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8일 정부의 고용보험법 개정안 입법예고에 대한 7개 단체 공동 의견 제출 발표 기자회견 ⓒ출처 진보당

12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특고 3법’(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 국민 고용보험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을 뗐다”며 성과를 자랑했다. 사용자 단체들과 경제지들은 벌써부터 사용자 부담이 막대하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에 통과된 특고 3법은 특례 방식으로 특수고용 노동자를 고용보험에 포함시키고, 산재보험 적용 제외를 약간 규제한다.

그러나 여러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특고 노동자의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가입이 의무화됐다고 보는 것은 완전히 과장이다. 적용 대상이 여전히 제한돼 있고, 사용자들이 빠져나갈 구멍이 상당하다.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적용에서 다른 노동자들과 차별도 두고 있다.

정부가 특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노조법 개정은 끝내 거부한 데서 보듯, 특고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은 여전히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ILO 비준을 위해 노조법을 개정한다면서도 정작 특고·플랫폼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막아 온 규정(“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을 유지했다.

 산재보험 적용 제외 사라질까?

특고 노동자들은 산재보험 전면 적용을 위해 전속성 기준(노동자가 하나의 업체에 소속돼 그 업체의 일을 주로 하는지 여부)과 산재보험 적용 제외 폐지, 산재보험료 노동자 부담 폐지 등을 요구해 왔다.

특고 노동자들에는 14개 직종에만 산재보험을 적용하고, 그마저도 전속성 기준으로 한 번 더 걸러 내기 때문에 산재보험에 포함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게다가 산재보험 가입은 의무가 아니고, 적용 제외가 가능하도록 했다. 사용자가 산재보험료 전액을 부담하는 다른 노동자들과 달리, 특고 노동자들은 사용자와 절반씩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산재보험 가입 대상인 특고 노동자 중에서도 실제 가입자는 겨우 16퍼센트 밖에 안 됐다.

이번에 통과된 산재보험법 개정안은 적용 제외 사유를 일부 제한하는 수준이다. 대상 전면 확대(전속성 폐지)나 노동자 보험료 부담 폐지는 포함되지 않았다.

개정된 법은 질병이나 임신, 출산, 혹은 사업주의 귀책 사유로 1개월 이상 휴업할 경우에만 산재보험 적용 제외를 인정한다.

사용자들이 무제한적으로 휘둘러 온 적용 제외 규정을 약간 규제하는 것이지만, 여전히 적용 제외가 남아 있어 사용자들이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이미 사용자들은 산재보험을 제외할 때 그 신청서를 대필하고, 고용 신고를 하지 않는 등 불법적 방법까지 동원해 산재보험 가입을 회피해 왔다.

게다가 이번에 통과된 개정안은 위의 적용 제외 인정 사유 외에도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조항을 두고 있다. 시행령으로 사유가 더 추가될 수도 있는 것이다.

선별적·차별적

고용보험법 개정안도 그간 특고 노동자들이 비판해 온 정부 안이 거의 그대로 통과됐다.

개정안은 산재보험처럼 특례 조항을 만들어 적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다른 노동자와 차별 없이 고용보험이 전면 적용되길 바랐던 특고 노동자들의 염원에 미치지 못한다.

특고 노동자 중 고용보험 적용 직종과 시기, 보험료율 등 논란이 된 핵심 사항들은 모두 시행령으로 정해질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만만찮은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산재보험 가입 대상인 14개 특고 직종에만 일단 고용보험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체 220만 명으로 추정되는 특고 노동자 중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8월 28일 제대로 된 전국민고용보험 운동본부 발족식 ⓒ출처 진보당

또한 “노무제공계약”을 맺은 특고 노동자로 대상을 한 번 더 제한하고 있다. 계약서 없이 일하는 특고 노동자가 많은 것을 고려하면 이 조항 때문에 또다시 상당수 특고 노동자가 고용보험에서 배제할 것이라 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전속성이 약한 플랫폼 노동자에 대해서는 2022년에나 고용보험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임기가 끝날 시점에나 하겠다는 건데, 믿을 수도 없고 당장 실업과 생계난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을 생각한다면 늦어도 너무 늦다.

이렇게 정부가 제한적인 고용보험 적용을 추진하는데도 사용자 단체들과 경제지들은 벌써 시행령에서 적용 직종, 시기, 보험료율을 더 후퇴시키라고 압박하고 있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이런 압박에 후퇴해 특고 고용보험 적용을 누더기로 만들 위험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특고 노동자들은 이런 부실한 방안이 아닌 온전한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을 누릴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