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호트 격리 중인 서울의 한 요양병원 ⓒ이미진

나는 요양병원에서 8년 동안 근무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 2월부터 간병사들은 휴가가 제한됐다. 간호사 등 다른 병원 노동자들도 대형마트 같은 밀집 시설 출입을 자제해 왔다.

8월 말 노동자 1명을 시작으로 환자 2명이 확진됐다. 환자는 곧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이송됐고 그 후 2주간 확진자 발생 병동은 코호트 격리됐다. 

처음 확진된 노동자와 함께 근무했던 간호사들은 병원의 무대응에 항의하고 검사를 요구했다. 다행히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와 코호트 격리 중에도 간호사들은 3교대 출퇴근이 가능했다. 이걸 능동감시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후로도 2주간 다행히 추가 확진자가 없어 9월 초에 격리가 해제됐다. 당시 상황을 두고 간호사들끼리는 “우리는 예방주사 맞은 격이다” 하며 앞으로 또 확진자가 나와도 그 사람만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 주면 남은 환자들을 관리하며 버틸 수 있다고 자신했다. 12월 초까지만 해도 그랬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최근 울산, 부천, 구로 지역 요양병원의 코호트 격리를 보며 완전히 좌절했다. 확진자들과 음성 환자들이 뒤섞여 있고 함께 격리된 의료진도 확진되고 있다. 고령 확진자들의 사망이 이어졌다. 

요양병원 입원 노인은 대부분 80~100세이다. 이미 뇌졸중, 심장질환, 당뇨, 암 등 서너 가지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이다. 요양원으로는 갈 수 없고 급성기 병원에서도 고령과 전신 쇠약으로 더는 치료가 힘든 환자들이 요양병원에 입원한다. 

언론에서는 “요양병원발 코로나 확산”을 보도하며 “요양병원 종사자”들의 부도덕함이나 열악한 감염 관리가 문제인 것처럼 몰아간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는 정부의 무능력한 코로나 대응을 가리는 효과를 내고 있다. 요양병원은 이미 면회 제한과 금지를 반복해 왔다. “종사자를 통한 코로나 전파”라고 하지만 그 “종사자”가 사는 지역에 만연한 코로나 확산은 짚지 않는다. 

코로나 치료 병상은 고령의 노인들에게는 배정되지 않고 있다. 그냥 가둬 놓고 모두 죽으란 얘기다.

지난주 전 직원 코로나 검사를 1주일마다 진행하라는 지침이 내려져 매주 수요일 검사를 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전 직원 음성”이라는 병원 단톡방 공지가 떴을 때 간병인, 간호사 할 것 없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딱 1주일짜리 생명을 부여받은 심정이었다. 의사, 간호사 가릴 것 없이 정부의 행태를 보며 공포에 휩싸여 있다. “확진자가 나오면 근무 중인 사람은 갇히는 거다. 휴무였던 직원이 미쳤다고 병원에 들어오겠냐?”

의료 붕괴 위기 상황은 아니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지는 않는단다. 그럼 우리가 보고 있는 이 두려운 광경은 붕괴가 아니고 뭘까? 이게 의기양양하던 “K방역”인가?

오늘은 중국 국적 간병사가 중국으로 돌아갔다. 대체할 간병사가 없어 해당 병실 환자들을 다른 병동으로 보내야 했다. 간호사도 한 명 퇴사해 구인 중이지만 구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 

지금 이 시기에 누가 요양병원 근무를 하려 할까? 코로나 공포에 간병사, 간호사가 떠나갈지 모른다는 생각, 1주일마다 전 직원을 검사하며 언제든 확진자가 생겨 이곳에 갇힐지 모른다는 생각에 초침 소리가 귓가에 째깍째깍 들리는 것 같다.

📱 스마트폰 앱으로 〈노동자 연대〉를 만나 보세요!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아이폰 앱 다운로드

📮 매일 아침 이메일로 〈노동자 연대〉를 구독하세요! 아이폰 앱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