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거의 모든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를 시행했다. 2학기에도 전체 대학 중 99.4퍼센트가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다(교육부).

많은 학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위험 때문에 온라인 강의가 불가피하다고 여기지만, 낮은 교육의 질은 불만을 자아내고 있다.

온라인 강의는 교육자와 피교육자, 학생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제약할 수 있다.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가 대면 강의보다 더 일방적이라고 느끼기 쉽고, 교수자는 학생들이 수업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가 더 어려울 수 있다.  

집단적 토론과 상호작용 속에서 성취될 수 있는 교육적 효과들이 온라인 강의에서는 약화될 수 있다. 많은 강의들이 과제의 양을 더 늘리는 방식으로 이런 부족을 메우려고 하는데, 결국 학생 개인의 부담이 커진다.

가난한 학생들과 장애 학생들은 수업을 제대로 듣기도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온라인 강의를 들으려면 노트북이나 태블릿PC 등 장비가 필요하고, 인터넷 연결도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이런 장비들은 꽤 고가여서 개인용으로 가지고 있지 못한 경우도 적잖다. 인터넷을 이용하려고 카페를 찾는 학생들도 꽤 있다.

이런 불만이 제기되자 교육부는 학생 간 디지털 격차 완화를 위해 대학의 취약계층 학생 정보화 지원 실적을 국가장학금 2유형 예산 분배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대학에 간접 지원하는 방식이다. 또한 한국장학재단이 민간기부금을 이용해 기기를 제공하게끔 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 수가 겨우 900명에 그쳤다. 그나마도 여러 조건을 따져 선발할 계획이다. 교육부 방침은 턱없이 부족하다. 

전국의 장애 대학생 수는 9300명이 넘는다(2019년 기준). 여러 대학의 장애인권 단체들은 여러 차례 장애 학생들이 매우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들은 수업 이해에 꼭 필요한 자막이 부실하고 전문 속기사 지원 등 여러 지원 정책이 매우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교육부는 장애 대학생 지원 방안을 모든 대학에 안내했지만, 대학이 신청하면 지원하는 방식이라 대학의 자율성에 사실상 맡겨 놓은 셈이다. 정부가 충분한 재정과 인력을 투입해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교강사들도 온라인 강의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3월 민교협은 “교강사 개개인에게 비대면 수업 준비와 강의 진행의 책임이 떠맡겨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재정과 인프라가 취약한 대학일수록 더 그러하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이런 상황은 학기가 바뀌고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학생들을 대면하지 못하고 과제도 늘어난 만큼, 교강사들이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늘리고 강의 내용과 자료를 온라인 강의에 맞게 개발할 수 있도록 시간·재정이 필요하다. 더 많은 장비와 인력이 지원돼야 한다.

지원에는 인색, 규제 완화에는 속도

코로나19 팬데믹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 온라인 강의에서 드러나는 문제들은 충분히 해결 가능한 것들이었다. 정부는 원활한 대학 교육을 위해 필요한 지원이 무엇이고, 얼마만큼의 재정 지원이 필요한지를 검토하고 실행할 수 있었다. 그랬다면 2학기는 더 나은 환경에서 수업이 이뤄질 수 있었을 것이다.  

올해 내내 학생들은 여전히 비싼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요구하는 대학 당국들에 불만을 터뜨렸다. 수업 환경이 완전히 달라진 데다가 코로나19에 경제 위기가 겹쳐 고통이 커졌으므로 이런 불만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대학들은 수입이 줄어드는 것을 걱정했다. 대학 당국들은 기존의 수입을 유지하려고 대학 등록금과 기숙사비 환불 요구를 거절했다.

불만을 감지한 정부가 뒤늦게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그마저 간접 지원이고 규모도 너무 작다. 정부는 자구책을 내놓는 대학에 비대면 수업을 지원하겠다면서, 애초 내놓은 19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예산 규모를 줄였다. 일부 대학들은 10만 원 수준의 지원비를 “장학금”이라며 내놓고는 생색을 냈다.

대학 당국들은 온라인 강의가 부실한 것이 온라인 강의 비율을 전체 강의의 1퍼센트로 제한한 규제 때문이라고 핑계를 댔다. 시급한 조처들에 꾸물거리던 교육부는 대학들의 규제 완화 요구에는 신속히 호응했다. 지난 9월 정부는 ‘디지털 기반 고등교육 혁신 지원방안’을 내놓았다. 이 중 온라인 강의 공개 확대나 ‘원격 강의 장비 구축’ 등은 필요한 일이지만, 이 방안의 핵심은 원격 강의를 포함한 고등교육 규제 완화, 산학 협력강화 등에 있다.

온라인 수업으로의 전면적 이동은 장기적으로는 이롭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 강의에는 이점도 있다. 강의실에서 직접 수업을 듣기 힘든 학생들에게는 온라인 강의가 유용한 수단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 강의를 공간 제약 없이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장점들이 충분히 발휘되려면 기반 시설과 장비를 충분히 갖춰야 한다. 결국, 지원이 얼마나 이뤄지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지금처럼 안전을 위해 비대면 강의가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또한 지금 제기되는 여러 문제는 온라인 수업 확대로 새롭게 나타난 것들이 아니다. 콩나물 시루 같은 강의실에서 이뤄지는 대형 강의에서 학생과 교강사가 충분히 토론하고 교육적 관계를 맺기란 쉽지 않다. 가난한 대학생들과 장애 대학생들에 대한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이제껏 정부와 대학 당국들의 관심사는 경쟁을 통한 이익 확대에 있었다. 정부와 대학 당국의 잘못된 우선순위 속에서 학생들의 부담은 커지고 교직원, 강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는 더욱 악화돼 왔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은 2021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사립대학 강사 처우 개선사업 예산이 올해에 견줘 38퍼센트(164억 4600만 원) 삭감됐다고 발표했다. 일부 사립대학들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재정 악화와 업무 부담 감소를 이유로 청소 노동자들의 계약을 해지하거나 해고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비용 절감을 이유로 높은 노동 강도에 시달려 온 청소 노동자들은 인력 부족이 심해져 더 많은 일을 떠맡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안전을 담보하면서 좀 더 나은 교육이 이뤄지도록 하는 일은 학생과 교강사, 노동자 모두에게 필요하다. 이런 일은 대학의 학생과 노동자들이 함께 대학 당국과 정부가 대학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것에 맞서 저항할 때 가능하다. 나아가 대학 교육을 압도적으로 사립재단들 손에 맡겨 놓은 지금의 교육 시스템이 아니라 대학 교육의 공공성을 확대해 누구나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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