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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반독재 투쟁:
항쟁이 중대한 기로에 놓이다

루카셴코 퇴진을 요구하며 10월 25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거리로 나온 10만 명의 시위대 ⓒ출처 Homoatrox

항쟁 지도부가 선언한 총파업이 교착상태를 끝내는 데 실패하면서 벨라루스 대통령 루카셴코에 맞선 항쟁이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10월 25일 약 10만 명의 시위대가 수도 민스크의 거리에 나섰다. 루카셴코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 최후통첩”의 시한이 되기 전날이었다. [10월 28일 현재] 벨라루스에서는 8월 부정선거로 촉발된 대중 저항이 12주째 이어지고 있다.

야당 지도자인 스베틀라나 치하놉스카야는 10월 25일까지 루카셴코가 사임하지 않으면 “모든 기업이 파업에 들어갈 것이며 모든 도로가 봉쇄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이튿날 수많은 시위대가 더 악랄해진 경찰 폭력과 탄압에 용감히 맞섰다.

현재 투쟁의 최전선에는 학생들이 있으며 이들은 민스크에 있는 대학들에서 동맹휴학과 시위를 벌였다. 또한 민스크트랙터공장, 벨라루스칼리 탄산칼슘 광산, 그로드노아조트 석유화학단지 등의 기업들에서도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저항은 지난 8월처럼 수십여 국영기업에서 일어나지는 못했다. 보도들을 보면 노동자들이 행동에 돌입한 곳에서도 그 행동들은 불균등하고 지속적이지 않았으며 생산에 중대한 타격을 미치지 못한 듯하다.

이런 미약해진 행동들은 8월 파업 이후 몇 주 동안 노동자 조직들을 겨냥한 국가 탄압에 따른 결과였다. 몇몇 파업 위원회 지도자들은 여전히 감옥에 있고 다른 이들은 해외로 도피할 수밖에 없었다.

탄압은 26일에도 계속됐다. 26일 그로드노아조트로 경찰이 밀고 들어와 파업을 하려는 100여 명의 노동자들을 체포했다.

여러 사업체들이 문을 닫았고 거기서 일하는 일부 노동자들은 시위에 함께하는 것으로 휴일을 보냈다. 그러나 작은 사업체들이 하루 문을 안 여는 것과 노동자들이 집단적 행동으로 이윤을 멈추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반격할 조짐은 여전히 있다. 그들의 잠재력을 보여 주는 조짐도 있다.

벨라루스칼리 파업위원회는 민스크의 코즐로프 전기부품회사 여러 공장들의 가동이 중단된 모습을 담은 사진을 인터넷 메신저로 공유했다. 파업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16번과 6번 공장 두 곳이 파업 중이다.”

“여기를 멈추면 전체 공장, 즉 3000명의 작업이 중지된다.

“이 회사의 이윤은 주로 변압기 판매에서 나온다. 변압기는 본체에 코어를 넣어 만든다. 본체 없이는 변압기도 만들 수 없다.

“본체는 16번 공장에서 40~50명의 고도로 숙련된 노동자들이 생산한다. 그런데 이들이 파업에 동참한 것이다. 6번 공장에서 일하는 핵심 노동자들의 수도 30~40명으로 비슷한데 여기도 상황이 비슷하다.

파업위원회에 따르면, 노동자 약 30~40 퍼센트만이 작업장에 남았고 나머지 노동자들은 “병가를 내거나 손해를 무릅쓰고 휴무에 들어갔다.” 사장들이 터키에서 부품을 들여오고 주동자들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위협하는 바람에 남아 있는 노동자들도 “가능한 한 최소한의 일만 하고 있다.”

행동이 확산돼야

이런 상황은 사장들을 곤경에 처하게 할 수 있다. “전체 공장의 작동이 16번과 6번” 공장에서 찍어 내는 제품들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노동자들이 받는 압력 또한 매우 상당하다.” 그들에게는 행동의 확산이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루카셴코와 항쟁 사이의 교착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치하놉스카야와 자유주의 야당들은 유럽 통치자들의 환심을 사려 하고, 루카셴코는 러시아의 도움으로 저항을 헤쳐나가려 한다.

그러나 서방도 러시아도 벨라루스 노동자들의 편이 아니다. 어느 쪽에서도 민주주의나 사회 정의를 기대할 수 없다.

벨라루스 자유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위선적인 서방 지도자들은 몇 달 전 까지만 해도 루카셴코 정권과 기꺼이 협력하려 했다.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벨라루스 국가 폭력을 규탄했지만 그는 극심한 경찰폭력으로 노란조끼 운동을 진압하려 했다.

신자유주의적인 유럽연합은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독립 국민투표를 중단시키려고 치안수비대 폭력배들을 풀었을 때 스페인 정부를 지지했다.

한편 못 미더운 동맹 루카셴코에 대한 푸틴의 인내심이 점점 바닥나고 있다.

루카셴코 정권이 푸틴의 도움으로 살아남는다면, 푸틴은 러시아 제국주의의 이해관계에 맞게 벨라루스 자본주의를 구조조정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수년간 러시아 자본가들은 대규모 민영화를 통해 벨라루스 국영 자산들을 손에 넣고 싶어했다.

다시 대규모 파업에 돌입해야 루카셴코 정권을 무너뜨리고, 서방도 러시아도 아닌 대안을 쟁취할 힘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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