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혐오는 우익의 이데올로기다. 이는 간단명료한 사실이다. 하지만 좌파 정치가 전체적으로 유대인 혐오로 얼룩졌다는 비방 속에서, 유대인 혐오가 우익의 이데올로기라는 사실은 중요한 논점이다.

좌파가 이스라엘에 반대하고, 전쟁에 반대하고, 부유층과 대립하는 것이 오래된 유대인 혐오적 음모론에 뿌리가 있다는 주장이 늘고 있다.

이건 정말 분통 터지는 주장이다. 유대인이 정부와 금융을 장악하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는 유대인 혐오적 음모론은 진정한 좌파 정치에 항상 독이 됐기 때문이다.

유대인 혐오는 사회 꼭대기층(이들이 전적으로 인종·국적·종교로 단결해 있는 것은 아니다)을 향한 비난과 분노를 유대인에게 돌리는 데 항상 이용돼 왔다.

유대인 혐오는 아주 오랜 과거의 유대인 박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본주의 이전 시대의 유럽 군주들은 기독교를 이용해 통치를 정당화했고, 중세 시대에 이슬람 국가와 벌인 십자군 전쟁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당시 사회는 모든 사람들이 신분이 정해진 경직된 체제였다. 신의 뜻이라는 명분 아래 왕과 귀족이 국가를 통치했고, 농노와 농민들은 토지를 경작했다.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주변부로 밀려났으며, 그 탓에 유대인은 흔히 상인이나 무역상 구실을 했다.

소수 유대인들은 국가 간 무역으로 번창했으며 지배자들과 왕정에 돈을 빌려줄 정도로 부유해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대인은 영세한 상인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유대인은 흔히 지배자들의 박해에 시달리고 희생양이 됐으며 하층민들의 원망을 받는 취약한 위치에 있었다.

과거의 박해는 오늘날의 유대인 혐오와 중요한 점에서 달랐다. 바로 종교적이었다는 점이다. 유대인은 별개의 인종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발전하고 나서는 사정이 달라졌다. 유대인 혐오는 점차 독특한 구실을 수행하게 된다.

1800년대 후반 수많은 위기가 자본주의 사회를 강타하자 유대인이 희생양이 됐다. 1870년대 경제 위기, 전쟁 패배, 노동 운동의 성장이 모두 유대인 탓으로 돌아갔다.

처음으로 유대인은 “인종”으로서 공격을 받게 됐다. 

“과학”으로 포장된 인종 개념은 자본주의 성장에 불을 붙인 노예 무역을 정당화하기 위해 개발됐다. 이즈음 유대인 혐오 저술가들은 유대인을 별개의 인종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유대인이 사회를 위협하고, 기독교로 개종한다 하더라도 절대 동화될 수 없는 외부의 적이라고 주장했다.

유대인들이 어쩔 수 없이 맡아야 했던 경제적 구실과 유대인에 적대적인 종교적 신화가 유대인 혐오적 언사들의 기반이 됐다.

유럽 전역의 작가들과 정치인들이 유대인 혐오 사상을 발전시켰다. 1894년 프랑스에서 유대인 육군 장교 알프레드 드레퓌스는 [국가 기밀을 유출한] 스파이라는 누명을 쓰고 유대인 혐오 세력의 주도로 기소됐다. 폴란드와 러시아에서는 가난을 유대인들 탓으로 돌렸으며, 유대인들은 국가가 조직한 끔찍한 학살(포그롬)로 희생됐다.

유대인 혐오론자들이 가공해 낸 문건 〈시온 장로 의정서〉는 유대인들이 세계 정복 음모를 꾸몄다고 하는 회의의 회의록으로 알려졌다. 유대인 혐오론자들은 〈시온 장로 의정서〉를 유럽과 미국 전역에 배포했고, 자동차 제조업자 헨리 포드가 인쇄 비용을 대기도 했다.

유대인에 대한 이런 인종차별적 증오는 20세기 내내 유대인 희생양 삼기에 사용됐다. 나치는 유대인 혐오 이데올로기를 활용해 내부를 결속시키고, 나치 운동의 동력으로 삼고, 결국 유대인 대학살, 즉 홀로코스트를 벌였다.

유대인 혐오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파시스트와 극우의 필수적 이데올로기다. [인종차별적 우파] 총리 빅토르 오르반이 이끄는 유대인 혐오적인 헝가리 정부는 유대인 혐오적 음모론을 밀어붙이고 있다. 2017년 트럼프의 극우 지지자들은 “유대인은 우리를 밀어내지 못할 것이다”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벌였다.

중요한 것은 좌파 사상을 밀쳐낼 목적에서 유대인 혐오가 고의적으로 이용돼 왔다는 것이다. 유대인 혐오는 흔히 체제와의 대결 운운하며 호소력을 얻으려 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유대인 혐오는 체제를 방어하는 것이다.

사회주의자들의 자본주의 비판은 사회 꼭대기층이 대다수 사람들을 경제적으로 착취하는 체제를 겨냥한다. 물론 좌파적 인사들이라고 해서 유대인 혐오 사상에 모두 완벽하게 면역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대인을 계속 비난할수록 사회주의자들의 주장과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 유대인 혐오는 좌파 정치의 산물이기는커녕 사람들이 좌파 정치로 다가오는 것을 가로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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