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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이 감옥에서 보낸 편지

다함께 동지들 반갑습니다.

9월 8일 동지들의 엽서 잘 받았습니다. 참으로 과분한 선물입니다.

지난 9월 5일 부산 지검에 내 발로 걸어 들어가 수갑 차고 포승에 묶여 부산교도소에 도착하여 별 일 없이 내 독거방에 입방하였습니다.

비록 형 집행정지로 나갔지만 아버님의 임종은커녕 장례도 모시지 못한 죄스러움이야 평생의 원죄로 가슴을 아프게 하겠지만 지금 교도소에 들어와서도 동지들과 동료들에게 감사의 글을 쓰기도 부끄러웠습니다.

지난 감옥살이 동안 만해도 삼성 족벌과 이를 둘러싼 정치모리배, 사법 권력과 언론, 어용 지식인들에 대한 냉랭한 분노와 절망과 좌절이 항시 같이 있었고, 거대 공룡 삼성 족벌과 맞서 싸우다 구속되어 갇혀 있는 수형복을 입은 나의 모습은 패배자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감옥살이의 숨통을 고대 '다함께' 동지들이 2005년 5월 2일 단숨에 뚫어 주었습니다.

이후 동지들이 주최한 '전쟁과 변혁의 시대'라는 화두의 행사를 이해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거대한 천민자본, 삼성 족벌과 싸우다 구속되어 교도소에 갇혀 있는 나 하나의 노동자가 있음이 곧 자존심이라는 자랑스러움이 있습니다.

나의 감옥살이는 삼성 족벌의 코를 꿰고 있는 싸움, 즉 투쟁 그 자체라는 것과 지금 세상에 반한 새로운 세상에 대한 변화와 희망이라는 것입니다.

동지들 엽서 감사합니다.

나와 동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남부럽지 않은 수감 생활을 하고자 합니다.

동지들의 건투를 빕니다.

2005년 9월 11일
부산교도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