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사 자회사인 코레일네트웍스 소속 노동자들(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 지부·철도고객센터 지부)의 파업이 41일째(12월 21일 현재)를 넘고 있다. 노동자들은 “2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인 현실을 바꾸고, 정년 연장 등 처우 개선을 위해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서울역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약속을 지켜라!”는 대형 현수막을 걸고서 농성과 집회를 해왔다. 대전역과 철도고객센터 앞에서도 홍보전과 농성을 하고 있다.

정부는 방역지침을 핑계로 최저임금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철도 비정규직의 절절한 요구를 억누르려 한다 서울역 플랫폼(야외)에서 열린 촛불 선전전 ⓒ이미진
대전역에서 선전전을 하고 있는 철도공사 자회사 노동자들 ⓒ제공 철도노조 철도고객센터지부

문재인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의 약속 이행 요구에 청와대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핑퐁 게임을 하고 있다. 코레일네트웍스 사측은 여전히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게다가 62세로 정년을 연장하기로 한 합의 이행은커녕 올해 정년이 도래한 노동자 180여 명에게 퇴사 명령을 내렸다.

“가만히 있으라”

이런 와중에 용산구청은 서울역 플랫폼(야외)에서 하는 LED 촛불 집회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정부 방역 지침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노동자들은 “2미터 씩 거리를 두고, 발열 체크를 철저히 하고, 마스크도 다 쓰는 등 정부의 방역 수칙을 잘 지키고 있었다”며 분통을 터트린다.

“지하철로 하루에 수만에서 수십만 명을 실어나르고 출퇴근 시간에는 지하철이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데, 방역 지침을 잘 지키며 촛불을 드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합니다. 노동자들의 눈과 귀와 입을 닫고 손발을 묶어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이야기 입니다.”(서재유 코레일네트웍스 지부장)

문재인 정부는 기업주들의 이윤을 위해서는 감염병 확산의 위험을 알면서도 방역 지침을 제대로 강제하지 않았다. 반면, 유독 저항하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방역 지침을 내세워 엄벌하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취해 왔다. 국회 노동법 개악 통과를 앞둔 시기에는 10인 이상 집회도 금지했고, 방역지침을 근거로 기자회견도 폭력적으로 막았다. 

그러나 방역 수칙을 지키며 개최한 실외 집회에서 감염 위험이 높다는 근거가 제시된 바도 없다. 정부가 노동자들의 정당하고 절절한 요구를 억누르기 위해 방역 지침을 내세우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당연하다. 

여기에 더해 철도공사는 서울역 농성장과 LED 촛불 집회에 퇴거 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1회당 코레일네트웍스 지부장은 500만 원, 다른 간부들은 100만 원을 철도공사에 납부하라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했다. 노동자들은 울분을 삭히며 12월 21일부로 서울역 농성장을 철수했다. 

청와대 앞 농성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파업을 지속하고 문재인 정부의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코로나도 무섭지만 최저임금이 더 무섭다”는 게 노동자들의 절박한 심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가 절실하다. 철도노조 성북승무지부의 정규직 기관사들은 파업 지지 ‘인증샷’을 찍어서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소속 지부들도 투쟁기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여러 어려움에 처한 노동자들에게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철도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가 더 확대되길 바란다.  

문재인 정부에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의 서울역 농성장. 노동자들은 울분을 삭히며 12월 21일 농성장을 철수해야 했다 ⓒ이미진
서울역 농성장에 붙어있는 파업 지지 메세지 ⓒ이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