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당직제도 개선 논의에서 당직공직 겸직 금지 못지 않게 뜨거운 쟁점은 노동 및 농민 부문 최고위원 할당(이하 부문할당) 문제와 투표 방식 문제다. 10월 8일 당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이 문제는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 될 것 같다.
(‘겸직금지’는 〈다함께〉 63호에 실린 ‘당직공직 겸직 금지를 유지해야 한다’ 기사를 참조하시오.)

부문할당제는 당을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에게 각각 1인의 최고위원을 배정하는 제도다.

최고위원회 제도 신설 전에 당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정치위원장)이 자동직 당 부대표가 되도록 한 바 있다. 노동계급 정당임을 밝히기 위한 제도적 장치였다.

제도 자체가 노동계급 중심성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닐지라도 기존 제도의 폐지는 그와 함께, 그 제도가 구현한다는 사상의 동반 폐기로 비쳐질 것이므로 노동계급 중심성 옹호론자들은 부문할당제 유지를 지지할 필요가 있다.

일부 당원들은 당이 민주노총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부문할당제 폐지를 주장한다. 그들은 당의 성격을 바꾸고 싶어하는 듯하다. 노동자 정당이라는 점이 내키지 않는 듯하다.

비록 당의 성격을 바꾸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지라도 그들은 적어도 이데올로기 면에서 탈노동계급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미 지역위원회 등의 선거를 통해 상당 부분 반영되고 있기 때문에 부문할당제는 따로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지금 13명의 최고위원 중 부문할당 최고위원을 포함해 민주노총 출신 최고위원은 3명뿐이다. 전체 당원 중 노동자 당원의 비율에 비해 오히려 상대적으로 적게 반영되고 있다.

민주노총보다는 소수자 부문을 배려해 소수자들의 당 활동을 고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심지어 민주노총을 포함해 모든 부문을 동등하게 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당연하게도, 억압에 반대하는 투쟁은 매우 중요하다. 노동계급 중심성이 소수자 억압 반대 투쟁에 동참하기를 기피하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런 억압을 종식시킬 잠재력이 노동계급에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일 뿐이다.

그렇지 않고 노동계급의 힘과 소수자 부문의 힘을 똑같이 보게 되면, 다시 말해 착취와 억압을 구별하지 않으면 자본주의에 맞설 수 있는 진정한 힘을 무시하게 된다.

이런 이유들로 우리는 부문할당제 계속 유지를 지지한다.

최고위원회 투표 방식도 뜨거운 논쟁이 될 것 같다. 전국연합 계열과 ‘전진’을 비롯해 당내 정파들은 ‘다함께’를 제외하고 모두 이 문제에 상당히 매달리고 있는 듯하다. 당 지도권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전진’은 “투표 제도는 새롭게 구성될 최고위원회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문제라고까지 주장한다.

물론 지금의 투표 방식은 문제가 있다. 소위 1인 7표제는 당권자 1인이 일반명부(그리고 여성명부)에서 반드시 7표를 던져야만 그 효력을 인정한다.(최고위원회는 모두 13인, 즉 당 대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의원단 대표, 부문할당 2인, 일반 명부 3인, 여성 4인으로 구성되는데, 1인 7표제는 일반명부와 여성명부 7인을 뽑는 방식을 말한다.)

반드시 7표를 찍어야만 유효 표가 되는 제도는 원하는 후보를 찍기 위해 원하지 않는 후보도 찍어야 하는 상황으로 유권자를 내몬다.

현행 투표 방식은 선출 정수 범위(1표에서 7표 사이) 안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수정돼야 한다.

그러나 이른바 ‘세팅’ 선거 ― 특정 정치 경향이 또는 경향들의 연합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 ― 자체를 문제 삼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정치적 견해를 함께하는 후보들이 서로 연합해 출마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 사실, ‘세팅’ 선거를 비판하는 쪽도 지난 선거에서 사실상 ‘세팅’ 선거를 했다.

또, 다수 당원들에게 지지를 받는 세력이 최고위원회의 다수를 구성하는 것을 ‘독식’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 부정 선거도 아니었고, 최고위원회를 다양한 세력에게 골고루 배분할 수 있도록 사전 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이런 식의 문제 제기는 온당치 않다.

그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주장을 공개적으로 알리고 당원들로부터 지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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