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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 점령군이 내전을 부추기고 있다

시문 아사프(영국의 좌파 주간지 〈사회주의노동자〉 기자)

미국과 영국, 그리고 그 동맹국들이 이라크를 산산조각내는 대량 학살을 부추기고 있음이 유엔 보고서를 통해 폭로됐다.

미국이 지원하는 민병대가 점령에 반대하는 수니파와 시아파 무슬림들을 표적으로 삼아 벌이고 있는 이 “비밀 전쟁”은 종파간·인종간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 전쟁의 실체는 쓰레기 더미, 도로변이나 티그리스 강에서 떠다니다 발견되는 시체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희생자들은 흔히 묶인 채 고문을 당하다 머리와 가슴에 총을 맞았다.

‘유엔이라크지원사업부’의 보고서를 보면, 미국의 후원을 받는 이라크 정부 부서인 내무부 소속 경찰이 여러 지역을 휩쓸고 다니며 [점령] 반대 세력을 납치·살해하고 있다.(유엔 보고서를 읽으려면 www.uniraq.org를 참조하시오.)

유엔 조사단은 한 사건을 조사한 뒤 이렇게 보고했다. “8월 25일 바드라[바그다드 동쪽의 소도시] 근처에서 발견된 36구의 시체는 눈이 가려진 채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이것은 고문과 즉결 처형이 있었다는 징표였다.”

“희생자 가족들은 희생자들이 8월 24일 바그다드의 알후리야 지구에서 내무부와 연관된 부대가 작전을 수행한 후 구금된 사람들이라고 인권위원회 사무실에 알렸다.”

이라크 내무부를 지휘하는 바얀 야브르는 점령 지지 세력인 ‘이라크이슬람혁명최고평의회’(Sciri)의 최고위급 인사다. ‘이라크이슬람혁명최고평의회’가 거느린 1만 명 규모의 민병대(바드르 여단)가 내무부를 장악하고 있다.

이번 주[10월 둘째 주 ― 옮긴이]에 미 국방부 장관 도널드 럼스펠드는 점령이 시작되고 2년 반이 지났지만 실전에 배치돼 미군의 도움 없이 싸울 수 있는 이라크 군대는 고작 1천여 명 수준이라는 사실을 시인했다.

이에 따라, 미군은 자신의 병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쿠르드나 시아파 민병대들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다.

점령에 반대하는 시아파 무슬림 역시 표적이 되고 있다. 이라크 내 동맹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미군은 강경파 성직자인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침묵시키려 노력해 왔다.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이끄는 마흐디 군의 고위급 간부들이 암살돼 왔고, 그러는 동안 점령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바드르 여단 사이의 충돌이 시아파 지역의 일상적 양상이 됐다.

지난 주[9월 마지막 주] 수요일 나자프에 있는 알사드르의 집 근처에서 터진 폭탄 때문에 알사드르의 경호원 6명이 죽었다.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밀 전쟁이 폭로되자, 바스라에서 체포됐다가 영국 군대가 ‘구출한’ 두 명의 SAS[영국군 특수부대 ― 옮긴이] 대원의 임무에 대해 새로운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선데이타임스〉는 그 둘은 “저항 세력이 이용하는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그들을 생포하거나 살해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중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폭로는 [이라크] 남부 지역에서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지지자들을 상대로 한 작전이 진행중이라는 9월 24일자 〈사회주의노동자〉(Socialist Worker) 신문의 보도 내용을 확인해 준다.

연립 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수니파 조직인 ‘이라크이슬람당’과 점령에 반대하는 ‘무슬림학자협회’ 역시 경찰이 종파간 갈등을 자극하기 위한 의도적 정책에 따라 수니파 무슬림을 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종파간 긴장을 조성하려는 이러한 시도들은 이라크 북부의 투르크멘족을 공격했을 때 만들어진 패턴을 따르고 있다.

미군은 지난달에 바드르 여단과 쿠르드족 페쉬메르가 민병대의 지원을 받으며 투르크멘족의 도시인 탈아파르를 공격했다. 20만 명이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한 공격이 기자들의 접근이 금지된 채 침묵의 장막 속에서 이루어졌다.

도시 안으로 간신히 잠입한 이라크 일간지 〈아자만〉의 한 기자는 지역 주민들이 민병대의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 신문사 기자인 25세의 살림 알야부리는 자기 집에 숨어 있다가 바드르 여단에 발각돼 살해당했다.

그의 가족은 그가 가슴과 목, 머리에 총을 맞은 채 침실에서 시체로 발견됐다고 주장한다.

탈아파르 내부로부터 전해진 소식들은 공격 이후 투르크멘족 출신 경찰관들이 ― 경찰서장을 포함해서 ― 모두 해고됐고, 바드르 여단 대원들로 교체됐다고 주장한다.

대개 수니파 무슬림들인 탈아파르의 투르크멘족은 2004년 4월에 일어난 반(反)점령 항쟁에 참가했고, 두 차례 미군의 대규모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달의 공격은 이라크 내의 상이한 종족·종교 집단으로 구성된 민병대가 이용된 첫번째 사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