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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종차별 반대 투쟁:
필라델피아 경찰의 흑인 살해 규탄하며 투쟁 분출하다

10월 26일 미국 펜실베니아주(州) 필라델피아에서 경찰이 27세 흑인 청년 월터 월리스를 사살했다. 이를 규탄하며 이틀 연이어 전투적인 대중 시위가 벌어졌다.

미국 대선을 얼마 안 남기고 핵심 경합주에서 항쟁이 분출한 것이다.

시위대는 월터 월리스의 이름을 외치며 경찰에 돌멩이·전구·벽돌을 던졌다.

주정부와 시정부의 요청으로 펜실베니아 주방위군 수백 명이 투입돼, 10월 30일부터 필라델피아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올해 5월부터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촉발된 시위가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번 시위도 더 큰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의 일부다.

10월 27일에는 91명이 체포됐고, 상점들이 박살났고, 경찰차 다섯 대가 파괴됐다.

월터 월리스의 어머니는 경찰에게 월리스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아랑곳 않고 월리스에게 총을 여러 발 쐈다. 월리스는 경찰차로 병원에 실려간 지 얼마 안 돼 사망했다.

월터 월리스의 삼촌 로드니 에버렛은 월리스가 “심성이 고운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월터의 삶이 이렇게 끝나다니...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뭔가 잘못됐어요. 정말 뭔가 잘못됐다니까요. 그 애는 경찰에 의해 죽어야 할 이유가 없었어요.

“더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탄압이 강화될 듯하다. 필라델피아에는 오후 9시 이후 통행 금지령이 내려져 있다.

분노

시위대는 백인 경찰이 흑인들을 살해하도록 내버려 두는 현 체제에 항의하며 거리에서 소리를 높였다.

시위대는 선출된 정치인들에게 크게 실망했다. 민주당 소속 필라델피아 시장 짐 케니는 경찰이 월리스를 사살하는 영상을 두고 “답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를 제기한다”고 했다.

케니는 흑인들이 “체계적 인종차별”을 당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트위터에 “필라델피아의 평화를 촉구하는 데에 함께하겠다”고 썼다.

이런 부정직한 대응이 그동안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을 부채질해 왔고, 이제 이 운동은 미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됐다.

월리스를 살해한 경찰들은 파면은커녕 정직도 되지 않았고, 조사를 앞두고 내근직으로 전환됐다.

경찰노동조합은 이 경찰들이 “직무를 수행하고 지역사회를 안전하게 지켰다는 이유로 악마화되고 있다”며 이들을 옹호했다.

필라델피아 경찰공제조합(FOP) 5지부의 존 맥네스비는 월리스를 살해한 경찰들이 “총격 사망 현장의 경험으로 트라우마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대변인 논평도 윌리스를 살해한 경찰관들을 옹호했다. “폭도가 설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법집행기관을 당당하게 지지하며, 요청만 해 준다면 폭동을 끝장내기 위해 연방정부 병력을 전격적으로 투입할 태세가 돼 있다.”

트럼프의 반응은 훨씬 더 악랄했다.

트럼프는 10월 28일 애리조나주 유세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을 탓했다.

“어제[27일] 밤 폭도와 바이든 지지자들이 필라델피아를 뒤집어엎었다.

“모조리 바이든 지지자들이었다. 하지만 바이든은 그들을 돌려보내는 말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바이든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에 대한 어떤 지지도 표하지 않았다. 28일 바이든은 필라델피아 시위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약탈과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어떤 경우에도 말이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때 펜실베니아주에서 승리했고, 이번 대선에서도 펜실베니아주 주민들의 안전을 지킬 “법질서 수호” 후보를 자처해 왔다.

그러나 걸핏하면 총을 쏘는 인종차별적 경찰에게 책임을 물리고 사람들을 더 많은 폭력으로부터 지킬 수 있는 것은 운동이다. 트럼프나 바이든, 또는 그들이 대변하려는 체제가 아니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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