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8일, 광주교육청은 수업시간에 성평등 영화를 상영한 배이상헌 교사에게 정직 3개월 징계를 통보했다.

광주교육청 징계위는 ‘복종의 의무’, ‘품위 유지의 의무’ 위반으로 배이상헌 교사를 징계했다. 1년 넘는 직위해제로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입고 건강마저 악화된 배이상헌 교사에게 또다시 고통을 강요한 것이다.

12월 7일 광주시교육청 앞 기자회견을 연 전교조 광주지부와 배이상헌 교사 ⓒ출처 배이상헌 교사 페이스북

광주교육청은 여성단체들도 추천한 성인지 교육용 영화 〈억압받는 다수〉를 수업시간에 상영한 것을 성비위로 몰아 왔다. 배이상헌 교사가 하지 않았다고 밝힌 수업시간의 발언들도 징계 사유가 됐다.

그러나 학교 수업 중 성 관련 단원은 그 속성상 기존의 보수적 성관념에 도전하는 내용들이 포함되므로 학생들의 ‘불편함’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배이상헌 교사가 했다는 발언들은 검찰 수사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이미 무혐의 처분됐다. 그런데도 일부 학생의 진술과 주관적 느낌만 앞세워 ‘성희롱’으로 규정하고 중징계를 강행한 것이다.

배이상헌 교사 측의 항의운동과 검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징계의 근거가 무색해지자, 이제 광주교육청은 배이상헌 교사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교육청을 비판한 글을 ‘2차 가해’로 규정하며 징계 사유에 추가했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어디에도 호소하지 말고 그저 ‘닥치고 복종’하라는 것이다.

결국 이 징계는 광주교육청의 부조리한 행정 횡포에 맞선 교사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자 재갈 물리기인 셈이다.

게다가 12월 7일 열린 징계위원회는 기피 신청과 증인 신청 등 배이상헌 교사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도 않았다.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징계 처분에 전국의 교사들이 주목하고 있다. 초등교사, 도덕·보건·과학 교사처럼 교육 과정에 성 관련 내용이 포함된 교과의 교사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나체 그림과 조각상이 가득한 교과서를 다루는 미술 교사들도 학생들이 혹시 느낄지 모를 ‘불쾌감’ 때문에 마음 졸여야 할 판이다.

이런 우려 때문에 지난 7월 전교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배이상헌 교사를 방어하기 위한 ‘광주시교육청의 성평등교육 탄압 대응 투쟁안’이 사업계획안으로 통과된 바 있다. 교사들을 위축시키는 교육당국의 탄압에 항의해야 한다는 기층 교사들의 목소리가 컸던 것이다.

그러나 전교조 지도부는 1년 넘도록 시간을 끌며 징계 위협에 놓인 조합원을 방치했다. 대의원대회 결정으로 전교조 내에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성평등교육탄압 대책위원회’가 구성됐지만 실질적 활동 없이 시간을 허비했다. 징계가 임박한 10월 말에야 권정오 위원장이 장휘국 교육감과 면담하고, 징계위가 열린 당일에야 징계를 철회하라는 늑장 성명서를 제출한 것이 전부다. 사태를 되돌리기에는 한참 모자란 대응이었다.

전교조 여성위원회와 광주지역 여성단체들은 광주교육청의 징계 탄압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를 이어 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11월 13일 징계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직위해제 처분 취소 행정소송 1심에서 배이상헌 교사가 패소했다. 판사는 교육청 측의 논리를 받아들여 ‘성희롱’으로 규정하는 판결을 내놓았다. 배이상헌 교사는 즉각 항소했다.

배이상헌 교사는 징계를 강행한 광주교육청을 규탄하며 곧바로 소청할 뜻을 밝혔다. 전교조 광주지부, 전국도덕교사모임, 성평등교육과 배이상헌을 지키는 교사모임 등은 광주교육청이 중징계를 철회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12월 23일 오후 2시에는 전교조 광주지부 주최로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징계 규탄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다. 이날은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정직 3개월 징계가 집행되는 날이기도 하다. 광주교육청의 부당한 탄압에 맞서 함께 연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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