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6일 대구 북구청이 주민 민원을 이유로 합의점이 도출될 때까지 이슬람 사원 건축을 일시 중지하도록 했다. 만일 합의 없이 공사를 계속 진행하면 행정처분 위반에 해당해 건축 허가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즉, 강제성이 있는 조처다.

이슬람 사원 건축 반대자들은 “이슬람 사원이라서 반대하는 게 아니다” 하고 주장하지만, 정작 그들이 드는 반대 근거는 매우 빈약하다. 예컨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은 “지역주민과 각지에서 모인 대학생 그리고 초등학생들이 같이 공존하는 곳”이라서 건립을 반대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무슬림은 ‘공존’의 대상이 아니란 말인가? 어처구니가 없다.

이슬람 사원이 건축 중인 장소에는 원래 단독주택이 있었는데, 2014년에 무슬림들이 이 주택을 사들여 주택 앞마당에서 종교 행사를 진행하면서 이로 인한 소음으로 인근 주민들의 불편이 있었다고 한다. 설사 이 ‘불편’을 이해한다 치더라도, 그렇다면 주택이 헐리고 제대로 된 사원이 건축되는 것은 오히려 환영할 일이다. 사원이 건축되고 나면 무슬림들이 더는 탁 트인 마당에서 종교 행사를 치를 필요가 없어지니 말이다.

나는 부산 금정구에 살고 있는데, 우리 집에서 걸어서 얼마 되지 않는 거리에 이슬람 사원이 있다. 이 사원은 1979년에 세워졌는데, 당시 이 동네는 말 그대로 허허벌판이었다. 이후 수십 년에 걸쳐 여러 건물이 빽빽이 들어섰고, 지금은 이슬람 사원 앞뒤 양옆으로 주거용 건물들이 바싹 붙어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소음 문제 같은 건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기도 시간에 맞춰 이슬람 사원에 가 봐도, 사원 건물 밖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음악을 틀어놓고 파티를 벌이는 것도 아닌데 건물 안에서 나는 소리가 바깥에 왜 들리겠는가? 대구에 세워질 이슬람 사원도 부산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구 북구청은 건축법상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합의점을 도출하라며 공사를 중지시켰다. 도대체 무엇을 합의하라는 것인가?

사원 건축에 반대하는 한 통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슬람 사원 건설이 끝이 아니라 이후에도 인근 주택을 매입해 점차 영역을 넓혀 가는 것을 우려한다.” 인근 주택을 매입하는 것이 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인가? 익명의 한 주민은 더 노골적으로 “일대가 이슬람화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의 본질이 ‘이슬람 혐오’라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한 셈이다.

우리 집 근처 이슬람 사원을 보자면, 1979년부터 지금까지 수십 년이 흘렀지만 “이슬람화”는커녕 사원 근처에 ‘이슬람’과 조금이라도 관련 있는 것이라고는 딱 두 군데뿐이다. 2005년에 터키 음식점이 문을 열었고, 몇 년 전에는 모로코 음식점이 생겼다. 세계 각국의 음식을 먹어보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내심 아쉬울 정도로, 고작 이 두 군데밖에 없다!

나는 사원 근처의 지하철역을 매일 이용한다. 가끔 무슬림으로 보이는 이주민들이 지하철역에 보이는데, 그들은 늘 무언가에 쫓기듯 빠른 걸음으로 이슬람 사원을 향해 걸어간다. 주택가이다 보니 다들 느긋한 비무슬림 지하철 이용객들과는 대조적이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쓰였다. 내가 오해한 것이기를 바라지만, 대구의 이슬람 사원 건축을 둘러싼 이슬람 혐오자들의 반대와 이를 핑계로 공사 중단 조처를 내린 대구 북구청을 보면 결코 오해가 아닌 것 같다.

대구 북구청은 공사 중단 조처를 철회해야 한다. 이슬람 사원 건축 반대에는 아무런 타당한 명분이 없으며, 그저 이슬람 혐오의 발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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