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빈부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와중에 삼성전자는 대규모 특별 배당을 한다고 발표했다. 일반 배당에 특별 배당까지 합치면 삼성전자의 2020년 배당금 총액은 20조 3381억 원에 이른다. 2019년보다 무려 10조 7188억 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음식·숙박·관광·항공 등 서비스 산업은 큰 타격을 받았지만, 삼성전자 같은 가전·반도체 기업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2020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36조 원으로 2019년보다 약 30퍼센트 증가했다.

삼성 총수 일가는 삼성전자의 배당금으로만 1조 원 이상(이건희 7462억 원, 이재용 1258억 원, 홍라희 1620억 원)을 챙기게 됐다. 2019년(4900억 원)보다 갑절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물론 삼성전자가 배당을 대폭 늘린 것은 총수 일가의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총수 일가는 주식 상속세로만 5년간 11조 원 이상을 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삼성 총수 일가가 배당을 늘려 산업 호황의 열매를 따먹고 손쉽게 삼성그룹 지배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그 계열사 노동자들은 임금이 오르지 않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동종업계의 SK, LG 노동자들도 오르지 않은 임금에 항의하고 있다.

미술품 사회 환원?

한편, 삼성 총수 일가는 자신들이 소유한 고가 미술품 1만 3000여 점을 기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감정가 총액이 2조~3조 원이나 되는 미술품들을 기증해 이재용 석방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고 하는 듯하다. 정치권과 주류 언론 일각에서는 미술품으로 세금을 낼 수 있게 허용하자며 삼성 총수 일가를 거들고 있다.

그러나 고가 미술품은 부유층이 탈세와 비자금 세탁에 유용하게 사용해 온 품목이다.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이 차명계좌의 비자금으로 고가의 미술품들을 사들여 자금을 세탁했다고 폭로한 바 있고, 실제 2008년 삼성 특검은 에버랜드 물품창고를 압수수색해 미술품 수천 점을 찾아내기도 했다. CJ그룹 이재현도 비자금 6200억 원을 조성하고 그중 1000억 원을 고가 미술품 구입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한 사실이 검찰 조사 결과 확인되기도 했다.

노동자들을 쥐어짜 조성한 비자금 등으로 구입한 고가 미술품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꼴을 보고 있으면,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누가 번다는 속담이 절로 떠오른다.

이처럼 코로나19와 경제 위기 속에서도 일부 재벌 총수들은 더욱더 부를 쌓아 올리고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일자리가 100만 개가량 줄었다는 통계가 발표되기도 했다. 임시·일용직이 많은 소득 최하위층(1분위)은 지난해 4분기 근로소득 감소율이 13.2퍼센트나 돼 소득 분배 악화가 심상치 않음을 보여 줬다.

그러나 정부·여당과 보수 야당은 재난지원금 지급이나 공공부문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돈을 쓰는 데에는 매우 인색하다. 정부·여당은 자발적인 이익공유 등을 말하며 민심을 달래려 하지만, 기업주·부유층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거둘 생각은 없다.

한편, 이번 삼성전자의 대규모 특별배당은 정부가 추진해 온 재벌 개혁이 허울뿐이었다는 점도 보여 줬다. 문재인 정부가 재벌 개혁을 하겠다며 재벌의 소유구조 개편, 소액주주 권한 강화 등을 추진했지만, 여전히 재벌 총수들이 자신들의 지배력을 이용해 부를 쌓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역대 정부가 빠지지 않고 재벌 개혁을 추진했지만 언제나 용두사미로 끝나고 만 것도 마찬가지 이유 때문일 것이다.

위기의 시기에도 부를 독점하고 더욱더 부유해지는 재벌에 타격을 가하고 노동자·서민의 삶을 지키는 길은 노동자 투쟁을 발전시키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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