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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강경 우파 정부에 맞선 반격에 농민들이 합류하다

11월 26일 인도에서 2억 5000만 명이 참여하는 놀라운 파업이 벌어졌다. 파업 쟁점 중 하나는 민영화 반대였다. 인도 노조 지도자들은 이 민영화에 한국 기업 포스코도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도 중앙노동조합 나라싱가 라오 위원장은 “포스코와 합작투자를 통해 [국영] 비사카파트남 제철소를 민영화하겠다는 조처에 강력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파업은 인도의 강경 우파 정부에 맞설 가능성을 보여 줬다. 이제는 수많은 농민들이 바통을 이어 받아 정부의 공격에 맞서고 있다. 이들의 저항을 살펴본다.

최근 인도에서 벌어진 2억 5000만 명 규모의 놀라운 총파업에서는 수많은 농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인도 북서부의 펀자브주(州)에서 수도 뉴델리로 몰려온 농민들은 무장 경찰과 전투를 벌였고 바리케이드와 최루탄을 아무렇지도 않게 헤쳐 나갔다.

그 파업이 벌어진 지 1주일이 넘었지만, 수도 외곽 야영지에서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사람들의 수는 늘어날 뿐이었다.

이제는 뉴델리와 인접한 하리아나주(州)와 우타르프라데시주(州)로 가는 주요 도로가 온갖 농기계로 막혀 있다.

이 행동은 집권 인도국민당(BJP)의 강경 우파 정치인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

이제 장관들은 협상 자리를 마련하려고 야영지들을 분주히 오가고 있다. 농민들을 분열시킬 기회를 엿보면서 말이다(아래 참조).

농민에 대한 정부 지원을 중단하고 농업을 자유시장의 참화에 개방하는 법률을 통과시킨 것이 이번 위기를 촉발했다.

정부는 특정 기본작물을 정해진 가격으로 지불해 농민 소득을 안정시키는 최저가격보장제를 없애려 한다.

시장

그리고 민간 기업들이 정부가 지정한 도매 시장을 거치지 않고 농산물을 거래할 수 있게 하려 한다.

이는 모두 다 탐욕스럽고 무자비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오랜 요구다.

우파들은 시장을 지배하는 대형지주와 중개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방법으로 이러한 정책을 포장하려 한다.

그러나 이는 대다수 농민들에게 먹히지 않았다.

주요 시위 지도자인 구르남 싱 차루니는 영국 방송 BBC에 이렇게 말했다. 대기업이 가격을 결정하고 작물을 사도록 내버려두면 우리는 땅과 수입을 잃을 것이다. 대기업을 신뢰하지 않는다.”

수억 명의 농부들은 이제 인내심이 바닥났다. 수십 년 동안 극심한 빈곤과 불안을 견뎌 왔는데 이러다가는 아주 끝장나겠다고 느끼고 있다.

2019년에만 농민과 일용직 노동자 4만 2480명이 빈곤 때문에 자살했다.

인도인 절반 이상이 농지에서 일하지만 농업 경제는 처참하다.

농업 경제는 현재 국가 경제 생산량의 6분의 1도 안 된다.

파탄

경작지는 줄어들고 작물 가격은 극도로 불안정하다.

어느 누구도 토지를 늘리고 농기계에 투자할 엄두를 못 낸다.

인도국민당은 이번 개혁으로 더 큰 규모의 산업적 농업이 도입되길 기대한다.

이들은 이 조처의 대가로 많은 소농들이 파탄날 것임을 알지만, 부자들은 그 덕에 수출로 찬란한 수익을 거머쥘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 동안, 인도의 끔찍한 계급 불평등이 빈곤층에게 어떻게 고통을 전가하는지가 여러모로 드러났다.

수많은 도시 노동자가 순식간에 일자리와 돈을 잃었다.

그들은 수 킬로미터나 되는 대열을 지어 농촌에 있는 가족 농장으로 돌아갔다.

농촌은 가난한 곳이지만, 도시로 떠나서 고향으로 돈을 부치는 사람들에게 그곳은 힘들 때 돌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피난처 구실을 했다.

이제 정부는 그 초라한 피난처마저 빼앗으려 한다.

행동의 확산

농민 시위는 이제 뉴델리 너머로 퍼지고 있다.

마디야프라데시주(州) 농민들은 이제 남쪽에서 수도를 막으려고 뉴델리로 행진하고 있다.

한편 인도 동부의 오디샤주 주도 부바네스와르에 있는 주의회 밖에서 많은 농민이 경찰과 충돌했다.

수많은 시위가 전국 각지에서 조직되고 있으며, 예상치 못한 부문에서도 지지가 모이고 있다.

지난주에는 몇몇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포함한 인도 최고 운동 선수 150여 명이 정부가 준 훈장을 반납하기로 했다.

이들은 농민을 공격한 정부가 주는 훈장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분열 지배 전략을 물리칠 잠재력

끝없이 우울한 소식만 들려 오는 듯하던 인도에서 농민 시위를 중심으로 달아오른 열기는 반가운 변화다.

시골에서 온 빈민들과 노동자 수억 명이 한데 모여 총리 나렌드라 모디와 그 추종자들을 몰아낼 힘을 힐끗 보여 줬다.

이런 힘은 인도국민당이 퍼트리고 있는 잔인한 반(反)무슬림 집단 폭력의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농민운동이 그저 가장 가난한 사람들로만 구성된 것은 아님에 유의해야 한다.

도로를 막는 사람들 대부분은 분명 가장 작은 땅뙈기를 가졌거나 또는 아예 땅이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나 정부 장관들과 협상하는 사람들은 좀더 부유한 층일 것이다.

그들은 더 나은 교육을 받고, 언변도 더 좋고, 정치 기득권층 일부와 끈이 있기 때문에 농민조합에서도 흔히 대표로 선출된다.

이 때문에 모든 협상은 부유한 농민들만 득을 보고 인도국민당이 농업 재편 계획을 강행하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정부는 또한 시위대 사이에서 민족적·종교적 증오심을 부추기려고 노력한다.

펀자브주에서 델리로 온 시위자 대부분은 시크교도다.

극우 논평가들은 농민 운동이 실제로는 칼리스탄(시크교 분리 독립 운동)을 요구하는 자들의 외피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농민 시위가 반국가적”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자기 권리를 위해 싸우는 인도 무슬림을 공격할 때도 사용한 표현이다.

인도국민당의 분열 지배 전략이 농민 운동을 탈선시키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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