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빈의 타협으로 노동당 내 좌파적 당원들은 우파로부터 더 많은 공격에 노출될 것이다 ⓒ출처 Wikimedia

제러미 코빈은 이스라엘 비판을 침묵시키려는 우파의 시도에 또다시 후퇴한 뒤 노동당에 복당했다. 

코빈의 당원 자격 정지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그러나 코빈의 후퇴에 고무돼 우파는 더 가차없이 그를 당에서 몰아내고 좌파를 박살 내려할 것이다.

지난 17일 노동당 전국집행위원회 심리위원회는 코빈의 당원 자격을 회복시키기로 합의했다. 코빈이 “공식 경고” 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린다. 

심리 전에 코빈은 일부 우파들이 자신에게 유대인 혐오라는 죄목을 뒤집어씌우는 것에 물러서는 성명을 발표했다.

애초에 코빈이 당원 자격을 정지당한 것은 당내 유대인 혐오의 규모가 “정치적 이유로 극적으로 과장됐다”라고 (올바르게) 말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발언은 평등인권위원회(EHRC) 보고서에 대한 응답이었다. 이 보고서는 코빈 지도부가 유대인 혐오와 관련한 부당 행위들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코빈의 팔레스타인 지지가 유대인 혐오를 조장한다는 우파의 주장에 힘을 실어 주었고, 이스라엘을 비판할 권리를 제약하는 권고를 내놓았다.

노동당 내 좌파와 코빈 지지자들은 코빈의 복당을 승리로 치켜세웠다. 그들은 노동당 대표 키어 스타머가 잘못을 시인했으며 이것이 자신들의 항의 운동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8일 스타머는 코빈에게 원내 노동당 복귀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에 따라 코빈은 무소속 의원으로 간주된다.] 

“평등인권위원회 보고서에 대한 제러미 코빈의 행태는 유대인 혐오 문제에 잘 대처할 능력이 노동당에게 있다는 신뢰와 확신을 회복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방해하고 지체시켰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제러미 코빈에게 원내 당 복귀를 허락하지 않기로 했다.” 

전국집행위원회 심리위원회는 코빈을 복당시키면서 코빈에게 “[노동당의] 가치에 대한 상기”를 통지했다. 입을 다물라는 사실상의 경고다. 코빈은 이에 따르겠다고 시사했다.

노동당 우파 집단들과 ‘유대인 혐오 반대 운동’과 같은 단체들은 코빈의 복당에 격분했다. 그들은 코빈이 영구 제명되길 원했다. 

복당 직전에 발표한 코빈의 성명은 사과를 표명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유대인 혐오적이라는 비방은 좌파 정치를 폄훼하려는 우파의 의도적인 시도라는 주장을 암묵적으로 포기했다. 

코빈은 이렇게 말했다. “유대인 혐오에 대한 우려는 ‘과장’도 ‘침소봉대’도 아닙니다. 제가 하려던 말은 노동당원 압도 다수가 유대인 혐오에 철저히 반대하는 열성적인 인종차별 반대자였고 지금도 그렇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원래 코빈이 하려던 말은 그게 아니었다. 그가 당원 자격을 정지당한 이유도 그게 아니었다.

원래 코빈이 했던 말은 노동당 내 유대인 혐오의 규모가 정치적 이유로 과장됐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제 복당을 위해 그 주장을 접었다. 좌파 의원들과 일부 노동조합 지도자들이 부추긴 것이었다. 

요구 

코빈의 당원 자격이 정지됐을 때 몇몇 노조 지도자들과 의원들이 그의 복당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들은 우파에 맞서기보다 “단결”에 호소했고, 평등인권위원회 보고서의 논거를 수용했다. 

이들은 코빈에 대한 공격을 좌파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로 규정하고 정면 대결을 하기보다 우파와 합의하려 했다.  

〈레이버리스트〉의 보도를 보면, 노동당 의원 존 트리켓과 유나이트[Unite, 운수일반노동조합, 영국 최대 노동조합] 사무총장 렌 맥클러스키가 이 “분쟁을 해소하고 코빈 전 대표가 당으로 돌아갈 길을 만들기 위해 막후에서” 작업했다고 한다. 

그 결과 우파와 정면으로 맞서지 않도록 신중하게 단어를 골라서 쓴 성명이 발표됐다. 

유대인 혐오라는 비난은 좌파 정치에 대한 공공연한 공격이다. 이런 공격을 하는 자들은 좌파 정치, 특히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것이 유대 민족에 대한 증오에 기초를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을 하는 자들은 이스라엘이 유대인 정체성의 불가결한 일부인양 주장하며, 그래서 이스라엘을 겨냥한 비판을 유대 민족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한다.

지난 16일 영국의 친(親)이스라엘 언론 〈주이시 크로니클〉 보도를 보면, 노동당은 새 전국집행위원인 제마 볼턴에게 제기된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아파르트헤이트* 국가”라고 칭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제마 볼턴 역시 팔레스타인에 연대해 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 투자 철회 및 제재”(BDS) 운동을 지지해 왔다. 

보수 언론인 〈데일리 메일〉은 노동당 의원 마거릿 하지가 볼턴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는 시온주의에 반대하는 것이 유대인 혐오적이라고 주장하며, 좌파의 “반미”, “반(反)유럽” 정치를 유대인 혐오와 결부시켰다. 

‘유대인 혐오에 반대하는 노동당원’이라는 이름의 트위터 계정도 자신이 사건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이 계정도 BDS 운동을 유대인 혐오로 규정한다.

여기에 맞서고 팔레스타인인들의 편에 설 권리를 지키려면 이러한 비난들에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공공연하게 주장해야 한다. 그러나 코빈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조건 하에 노동당에 복당했다. 

코빈 지지자들도 그러지 않을 것을 요구받을 것이다.

제러미 코빈 주위의 좌파는 매번 비난의 근거에 도전하고 팔레스타인을 옹호할 권리를 지키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후퇴에 후퇴를 거듭하고 사과에 사과를 거듭했다.

이는 우파가 더 많은 것을 요구하도록 길을 열어 줬을 뿐이다. 

코빈은 복당했지만 그의 이번 후퇴로 노동당 내 좌파 당원들은 우파로부터 더 많은 공격에 노출될 것이다.

더 나쁜 점은 이 후퇴가 팔레스타인인들과 그 지지자들이 이스라엘에 맞설 권리를 부정한다는 것이다. 

노동당 내에 좌파가 남아 있을 여지가 있다면 이는 매번 우파와 타협해야 한다는 논리에 순응하기 때문이다. 노동당을 떠나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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