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지나고 교사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교육부가 또다시 언론을 통해 각 학교에 변경된 수업 방식을 명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월에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으로 3월에 정상적인 개학이 어렵다는 것은 교사들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교육부는 3월 내내 언론을 통해 휴업 명령만 내릴 뿐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제대로 된 준비는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3월 말에 급작스레 온라인 개학을 한다고 발표하자 교직원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한 학년만 접속해도 버벅거리는 e학습터와 EBS 교육방송의 협조 정도만 준비한 채 개별 학교에 온라인으로 개학하라고 명령한 것이다.

정부는 제대로 된 지원도 없이 교직원들에게 책임 떠넘기기만 하고 있다 4월 9일 온라인 수업 중인 서울의 한 고등학교 ⓒ조승진

한국의 교육 과정은 대면 수업에 맞춰져 있다. 전국의 교사 어느 누구도 온라인으로 교육하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4학년 때 각도기를 써서 그려 보며 ‘각’에 대한 개념을 배우는데, 이를 온라인 수업으로 하려면 학생들에게 각도기를 하나씩 마련하게 하는 것부터 어려움이 크다. 교육 과정을 바꾼다는 것은 쉽게 표현하면 ‘교과서를 새로 쓴다’는 것인데, 국가적으로 3~4년은 준비해야 가능한 일이다.

교육부가 사실상 아무런 대책 없이 온라인 수업을 명령했기 때문에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을 ‘법정 수업일수를 채우기 위한 임기응변’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5월 초에 교육부는 또다시 별 준비 없이 등교를 명령했다. 온라인 수업을 하느라 PD, 크리에이터, 콜센터 구실을 동시에 해야 했던 교사들에게 방역 전문가 구실이 더해졌다. 2주 단위로 찔끔찔끔 온라인 수업 연장을 명령하는 바람에 일선 학교들은 온라인 수업도, 대면 수업도 제대로 준비할 수 없었는데, 이제 마스크 두 장 나눠 주고는 방역 전문가가 되라고 명령한 것이다.

방역 지침을 따르자면 한 교실에는 학생이 16명 정도만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학교의 현실은 김대중 정부 시절에 정한 ‘학급당 학생 수 35명 이하’가 기준이다. 등교한 학생들은 친구와 대화를 하지도, 물을 마시지도 못했다. 게다가 3주 만에 등교하니 밀린 시험을 미친 듯이 봐야 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임기응변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온라인 수업이 길어지면서 학습 격차가 커지는 것도 큰 문제다. 가정 내에서 돌봄이 부족한 경우 온라인 출석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늦잠을 자거나 모니터 앞에서 잠시 한눈을 파는 등 사소한 사례도 있지만 가끔 아동학대 수준의 ‘방치’도 있다. 스마트 기기가 없거나 무선 데이터가 부족해서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참여해도 내용을 제대로 못 보는 학생도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 교사들은 올해 학습 결손이 심각할 것으로 예측한다.

교육부는 학습 격차를 완화해야 한다며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지시했다. 그러나 온라인 수업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출석시킬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쌍방향 수업이 큰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금 교육부는 임기응변으로 온라인 수업이냐 등교냐를 결정하면서 학사 일정을 채우려고만 할 게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새로운 상황에 맞춰 제대로 된 교육이 가능하도록 사람과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

온라인 수업은 교사가 하더라도 영상·방송 기기와 프로그램을 다룰 직원이 필요하다. 원격으로 학생을 모니터하고 필요할 경우 직접 찾아갈 돌봄 노동자도 필요하다. 제대로 된 학습 지원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적절한 스마트 기기와 무선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코로나19가 잦아들었을 때 등교 수업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작은 학교 통폐합 정책을 폐기하고, 학교의 밀집도를 낮춰야 한다. 즉, 오랫동안 요구돼 온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추진하고, 이를 위해 교직원을 획기적으로 확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