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틀랜드 현지 소식:
단결과 조직화로 극우 ‘프라우드 보이스’ 물리치다
〈노동자 연대〉 구독
5월 말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이 분출한 이래, 오리건주(州) 포틀랜드에서는 거의 매일같이 시위가 벌어졌고, 미국에서 손꼽히게 치열한 투쟁의 현장이 됐다.
경찰의 거듭되는 폭력 진압에도 시위는 계속됐고, 7월에는 트럼프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을 꺾으려 포틀랜드를 표적 삼아 연방 병력을 투입하기도 했다. 이때도 시위대는 불굴의 투쟁으로 트럼프의 공격을 물리쳤다.
한편, 강경 우익과 극우도 포틀랜드를 겨냥해 집중 행동을 벌여 왔다. 이에 맞서면서 포틀랜드의 인종차별 반대 운동은 중요한 발전을 겪고 있다.
9월 26일 포틀랜드에서는 극우 ‘프라우드 보이스’의 집회에 맞서 그 10배가 넘는 규모의 맞불 집회가 벌어졌는데, 미국 마르크스주의 단체 ‘마르크스21’ 회원 숀 커밍이 그 소식을 전한다.
9월 26일 오리건주
반
파시스트들은 오랫동안 포틀랜드를 폭력을 휘두르고 조직화하는 표적으로 삼아 왔다.
1980년대에는 나치 폭력배들이 포틀랜드 거리를 누볐다. 1988년에 이들은 에티오피아 유학생 물루게타 세라우를 살해했다. 2017년에는 제러미 크리스천이 광역경전철 안에서 리키 베스트와 탈리신 남카이-메체를 살해했다. 두 사람은 크리스천이 두 소녀에게 인종차별적 욕설을 내뱉는 것을 제지하다가 살해당했다. 크리스천은 극우 폭력 조직 ‘애국기도회’ 모임의 열성 참가자이자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였다.
포틀랜드에서 100일 넘게 벌어지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는 국가뿐 아니라 극우의 반격에도 직면해 왔다. 불과 한 달 전에 파시스트 동조자로 알려진 사람들이 시위대에 파이프 폭탄을 던졌다.
이후 전개된 상황은 기이하고 섬뜩하다. 8월 29일에 ‘애국기도회’ 회원 애런 대니얼슨이 도심에서 총에 맞아 죽었다.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경찰과 연방수사국
트럼프는 불길에 기름을 부었다. 트럼프는 레이노엘을 사살한 것이 “적절한 응징”이었다고 했다. 그동안 포틀랜드 시 당국, 오리건주 주지사, 포틀랜드 시장은 파시스트를 막을 조처를 일절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포틀랜드 시경은 파시스트들의 시위에 도움을 줘 왔다.
이런 배경 때문에 포틀랜드의 활동가·조직자들과 지역 사회 전체가 9월 26일에 파시스트들이 포틀랜드로 대거 몰려올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집회 전에 유출된 “오리건 애국자 연합”의 온라인 채팅 내용을 보면 이들은 참가자들에게 무기·탄약 소지를 권장하고 폭력을 예고·조장했다.
이날 반
“최근 사건들과 카일 리튼하우스
집회 조직에 참가한 미국 민주사회당
집회 참가자 다수는 ‘흑인 목숨을 위한 투쟁’을 반
미국그리스도연합교회
“지난 4년 동안 혐오 단체들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이 단체들은 제 1의 국내 테러 위협이에요.
“‘프라우드 보이스’가 아무런 반대 없이 포틀랜드에 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견딜 수가 없어요. 포틀랜드의 멋진 점 중 하나는 공동체 의식입니다. 저희 교회가 함께 하는 신앙 공동체 소속 목사들과 랍비들은 110일이 넘는 내내 시위에 참가해 왔죠.
“극우에 맞서 포틀랜드 주민 전체가 단결하고 있음을 알리는 게 중요합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극소수 ‘안티파’가 아니에요. 그런 왜곡이 많지만 말이죠.
“여기 모인 사람들은 이 체제가 고장났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의, 실로 광범한 연합입니다.”
연단에서 연사들은 인종차별에 맞서 ‘흑인 목숨을 위해’ 싸우려면 파시즘에 맞서야 하고, 파시즘에 맞서려면 흑인 목숨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분명하게 주장했다.
‘엄마 장벽’ 조직자 디메트리아 헤스터는 브레오나 테일러를 위해 잠시 묵념을 호소했다. 인권 변호사이자 활동가인 후안 차베스는 “인종차별이 나치를 부채질한다”고 연설했다. 음악가이자 활동가인 마이크 크렌쇼는 포틀랜드시 경찰을
신생 단체 ‘흑인 목숨을 지키고 파시즘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조직자 로라 와들린은 노동조합 운동에서 경찰노조를 쫓아내고 노동조합 내에서 반
“노동조합은 백인 국가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합니다. 노동조합은 인종·젠더·종교·국적을 초월해 계급 연대를 고무하기 때문입니다.
“노동조합은 반
이번 집회에 여러 노동조합 현수막이 나부끼고 많은 노동조합원이 참가한 것은 이곳 포틀랜드에서 벌어지는 반
북서태평양목수노조
‘흑인 목숨을 지키고 파시즘에 맞서는 노동자들’ 활동가 제이미 패트리지는 작업장에서 노동계급 저항을 건설할 필요성에 관해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의 언사가 너무 노골적으로 백인 우월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이어서, 파시스트 운동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그에 맞선 저항도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노동조합으로 번질 수밖에 없습니다. 온갖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 연대체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아직 지도부가 참여하지 않은 노조의 평조합원들도 오고 있어요. 우리가 현장 조합원들을 조직하는 데에 필요한 일을 한다면,
9월 29일 밤 제1차 대선 TV 토론에서 트럼프는 극우 폭력을 규탄하기를 거부했다. 오히려 트럼프는 전국을 공포에 떨게 하려는 파시스트 폭력 조직들에 지지 메시지를 보냈다. ‘프라우드 보이스’에 관해 직접적으로 질문을 받자 트럼프는 “물러서서 대기하라”고 했다. 9월 26일에 보인 초라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파시스트들은 트럼프의 노골적인 격려에 더한층 대담해졌다.
지금까지 포틀랜드에 파시스트가 기반을 구축하지 못한 것은 분명하지만, 트럼프의 발언은 오늘날 삼중의 위기
26일 성공적으로 열린 맞불 집회가 주는 교훈은, 많은 사람들을 거리로 모을 수 있는 단결된 행동과 조직을 건설하는 것이야말로 파시즘뿐 아니라 트럼프 정부에 맞선 저항을 건설하는 데에서 핵심이라는 것이다. 국가의 보호를 기대하거나 법률적 해법이 제시되기를 바라는 것은 해답이 못 된다. 외려 역효과를 낳기 십상이다. ‘흑인 목숨을 위한 투쟁’과 조직 노동계급의 힘을 연결하는 것이야말로 해결책이다.
26일 여기 포틀랜드에서 우리는 그 과정에서 한 발 전진했다. 트럼프가 극우를 고무하는 것이 우리 운동에게 후퇴가 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오늘날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