난 산불들은 피해 면적이 약 1만 2000 제곱킬로미터에 달해 최대 기록을 경신했고, 서로 합쳐져서 진압이 어려운 거대한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주 오리건주에서는 단 7일만에 연평균의 약 두 배에 달하는 피해를 냈다.

산불이 점점 심해지는 이유가 있다.

세계 연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던 10개 연도 중 9개 연도는 2005년 이후였고, 이는 사람들과 환경에 파괴적 영향을 미쳤다.

이미 기후 위기가 진행 중인 것이다.

기후 혼돈이 모든 대륙을 휩쓸 것이라는 점은 이제 이론적 쟁점이 아니다. 문제는 사회가 이 거대한 위험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이다.

기후 위기를 일으킨 것은 바로 화석 연료 경제를 발전시킨 자본주의다.

큰 화재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 것은 극소수의 이익을 보호하는 이 체제다.

이 기후 비상 사태를 극복하려면 이런 사태를 낳은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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