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소련 붕괴 즈음에 독립한 두 국가로 카스피해와 터키 사이에 위치해 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놓고 분쟁 중이다. 이 지역은 아제르바이잔 영토에 속하지만 아르메니아인이 다수이고 1990년대 이래로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해 왔다.
올해 9월 여기서 수년 만에 가장 큰 군사적 충돌이 벌어졌고, 아제르바이잔은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일부 주요 도시들을 탈환했는데 이 과정에서 터키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관련 기사 본지 337호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충돌: 국가 간 경쟁이 전쟁 위기로 이어지다’). 러시아가 개입해 11월 9일에 휴전이 성사됐다. 
터키와 러시아는 카스피해의 천연가스를 유럽에 수출하는 문제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서로 경쟁하고 있다. 

다음은 11월 14일, 터키와 러시아의 사회주의자들이 발표한 공동성명이다.


아르메니아는 라츤 회랑 지역에서 터키의 지원을 받는 아제르바이잔군에 패배하고 슈샤[아르메니아명은 슈시]시(市)를 잃고서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아제르바이잔군은 슈시에 근거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는데, 슈시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는 나고르노-카라바흐공화국의 수도인 스테파나케르트시(市)가 있다. 아제르바이잔이 라츤 회랑을 지배하고 아르메니아의 패배는 시간문제로 보였다. 

이때 러시아가 카라바흐의 소요 사태, 슈시의 함락, 스테파나케르트의 함락 위험을 내세워 개입했고 터키와 아제르바이잔은 이에 맞설 수 없었다. 러시아는 전쟁 당사국들 사이에서 자신을 평화 “보증인”으로 내세워 왔지만, 이전의 여러 경우와 마찬가지로 러시아 “평화 유지군”은 점령군으로 봐야 한다. 러시아가 양국의 충돌 완화를 빌미로 아제르바이잔 일부 지역을 점령하게 된 것이고 이를 통해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모두에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될 것이다. 

[터키 대통령] 에르도안으로서는 푸틴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필요가 없다. 터키는 지역 강국이 되길 지향하지만, 러시아 제국주의를 뛰어넘을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터키는 아제르바이잔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끊임없이 키우려 할 것이며, 이 지역을 차지하려는 완만하고 느릿느릿한 제국주의적 분투가 시작될 것이다. 

터키에게 카라바흐 지역을 통제하는 것은 러시아에 맞대응하는 것뿐 아니라 카스피해로 가는 통로를 확보하고, 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 가스를 유럽에 수출할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터키의 첫째 과제는 이미 해결됐지만[아제르바이잔-조지아-터키를 거치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했다], 러시아가 대놓고 반대하고 있어서 둘째 과제를 완수하는 데는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 지역에서 러시아의 이익은 가스 수출 경쟁을 막는 데 있다. 러시아는 천연자원 시장에서 손실을 보면 경제적 재앙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 속한] 엘리예프 일가는 권력을 지키고 자신들의 불안정한 사회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 “작은 전쟁 승리”가 필요했다. 그들은 국내 정치 문제에서 사회 내에 상당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악명 높은 사회 “안정성”[을 위한 권위주의 통치 강화]에 도박을 걸었기 때문이다. 

현재 터키 영토와 아제르바이잔이 차지한 땅에는 수많은 아르메니아인들이 있다. 그들에 대한 어떠한 폭력도 용납할 수 없고, 어떠한 형태의 인종차별과 배외주의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20세기 초 아르메니아인들이 겪었던 비극[터키에 의한 학살]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만약 그런 일이 되풀이된다면, 새로운 전쟁과 보복 폭력이 일어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러시아와 터키의 국제사회주의자들인 우리는 제국주의와 아류 제국주의 국가들이 캅카스 민족들의 문제에 간섭하는 것에 반대한다. 모든 외국 군대는 카라바흐 지역을 떠나야 한다. 캅카스 지역의 민족들은 민족 간 문제를 그들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그들의 상태를 대신 결정하고 그들의 선택에 영향을 끼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이 지역의 국가들의 정치적·경제적 독립이 신장돼야 하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들 민족의 운명을 마음대로 처분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자본가 권력 타도를 통해서만 민족 간 평화와 우애를 이룰 수 있으며, 노동계급 권력만이 극단적 민족주의와 애국주의에 기반한 민족 갈등을 극복할 올바른 길을 보여 줄 수 있다. 

혁명적사회주의노동자당(터키)

사회주의경향(러시아)

 

ⓒ제작 <노동자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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