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정규직 공무원들의 임금과 각종 수당을 빼앗았을 뿐 아니라 ‘수당 부당수령’ 운운하며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그간 정부는 차별받는 비정규직 처지를 내세우며 정규직 공무원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비난하고 공격했지만, 실제로는 비정규직인 임기제공무원들도 공격해 왔다.

우선, 공무원법은 한시적 사업에 한해 임기제공무원을 사용하도록 한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과 기관장들은 상시 업무에 임기제공무원을 사용하고 직무 가치를 낮게 평가해 저임금과 낮은 처우를 당연시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정부는 임기제공무원의 고용과 근무조건을 지방자치단체장의 재량에 맡겨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는 지자체들과 함께 고용불안과 차별을 부추기고 있다.

임기제 9급(시간선택제임기제 마급)은 공무원 보수 규정(대통령령)에 연봉 하한액이 없다. 그러다 보니 지자체들은 임기제 공무원의 다수를 차지하는 임기제 9급과 시간선택제임기제 마급에게 얼마든지 기본급을 낮게 책정할 수 있다. 그래서 임기제공무원으로 10년 경력이 있어도 신규채용 과정을 거치면 연봉은 1년차다.

전국공무원노조 서울지역본부 비정규직 공무원 소식지

같은 시간, 같은 업무를 하는 임기제공무원이더라도 소속 기관에 따라 기본연봉, 수당이 동일하지 않다. 출장 여비의 경우 출장 일수만큼 여비를 지급하는 구청이 있는가 하면 정액으로 지급하는 구청도 있다. 심지어 한 푼도 안 주는 구청도 있다.

“우리는 매달 22일 정도 출장을 나가는 데 출장 여비는 13만 원만 받고 있어요. 출장 일수만큼 지급해야 마땅해요.”(마포구 주차단속 시간선택제임기제공무원)

임기제공무원에게만 지급하지 않는 수당도 있다. 보건소에서 환자 이송업무를 하는 시간선택제임기제공무원은 같이 근무하는 정규직 공무원이 받는 위험근무수당을 받지 못한다. 임기제공무원은 수당이 연봉에 포함돼 있다는 이유다. 그러나 대다수 임기제공무원들은 “실제 그렇다면 얼마가 기본급이고 수당은 얼마인지 구분해줬으면 좋겠다”고 항의한다. 이런 구분도 밝히지 못하면서 ‘연봉 포함’ 운운하는 건 수당을 안 주려는 변명일 뿐이다. 수당 차별의 부당함을 임금 체계의 ‘다름’으로 포장할 순 없다.   

비용 절감

강남구 CCTV관제업무 시간선택제임기제공무원들은 365일 주야 교대근무를 하고 있지만 야간 수당, 휴일 수당을 받지 못한다. 서울소재 경기지역ㅇㅇ장학관 시간선택제임기제공무원도 365일 상시 교대근무를 하지만 휴일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또는 기관장이 ‘현업’(365일 상시업무) 지정을 하면 야간, 휴일 수당을 받을 수 있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임기제공무원을 활용해 수당을 주지 않는다.

심지어 나주시청 소속 한시임기제공무원들은 1년 이상 받아왔던 특수직무수당을 10월 월급에서 한꺼번에 환수당했다. 한시임기제는 특수직무수당 지급대상이 아닌데 잘못 지급돼 왔다는 것이다. 한시임기제공무원은 휴직 공무원을 대체해 주 15시간~35시간 근무하고 최대 1년 6개월 이내로 임용된 임기제공무원이다. 주35시간 일하는 한시임기제공무원의 월급은 고작 145만 원이다. 이들은 대체 인력이라는 이유로 명절 수당도 없다.

이렇듯 정부와 지자체는 비용절감을 위해 비정규직을 사용하고 이들의 수당까지 빼앗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정규직 공무원을 철밥통 운운하며 비난하는 것은 역겨울 따름이다.

최근 공무원노조 마포구지부는 시간선택제임기제 주차단속원들을 조직해 그들의 불만을 듣고 개선을 위해 부구청장 면담을 요구하며 연대하고 있다. 한 구청의 사례지만 더 많은 곳에서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가 절실하다.

무엇보다 공무원노조가 정규직 공무원들의 임금과 수당을 지키는데 나서는 것과 함께 비정규직인 임기제공무원들의 임금과 수당, 처우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연대하는 게 필요하다.

그래야 정부가 정규직 공무원들을 공격하며 이간질하는 것에 효과적으로 맞서며 단결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