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코로나19의 ‘슈퍼 전파자’는 바로 정부다.

국가(법무부) 관리 시설인 동부구치소발 누적 확진자 수가 1084명에 이르렀다(1월 3일 5차 전수조사 결과). 1차 전수조사 때(12월 중순)에 전체 수용자 수가 2419명이었으니, 당시를 기준으로 절반 가까이 감염된 것이다. 첫 확진자가 나온 지 37일 만이다. 1차 전수조사 때만 해도 확진자는 23명이었다.

사망자도 2명 나왔다. 12월 27일 기저 질환이 있던 60대 수용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한 채 동부구치소 안에서 숨졌다. 이처럼 구치소 안에 격리돼 있는 확진자 수가 3일 기준 전국 987명에 이른다(동부구치소가 608명). 

다른 한 명은 동부구치소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강원북부교도소로 이송됐다가 재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4명 중 1명이었다. 30대였던 이 수용자는 구치소 지정 병원에 병상이 부족해 구급차에서 대기하던 중에 사망했다. 그의 부모는 자식의 확진 사실을 듣기 전에 사망 소식부터 들어야 했다.

생명 위협하는 직무유기

구치소가 코로나19 방역의 “취약 시설,” “약한 고리”가 된 데는 환기가 잘 안 되고 밀접 접촉이 많은 폐쇄된 공간이라는 특성이 있지만 피할 수 없었던 일은 결코 아니었다. 

알려진 대로, 법무부와 구치소 당국은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수용자들에게 보건용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는 대신 면 마스크를 알아서 빨아 쓰도록 했다. 그런 원칙 아닌 원칙 하에 수용자들이 자비로 마스크를 구입하지도, 외부에서 마스크를 넣어 주지도 못하게 했다. 정부는 최근에야 부랴부랴 일주일에 마스크를 3장 지급하겠다는 부실한 대책을 내놨다.

특히 동부구치소는 아파트형 건물로 야외 활동 공간이 매우 부족한데, 정원도 300명이나 초과해 5~6명이 지내야 할 공간에서 8명이 부대끼며 생활했다. 전문가들은 밀접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치소의 특성상 첫 확진자가 발견됐을 때 구치소 전체가 오염됐다는 판단을 내려야 했다고 지적한다. 즉각 전수조사를 하고 수용자들을 다른 곳으로 이송시켜 격리해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치소 측은 첫 확진자 발생 이후 3주 가까이 지나서야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법무부는 설명 자료를 통해 “과밀 수용으로 인해 [공간이 부족해서] 확진자와 접촉자를 그룹별로만 분리한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즉, 잠재적 확진자들이 섞여 있는 접촉자들을 한데 모아 놓았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무모하고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다. 관리 책임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완벽한 직무유기 범죄이다.

이런 무책임을 가리려고 법무부는 구치소 내부 상황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수용자들은 “살려주세요,” “부모님은 [내가 코로나에] 걸린 줄도 몰라요” 등 손글씨가 적인 종이를 철창 밖으로 내밀어 취재진에게 보이거나, 지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내부 상황을 알리고 있다. 

수용자들은 구치소 측이 한때 수용자들이 편지를 바깥으로 보내는 것도 가로막았다고 폭로했다. 이후 언론들이 수용자의 편지를 입수해 보도하자, 법무부는 이 증언들을 허위 사실과 유언비어로 취급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마치 지난해 초 일본의 프린세스 다이아몬드 호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일본 정부가 하선을 막아 승객들을 배 안에 ‘감금’했던 사건을 떠올리게 만든다.

인권 변호사 출신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가 재소자 인권을 완전히 무시하고 죽어도 모른다는 식으로 대처한 것이다. 정부의 직무유기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상해나 다름없다.

그런데 이 와중에 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이명박은 은근슬쩍 짐을 뺐다. 2차 전수조사 결과 1차에 비해 확진자 수가 10배 가까이 증가하자, 공교롭게도 결과 발표 바로 다음 날인 12월 21일에 구치소를 나와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것이다. 정확한 입원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구치소 안에서도 권력자는 보호받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은 천대 당하며 코로나19의 위험에 더 내몰린 것이다. 이번 사태를 세월호 참사에 빗대며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우파들도 이명박이 받은 특별대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정부·여당이나 우파 야당이나 하나같이 지긋지긋하게 위선적이고 믿지 못할 자들이다. 

방역 지침을 어긴 개인과 종교 집단을 탓하면서 가까스로 유지해 온 문재인 정부의 ‘K-방역 신화’가 결국 정부 자신의 직무유기로 무너지고 있다.

이제 그 자리를 정부에 맞선 투쟁으로 대체하고 우리 모두의 안전을 쟁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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